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믹 식초 한 스푼 먹은 60대男...명치 아프고 호흡곤란, 응급실행
2026.04.20 18:02
한국에서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22가지가 지정돼 있다. 그 가운데는 발사믹 식초의 갈색 변질과 미생물 번식을 막기 위해 넣는 아황산염도 포함돼 있다.
평소 건강하던 60대 남성이 특정 브랜드의 발사믹 식초를 먹은 직후, 명치가 타들어가는 듯 아프고 얼굴 붉어짐(안면홍조), 식은땀, 온몸 열감 등 자율신경계 이상반응을 보인 사례가 보고됐다.
미국 버지니아대·링컨메모리얼대 연구팀은 최근 발사믹 식초 섭취 후 급성 과민 반응을 일으킨 68세 남성의 사례를 분석해 학계에 보고했다. 이 남성은 특별한 기저질환(지병)이나 알레르기를 앓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식사 중 발사믹 식초 약 1큰술(15mL)을 먹은 뒤 몇 분 만에 명치 등 윗배(상복부)의 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얼굴이 붉어지고 식은땀을 흘리고 온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워졌다.
이 환자는 병원에서 전신 열감을 견디지 못해 옷을 벗어야 할 정도로 극심한 자율신경계 고통을 호소했다. 조사 결과 이 환자는 과거 아황산염의 함유 표기가 없는 발사믹 식초를 제한없이 섭취해 왔지만, 이번에는 아황산염이 들어있다고 명확히 표기된 제품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환자는 다행히 별도의 의료 조치 없이 약 1시간 만에 증상이 자연적으로 없어졌다.
연구팀은 이번 사례가 일반적인 알레르기 반응에서 나타나는 두드러기나 호흡 곤란 대신, 소화기 및 자율신경계 증상이 나타난 점에 주목했다. 아황산염이 산성 환경에서 이산화황을 생성하거나 자율신경 조절 장애를 일으키는 비알레르기성 메커니즘에 의해 이런 증상을 일으킨 것으로 분석했다.
이 사례 연구 결과(Acute Sulfite-Induced Hypersensitivity Reaction Following Balsamic Vinegar Consumption: A Case Report)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서울대병원 약물안전센터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아황산염에 의한 과민반응은 두드러기보다는 천식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다. 전체 천식 환자의 3.9%가 아황산염에 과민반응을 일으키지만, 중증 천식 환자일수록 과민반응 확률이 더 높아진다.
이 환자의 사례는 아황산염이 천식과 같은 호흡기 관련 기저질환(지병)이 없는 일반인에게도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일부 발사믹 식초 속 아황산염이 일으킬 수 있는 과민 반응은 공황장애, 심장병, 위염 등으로 오인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환자는 불필요한 검사를 받을 확률이 높으니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외식이나 가공식품 섭취 후 갑자기 신체에 변화가 생기면, 반드시 식품 라벨의 보존제 포함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모든 발사믹 식초에 아황산류인 아황산염이 들어가지는 않지만, 들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황산염은 식품의 갈변과 미생물 번식을 막는 항산화제, 항균 보존제다. 갈변은 깎아 둔 사과가 갈색으로 변하는 것처럼, 식재료가 공기와 만나 녹슬듯 색깔이 변하는 현상이다. 아황산염은 일부 와인, 말린 과일, 절인 식품, 소스, 식초 등에도 쓰인다.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지정한 알레르기 유발 물질 22가지에는 난류(가금류 알), 우유, 메밀, 땅콩, 대두, 밀, 고등어, 게, 새우, 돼지고기, 복숭아, 토마토, 아황산류(이산화황 잔류량 10mg/kg 이상 함유 시), 호두, 닭고기, 쇠고기, 오징어, 조개류(굴 포함), 조개류(전복 포함), 조개류(홍합 포함), 잣, 이들 식품에서 추출 등 방법으로 얻은 성분을 원재료로 사용한 식품 등이 포함된다. 이들 물질이 들어간 제품의 포장지에는 반드시 별도의 바탕색으로 강조해 이 물질의 함유 사실을 표시해야 한다.
발사믹 식초는 이탈리아의 전통 식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발사믹 식초 속 아황산염 포함 여부는 제품 뒷면의 식품 등의 표시사항 내 원재료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발사믹 식초는 대개 포도 농축액과 와인 식초를 섞어 만든다. 제조 과정에서 포도의 산화를 막기 위해 와인 식초에 무수아황산이나 메타중아황산칼륨 등 산화방지제를 넣는 경우가 많다.
통상적인 보급형 수입 발사믹 식초(I.G.P. 등급 등)에는 보존과 산화 방지를 위해 아황산염이 포함돼 있다. 특히 데 니그리스, 폰티, 모니니 등 대형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중적·경제적인 제품에는 산화방지제가 들어 있다. 색을 진하게 내려고 카라멜 색소를 넣은 제품에도 아황산염이 함께 들어갔을 수 있다. 소비자는 원재료명에 '산화방지제(무수아황산)'나 '이산화황'이라는 문구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반면 아황산염을 넣지 않은 무첨가 제품도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다. 오아시스마켓, 마켓컬리, 한살림 등에서 파는 유기농 인증 발사믹 식초에는 화학 첨가물이나 산화방지제가 들어가지 않은 경우가 많다. 첨가물 없이 포도 원액만 장기간 숙성시킨 값비싼 전통 방식의 제품(D.O.P. 등급)이나 국내 농가에서 직접 담근 복분자, 감, 제주 귤 발사믹 식초 등에는 보존제가 들어 있지 않다. 보통 이런 제품의 라벨 전면에는 '산화방지제 무첨가'(No Added Sulfites)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아황산염 과민 반응이 일반 알레르기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A1. 일반적인 알레르기는 두드러기나 호흡 곤란 증상이 주로 나타나지만, 아황산염 과민 반응은 이번 사례처럼 명치 통증, 안면홍조, 과도한 식은땀 등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공황장애, 심장병, 위염 등으로 오해하기 쉬우니 주의해야 합니다.
Q2. 마트에서 아황산염이 없는 발사믹 식초를 어떻게 고를 수 있나요?
A2. 제품 뒷면의 원재료명 표시란을 확인해 산화방지제(무수아황산)나 이산화황이라는 글자가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제품 전면에 '산화방지제 무첨가' 또는 'No Added Sulfites'라고 적힌 유기농 제품이나 전통 숙성 방식의 D.O.P. 등급 제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Q3. 아황산염은 어떤 식품에 주로 들어있나요?
A3. 아황산염은 갈변을 막고 보존 기간을 늘려주기 때문에 발사믹 식초 외에 와인, 말린 망고나 살구 같은 건과일, 절임 식품, 각종 소스류 등에도 쓰일 수 있습니다. 식약처가 지정한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니 농도가 기준치(10ppm) 이상일 경우 반드시 포장지에 강조 표시돼 있습니다. 음식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유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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