신현송 한은 총재가 날린 광폭 행보 예고장
2026.04.21 17:42
구조개혁·비은행 리스크 관리부터 CBDC까지
내달 첫 금통위 앞두고 금리정책엔 '신중론'4년 임기를 시작한 신현송 한국은행 신임 총재가 광폭 행보 예고장을 날렸다.
이창용 전 총재가 '싱크탱크'라는 방향성을 제시했다면 신 총재는 비은행까지 포괄하는 금융안정, 원화 국제화와 디지털 결제 혁신 등 통화정책에 머물지 않는 공격적인 역할 확대 의지를 밝혔다.
절간에 비유됐던 '한은사(寺)'로 회귀하지 않을 뿐 아니라, 한술 더 떠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과거 한은 총재들 역시 한은의 역할 확대, 정책 조언, 연구 강화 등 같은 문제의식을 제시했지만 외연 확장의 범위와 수단을 구체화한 것은 신 총재가 처음이다.
신 총재가 이례적으로 나선 것은 통화정책만으로는 물가·성장·금융불안이 뒤엉킨 복합 위기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취임사에서 "되돌아보면 중앙은행의 역사는 경제환경의 변화에 부응해 끊임없이 진화해 온 과정이었다"며 "오늘 우리가 마주한 도전 또한 실천을 통해 해답을 찾고 새로운 이론을 써 내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임 총재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구조개혁 과제를 한은이 더 이상 외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신 총재는 "여러 구조적 문제는 통화정책 운영의 여건을 이루는 핵심 변수"라고 평가하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구조가 달라지면서 경제현실과 경제주체들의 인식 사이에 괴리가 커질 경우 통화정책의 파급경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구조적 요인은 통화정책과 별개의 영역이 아니라 통화정책 운영의 중요한 일부"라고 짚었다.
금융안정 면에서도 다른 접근을 예고했다. 신 총재는 "은행과 비은행, 국내와 해외 부문 간 경계가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는 만큼 시장 가격지표의 움직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조기경보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비은행 부문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금융기관의 부외거래와 비전통 금융상품까지 분석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했다.
통화제도 측면에서는 원화 국제화와 디지털 전환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외환시장 24시간 개장과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구축으로 거래 인프라를 개선하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예금토큰 활용도를 높여 디지털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며 CBDC를 전면에 내세우는 태도를 보였다. 신 총재는 국제결제은행(BIS) 근무 시절부터 중앙은행 신뢰를 기반으로 한 토큰화 화폐의 필요성을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속도를 내는 금융위원회와는 시각차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향후 정책 조율 과정에서 마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신 총재는 다음 달 28일로 예정된 첫 금융통화위원회에 대한 별다른 힌트를 내놓지 않았다. 그는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충격으로 물가와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만큼, 신중하고 유연한 통화정책 운영을 통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도모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임기 시작과 동시에 중동발 에너지 충격에 따른 물가 불안, 성장 둔화, 환율 불안, 가계부채 부담이 한꺼번에 겹친 데다 한은도 지난해 7월 이후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오고 있어 금리 방향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의 핵심인 금리라는 단어는 취임사에서 끝내 등장하지 않았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가계부채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