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AI수석 "AI학습 뉴스 활용한 수익으로 기금 만들면 어떨까?"
2026.04.21 06:05
AI시대 허위조작정보 “AI기본법에선 워터마크 표기”…“AI 악용 허위조작정보는 가중처벌해야”
지난해 지상파 3사(KBS·MBC·SBS)는 네이버가 AI '하이퍼클로바', '하이퍼클로바X' 학습에 방송사 기사를 무단으로 활용했다며 저작권 침해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손해배상과 학습금지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상파 3사는 지난 2월 오픈AI에도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다. 한국방송협회가 이미 2023년 12월 네이버와 카카오, 구글코리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국내외 기업들에 방송사 콘텐츠를 AI 학습에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고 별도 협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보냈지만 현재로선 기업간 법적 다툼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AI가 양질의 데이터인 뉴스 콘텐츠를 학습하는 일이 물리적으로 가능해졌기 때문에 범정부 차원의 중재와 법·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가 '소버린 AI' 개발에 힘을 싣고 있어 정부와 언론사 간의 협상 필요성도 제기된다. 소버린 AI란 국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AI를 개발·운영하는 전략이다. 글로벌 AI 3대 강국(G3) 도약을 목표로 내건 한국 정부는 언론사와 저작권 관련 협의를 어떻게 해나갈까. 과학의 날(4월21일)을 앞두고 미디어오늘 등 12개 청와대 출입 매체가 지난 8일 하정우 초대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을 청와대 인근에서 만났다. 이번 기사는 미디어오늘 질문에 대한 내용만으로 일문일답을 재구성했다.
AI학습과 뉴스 저작권, 선불보단 이익공유 방식?
-정부가 소버린AI를 개발하려면 언론사와 기사 저작권 문제를 두고 협의가 필요하다. 특히 KBS 등 공영언론에서 먼저 데이터를 제공하도록 하자는 주장도 나오지만 언론계에선 비판적인 시각이 더 큰 분위기다. "기본적으로 '윈윈(win-win)'이어야 한다. 우리 소버린AI의 역량을 키우는데 언론사들이 보유한 데이터가 중요하고, 반대로 우리 AI능력이 뛰어나야 언론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짧은 시간에 많이 만들 수 있다. 어떻게 '윈윈'하게 할 것인지가 중요한데 지금까지 논의는 '우리 언론사에 있는 데이터가 이만큼이고 일단 이 가격은 받아야 할 것 같다'고 하고, AI기업 쪽에서는 '물론 가치는 인정하는데 그 가격이 맞느냐'라며 대치하고 있다. 저작권 데이터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를 만들면 되는데 이는 'AI 액션플랜'에 들어가 있다."
관련해 2025년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훈기·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동주최한 세미나에서 AI기업이 KBS·MBC·SBS 지상파 3사의 뉴스 데이터를 학습할 경우 부담해야 할 비용은 연간 877억6000만원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AI 액션플랜'이란 지난해 9월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AI전략위)가 출범하면서 내놓은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청사진을 말한다.
-구체적인 보상 방식은?
"예를 들어 인터넷 블로그 등은 저작권이 명확하지 않다. 일단 학습에는 활용하도록 해야 AI가 발전한다. 실제 서비스가 시행되면 수익이 나겠지만 학습만으로 끝나면 개인 블로거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 이런 내용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얘기했고 AI 액션플랜에 있다. 저작권료를 선불로 지불하면 양쪽 다 만족하기 쉽지 않을 테니 '러닝 개런티'(성과에 따라 추가 지급 방식)도 하나의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매출이 나오면 그 매출이나 이익의 일정 비율을 기금을 만들어 언론에 지원하는 형태일 수도 있고 정부가 매칭할 수도 있다. 아무것도 정해진 건 없다."
-정부가 언론계와 직접 논의에 나섰나?
"건설적인 대안 마련이 중요하다. 국가AI전략위나 부처들이 언론사와 만나서 얘기할 필요가 있고 실제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범정부 협력 소통 창구가 있고 언론계 포함 민간협의체도 있다. 결국 저널리즘이 나아가면 창작의 영역으로 가고, 언론보도가 문화 강국으로 갈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될 거라 AI액션플랜 큰 카테고리에 굳이 문화강국을 넣어놨다. 실제 국내 콘텐츠 데이터에 대해 많이 크롤링해가는데 그런 현실도 고려해서 '윈윈'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 이해관계자인 AI 기업과 언론, 이 두 그룹의 공감대가 없는 전략을 발표할 수 없었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하는데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전략을 내봐야 현장의 혼선만 일으키고 정부도 혼나는 'lose-lose-lose' 게임이 된다. 공감대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해 정책이나 사업을 만들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가격을 매기는 방법도 있지만 이익공유를 기금 형태로 해서 언론 생태계 성장과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아이디어를 내본 것이다. 이런 아이디어가 더 나와야 하고 그 과정에서 양 진영 모두 '이 정도면 받을 수 있다'는 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의견을 많이 주셔야 한다."
허위조작정보와 AI, 악용시 가중처벌 논의해야
-이재명 대통령도 단호하게 경고한 사안인데 AI부작용 중에 허위조작정보를 쉽게 만들고 여론조작을 넘어 범죄에 쓰이는 경우도 많다. AI 만의 문제는 아니고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벌어지는 문제지만 국민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어떤 대응을 구상하고 있나? "AI기본법에 대해 90%의 진흥과 10%의 규제 요소, 규제라기보단 '안전장치'라고 설명드린다. 10%의 안전장치는 워터마크를 넣으라는 것인데, 최소한의 안전장치 없이는 혁신하기 전에 사고칠 것 같다. 가짜뉴스는 이미 처벌법이 있다. 과거에는 직접 (허위조작정보를) 만들 재주가 있는 사람만 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아무나 짧은 시간에 저비용으로 할 수 있다. 아직 정해진 건 아니지만 'AI를 활용했을 때는 가중처벌을 하자'는 것도 아이디어가 될 수 있겠다. 질문하신 AI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에 대해 (AI전략위) 사회분과와 방미통위(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서 혁신을 가로 막지 않는 수준에서 논의하고 있는데 난이도가 있는 일이다."
AI수석실에서 다룰 인구정책은?
-최근 AI미래기획수석실 산하 인구정책비서관이 2월에 임명됐다. 인구정책비서관과 저출생대응기획담당관은 어떤 배경에서 수석실에 배치됐는지 궁금하다. "우린 AI '미래기획' 수석실이다. AI, 에너지, 과학기술은 기술적 측면의 미래 이슈인데 결국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구다. 당분간 인구가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보면 인구 구조 변화를 어떻게 기회로 만들 것인지 함께 살펴보자는 의미다. 더 디테일로 가면 고령화 시대에 연세 드신 분들을 케어하는 것도 AI가 도울 수 있고, 반대로 이분들이 경험이 많으니 AI라는 도구를 드렸을 때 그분들의 경험을 일상이나 산업·경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저출생 원인을 보면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는 등 여러 문제가 있는데 인공지능을 통해 기회를 잡자는 부분도 포함된다. 인구문제들을 기술 관점에서 해결책을 만들고 문제를 완화시키는 방법을 만들자는 의미에서 우리 수석실 산하에 들어와있다."
하 수석 인터뷰는 미디어오늘과 뉴스웍스·뉴스핌·더팩트·데일리한국·메트로경제·시사위크·신아일보·연합인포맥스·이투데이·미디어펜·SBS비즈(가나다 순) 등 12개 매체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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