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파면된 노조 간부 징계 취소…승진도 시킨 서울교통공사
2026.04.21 05:01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서울교통공사 본사. /조선일보 DB
최근 이에 대한 감사를 벌인 서울시 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는 “인사·징계 행정을 스스로 훼손한 조치”라며 이 결정에 관여한 인사권자 4명에 대한 징계를 권고하고, 공사에는 ‘기관 경고’ 조치를 지난 17일 내렸다. 이 위원회는 서울시장 직속 행정기관으로, 서울시와 산하 기관의 감사를 맡는다. 위원회는 조만간 이 결과를 공표할 예정이다. 법적 의무는 없지만 시장 직속 기관인만큼 대부분 위원회의 권고를 따른다.
본지가 입수한 서울시 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의 서울교통공사에 대한 감사 결과서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023년 시작됐다. 당시 서울시는 노조 간부들이 타임오프제(노사 교섭 활동 등을 유급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는 제도)를 악용한다는 제보를 받고 감사를 실시해 노조 관계자들의 무단결근을 대거 적발했다. 노조 관계자들은 노조 활동을 한다고 말한 후 근무 시간에 술집이나 당구장을 드나든 것으로 조사됐다. 한 사람이 최대 227일 무단결근하고, 대의원 대회 참석을 빌미로 근무 처리를 한 후 강원도 양양에서 서핑하다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당시 노조 측은 “음주와 당구 치는 것도 조합 활동의 일환”이라고 항변했지만, 서울교통공사는 2024년 3월 30여 명을 파면·해임하고 18명은 가담 정도를 감안해 견책 조치했다.
그러나 파면·해임된 노조 관계자들은 해고는 과하다며 지방노동위원회에 이를 취소해달라는 구제 신청을 넣었다. 2024년 8월 지방노동위는 “무단결근이 인정되고 비위 행위가 중하다”면서도 “사측의 복무 관리가 부실했고 잘못된 관행에 대한 개선 기회를 줘야 한다”며 복직 판단을 내렸다. 서울교통공사는 이에 불복해 재심 기관인 중앙노동위원회를 거쳐 현재 행정 소송을 진행 중이다.
문제는 지방노동위의 ‘복직 결정’ 후 공사가 복직 조치를 내리며, 징계 기록을 완전히 삭제하는 ‘징계 처분 취소’까지 했다는 것이다. 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는 “징계 처분 취소 행위는 지방노동위 주문(主文) 내용에 포함돼 있지 않은 별도의 인사권 행위”라며 “그럼에도 공사는 심의·의결 절차 없이 이를 시행해 인사와 징계 제도의 객관성을 훼손했다”고 했다.
파면·해임자의 징계 기록 자체가 삭제된 결과 당시 파면 징계를 받은 이들은 승진하고, 경징계를 받은 이들은 승진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서울교통공사는 2024년 10월 파면돼 복직한 이들 중 근속 승진 대상이 된 7명을 징계 처분을 취소했다는 이유로 그대로 승진시켰다. 반면 경징계를 받은 이들은 승진에서 제외했다. 공사 내부 관계자는 “당시 행정 소송을 한다면서도 파면된 이들을 복직 후 승진까지 시켜 뒷말이 많았다”며 “인사처가 대안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위원회도 “소송을 통해 징계의 적법성을 다투는 경우 해당 처분의 존속을 전제로 법적 판단을 구해야 한다”며 “공사는 별도 대안 검토 없이 직권취소를 선택해 소송의 목적을 스스로 소멸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 측은 “지방노동위 판단에 따라 복직을 시키기 위해 징계 처분 취소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위원회 역시 감사 과정에서 서울교통공사와 비슷한 사례였던 A사 등이 복직 처분을 내리고 중징계 처분은 유지한 것으로 파악했다. 위원회는 감사 결과서에서 “서울교통공사는 징계 취소 처분을 재검토하고, 이를 전제로 한 승진은 원상회복 등 조치를 시행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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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사 기자 asa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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