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화물노동자 참변’에 노동부 “노란봉투법 따른 교섭문제 아니다”
2026.04.21 10:52
화물차주 노동자성 두고 노동계와 입장 엇갈려
편의점 씨유(CU) 화물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다 20일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참변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른 원·하청 교섭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화물연대가 노조법상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화물연대가 노조법상 노조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이미 나온 상황이라, 화물차주의 노동자성 인정 여부를 두고 정부와 노동계 간 해석 차이가 지속되는 모양새다.
노동부는 20일 저녁 설명자료를 내어 “이번 사안은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에 기반한 ‘개정 노조법’ 2조에 따른 원·하청 교섭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라고 밝혔다. 화물연대가 노조법상 노조가 아닐 뿐더러 개정 노조법에 따라 교섭창구 단일화를 하고 노동위원회로부터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받는 절차를 밟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노란봉투법’과는 관계가 없다는 설명이다.
노동부는 “이번 사안은 소상공인과 개인사업자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위에 있는 분들이 단결해 대화를 요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지 못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며 “이로 인해 갈등이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되지 못하고 악화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계 부처와 함께 취약한 지위에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도 스스로의 권익 보장을 위해 이해관계자들과 대화·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통상 정부는 화물차주가 개인사업자에 해당한다며 화물연대를 ‘사업자단체’로 봐왔다. 하지만 지난해 화물연대가 사업자단체인 동시에 노조법상 노조에 해당하고, 이에 따라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의 파업은 정당한 쟁의행위라는 판결이 처음 나온 바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해 6월 화물노동자가 자신의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경제활동을 하는 측면에선 사업자로 볼 수 있지만, 동시에 운송사업자에 노무를 직접 제공하고 구체적인 지시를 받기 때문에 노조법 적용을 받는 노동자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특정 운송사업자에 대한 (화물노동자의) 전속성 및 소득 의존성은 낮을 수 있으나 노동시장 종속성이 높을 수 있다”며 “집단운송 거부행위가 노동조건의 유지·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헌법과 노조법에 따른 정당한 쟁의행위”라고 봤다.
공공운수노조는 21일 노동부의 이같은 입장 발표에 규탄 성명을 내고 “개정노조법 2조 시대 들어서도 여전히 좁디좁은 노동자성 시각을 고수하는 것”이라며 “이번 사안을 원·하청 교섭 문제에서 분리함으로써 원청의 책임을 희석시키는 효과를 낳는다”고 비판했다.
화물연대본부 씨유지회의 화물노동자는 다단계 하청구조 때문에 장시간 운송과 저운임에 시달려왔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원청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고 투쟁할 수밖에 없었단 설명이다.
공공운수노조는 특히 개정 노조법이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조로 보지 않도록 했던 조항을 삭제함으로써, 사용자가 특수고용노동자의 교섭요청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개정했는데도 노동부의 입장은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날 저녁 사고 현장인 경남 진주시 정촌면 비지에프(BGF)로지스 진주센터 앞 화물연대 조합원 집회 현장을 방문해 “노조(화물연대) 투쟁도 대화를 하자고 시작한 것인 만큼 해결도 대화로 하는 것이 유일하면서도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해서든 대화의 테이블에 노사가 빠르게 앉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보겠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이 자리에서 △사망 조합원의 명예회복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비지에프(BGF) 원청의 화물연대 요구안 전면 수용 △화물연대 조합원에 대한 손해배상 즉각 철회 및 민형사상 책임 면책을 요구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노란봉투법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