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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집으로 읽는 한중일

2026.04.21 16:56

성정민 맥킨지글로벌연구소 파트너


"도쿄에 집을 샀나요?"

예전에 같이 일했던 중국 동료들을 만나면 종종 받는 질문이다. 최근 필자는 20년간의 중국 생활을 마치고 도쿄로 거주지를 옮겼다. 안부 인사로 부동산을 구매했는지 묻는 것은 집의 의미가 중국인에게 각별한 까닭이다.

중국에서 부동산은 성장의 욕망을 압축해 보여준다. 지난 20여 년 동안 도시 인구는 4억명 이상 늘었다. 주택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가전과 가구, 인테리어, 자동차 등의 소비도 연쇄적으로 뒤따랐다. 상하이와 선전은 단기간에 부동산 시장이 성장하면서 천지개벽을 겪은 대표적인 도시들이다.

중국의 주식 시장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60%가 넘어 변동성이 크다. 자본 유출입 통제로 해외 투자도 제한되어 있다. 이런 환경에서 부동산은 안정적인 자산 상승을 가져다준 합리적인 투자처였다.

그러나 부동산 불패 신화도 과거의 일이 되었다. 특히 2019년 이후 금융 긴축 정책 등으로 인해 자산 가격이 조정되면서 착공 물량은 10여 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주택 보급률은 90%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농촌 주택이 포함된 수치다. 도시 내 실수요와는 괴리가 있다는 말이다.

일본의 부동산에서는 질서와 조화가 읽힌다. 골목길을 걸으며 하는 집 구경은 작은 즐거움이다. 일본 주택은 저마다 개성이 있는 디자인으로 지어 시선을 붙든다. 일본은 대규모 단지보다 개인 단위 건축물이 더 많아 보인다. 일본인들은 조그마한 땅을 사서 원하는 집을 짓고 사는 꿈을 꾼다.

각기 다른 모습의 주택들이지만 도시와 조화를 이룬다. 고도 제한으로 주택의 높이가 균일하게 유지되고 도심 재개발도 조화로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진행된다. 도쿄역 앞 마루노우치 지역은 고층 오피스와 역사 건축물, 보행 친화적인 공간이 균형을 이루며 발전해온 대표적인 도심 재생 사례다.

일본에서 부동산 개발은 더디지만 치밀하다. 롯폰기 지역의 고층 건물인 아자부다이 힐스는 수많은 토지 소유주들과의 협상을 거치느라 완공에 3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도시 내 연결도 정교하다. 도쿄의 철도망은 하나의 노선 안에서도 보통, 급행, 특급 열차가 정차역을 달리하며 운행돼 연결의 효율을 극대화한다.

한국은 '이동과 집중'으로 설명된다. 더 나은 교육과 기회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주택 보급률을 100% 수준까지 끌어올리며 단기간에 도시화를 이뤄냈다. 아파트 중심 개발로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만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세라는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가 형성됐다. 매매가의 50~70%에 이르는 보증금 구조는 초기 자본이 부족한 가구에도 도심 진입의 길을 열어준 '주거 사다리' 역할을 했다.

그러나 특정 지역으로 부동산 수요가 집중되어 있다. 전체 가구 자산의 약 77%가 부동산에 묶여 있을 정도로 부동산에 진심이다. 기회를 놓칠세라 '영끌'과 같은 절박한 선택이 보이기도 한다.

세 나라의 부동산 시장을 보면 성장, 조화, 이동이라는 서로 다른 키워드가 읽힌다. 모두가 집을 필요로 하지만 집이 보여주는 사회의 모습은 다 다르다.

[성정민 맥킨지글로벌연구소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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