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탓 '불안감'…개미들 '대거 매도'
2026.04.21 07:18
미국 국채 등 미 채권을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팔아치우고 있다.
이는 대표 안전자산으로 꼽히지만, 중동 사태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져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이달 1~17일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채권을 약 4억8천682만달러 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한국예탁결제원이 집계했다.
지난달 순매도 금액(1억6천627만달러)의 약 3배에 달한다.
국내 투자자 미국 채권 투자는 지난해 12월부터 매수가 매도보다 많았는데 지난달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미국 채권 보관금액도 줄어들고 있다. 이달 들어 16일까지 보관금액은 158억6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1월 194억1천만달러, 2월 186억9천만달러, 3월 170억3천만달러 등 꾸준히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동 분쟁에 국제유가가 요동치고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커져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상황이다. 이에 채권 매력도가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쟁 비용 지출로 인한 재정 부담이 커지고 미국 국채 수급 우려가 부각되어 시장 경계심도 높다.
종전을 하게 된다면 채권 등 안전자산보다는 위험자산으로 투심이 쏠릴 수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전쟁 위험 완화는 안전자산보다 위험선호를 자극할 수 있어 2월 말 기록했던 미 국채 10년 3.9%대 되돌림이 쉽지 않다"고 봤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 국채 10년물은 4.244%에 마감했다.
박준우·허성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경제지표와 주가의 가파른 회복 등에 비춰보면 경기 둔화에 따른 금리 하락 가속화보다 양호한 성장 전망으로 금리가 반등할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유가 상승세가 진정된 것은 긍정적인 재료다.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종전 기대감이 커지면서 현재는 80달러대 수준을 오가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 기대감에 금리가 내려갈 수 있다.
윤여삼 연구원은 "전쟁의 거품이 걷히면 하반기 미국 금리인하 기대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4%(미국채 10년물 금리) 하단 테스트를 다시 진행할 수 있다는 전망은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하나증권은 전날 미 국채에 대해 투자의견 '축소'로 유지하고 한국은 선제적 인상 우려가 완화된 점을 고려해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상향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는 지난 15일 인사청문회에서 성장보다는 물가 리스크가 더 크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중동 지역의 충격이 일시적이라면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필요가 없고 여전히 수요 측 인플레이션 압력은 제한적이라고 언급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 후보자 청문회에 대해 "아주 매파적이지도 않았지만 시장의 인상 우려를 진정시키기에도 부족했다"며 "종전 및 국제유가 수준 등 복잡한 조건부이긴 하나, 인상을 열어놓고 대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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