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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외무부, 군부에 ‘혼쭐’ 난 장관 글 뒤늦게 해명… “이미 합의된 사안”

2026.04.21 09:27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 /연합뉴스

이란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지난 17일 ‘남은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개방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자, 이란 군부는 하루 만에 “해협에 대한 어떠한 접근 시도도 적에 대한 협력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정반대 입장을 내놨다. 이에 외무부는 사흘 뒤 “원칙적으로 외무부는 상위 기관들과의 조율 없이 어떤 조치도 하지 않는다”며 뒤늦게 이를 적극 해명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종적인 결정, 특히 이 정도로 중요한 사안의 경우에는 반드시 국가의 권한 있는 기관들과의 조율 아래 이뤄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 글은 결코 새로운 합의를 담은 것이 아니었다”며 “단지 이전 합의의 이행을 알린 것뿐”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 이전 합의는 레바논 휴전 위반과 미국 측의 약속 미이행 때문에 완전히 실행되지 못하고 있었다”며 “따라서 이 트윗은 단지 이란이 앞서 약속했던 대로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한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문구 역시 처음부터 명확했다”며 “자세히 보면, 레바논에서 선언된 휴전을 언급하면서 필요한 조율이 이뤄지는 틀 안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상선들에게 개방될 것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조치는 곧바로 미국의 매우 부적절한 반응에 직면했고, 결과적으로 이 과정을 방해하게 됐다”고 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 같은 해명을 자신의 텔레그램에 그대로 공유했다.

앞서 아라그치 장관은 지난 17일 자신의 X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일시적으로 개방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당시 그는 “레바논 휴전 협정에 따라 남은 휴전 기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의 항행이 전면적으로 허용된다”고 했다. ‘사전 조정 항로’라는 제한 조건이 붙긴 했지만, 이 발표 직후 국제유가가 급락하는 등 시장에 큰 파장이 일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땡큐’라며 환영 입장을 냈다. 트럼프는 아라그치의 글이 올라온 지 약 20분 뒤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방금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개방돼 통행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고맙다”고 했다.

하지만 불과 하루 뒤 이란 군부는 정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어떤 접근 시도도 적에 대한 협력으로 간주할 것이며, 해당 선박은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강경 보수파와 군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매체들은 아라그치 장관에게 일제히 날을 세웠다. 아라그치의 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호르무즈 해협 관련 여론을 주도할 기회를 줬다는 이유에서다. “외무장관의 예상치 못한 게시글과 뒤이은 트럼프의 초조한 허세가 동시에 터져 나오며 이란 사회는 혼란의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외무장관의 글 이후 전쟁 승리를 선언하고 과시하려는 트럼프와 언론 간 접촉이 급격히 늘어났다” “추가 설명이 빠진 외무장관의 글은 트럼프에게 ‘승리자’로 자처하며 승전고를 울릴 수 있는 최적의 기회를 제공하고 말았다” 등의 비판이 나왔다.

이에 일각에선 이란 지도부에서 분열이 벌어지고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란 정권 내부의 광범위한 분열을 반영한다”며 “이란 내 서로 다른 파벌이 협상안에 대해 입장이 매우 상이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이번 사례를 포함해 지속해서 정부와 군부의 상반된 입장이 나오는 것을 두고, 내부적으로 심각한 권력 다툼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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