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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 현직 유일 3연임 JB금융 김기홍의 경우

2026.04.21 06:00

대통령실도 금융당국도 3연임엔 매우 부정적
'만년 꼴찌' JB금융 1등 금융사 탈바꿈 '성과'
JB금융 호실적 근원은 틈새시장 고금리 영업
편법적 3연임…이너서클·참호 구축에 비판도
4연임보다 시급한 건 후계자 육성과 승계작업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겨냥해 '부패한 이너서클', "회장 했다가 은행장 했다가 10년, 20년씩 해먹는다"고 직격했습니다. 그 뒤 금융위원회는 '지배구조 선진화 TF'를 출범시키며 올 3월까지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세부 내용과 발표 시기는 아직도 미정입니다. 다만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 등에서 '4월 중 결론, 10월 시행 목표'를 언급했습니다.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가 4월 이후로 미뤄진 데는 대통령실의 개입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금융위가 마련한 방안에 대해 발표 직전 대통령실이 이견을 보였고, 현재 대통령실에서 다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당초 안보다 더 센 방안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대통령실은 물론 금융당국도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이라고 합니다. 실행 여부를 떠나 3연임 시 출석주주 75% 이상 찬성처럼 더 높은 문턱을 두거나, 아예 3연임 자체를 금지하는 방안까지 거론되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된 데는 3연임을 한 뒤 퇴임 후에도 복수의 사무실을 두고, 은행장 인사까지 개입하는 등 '상왕 노릇'을 하는 사례까지 있을 정도로 장기 집권에 따른 폐단이 많기 때문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3연임을 못 하게 하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어긋나고, 윤호영 카카오뱅크 행장처럼 5연임까지 하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어 고민이 많다고 합니다.

3연임에 대한 대단히 부정적인 기류와는 별개로 이찬진 금감원장은 다수의 금융지주에서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사외이사 추천 같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데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이 역시 외국인 주주가 많은 현실을 감안하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또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의 의결권 행사와 주주권 행사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전문기구인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이른바 수책위를 정부 뜻대로 움직이게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고민이 많습니다.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 왜 갑자기 미뤄졌나
결론적으로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세부안은 여전히 유동적이지만 대통령실과 금융당국 등 이재명 정부가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이상 장기 집권에 매우 부정적인 것은 분명합니다. 이런 현실에서 현재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3연임 중인 김기홍 JB금융 회장의 공과(功過)를 분석해 보는 것은 의미가 없지 않습니다.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3연임에 성공해 2028년 3월까지 임기를 보장받은 JB금융 김기홍 체제는 대한민국 금융권이 지금 가장 예민하게 던지는 질문, 즉 "실적이 좋으면 장기 재임도 정당화될 수 있는가, 아니면 실적이 좋을수록 견제와 연임은 더 엄격해야 하는가, 연임 과정이 '참호 구축'이나 편법 없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는가, 3연임을 하면 그야말로 당국이 우려하는 대로 '제왕'처럼 되는가"를 제대로 점검할 수 있는 사례입니다.

JB금융 김기홍 회장의 공(功)은 분명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JB금융의 체질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지방금융 중 '만년 꼴찌'를 1등 금융사로 만들었습니다. 그의 취임 직전인 2018년 말 JB금융의 CIR(영업이익경비율)은 52.3%, ROE(자기자본이익률)는 9.1%, ROA(총자산이익률)는 0.68%, CET1(보통주자본비율)은 9.0%였습니다. 그러나 2024년에는 CIR 37.5%, ROE 13.0%, ROA 1.06%, CET1 12.21%로 개선됐고, 2025년에도 당기순이익 7104억원, ROE 12.4%, ROA 1.04%, CET1 12.58%를 기록했습니다. 한때 지방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왜소하고 비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던 JB금융을 수익성과 자본효율 면에서 지방금융 1등으로 끌어올린 것은 김 회장의 큰 공로입니다.

주가와 시가총액도 그의 성과를 잘 말해줍니다. 김 회장 취임일인 2019년 3월 29일 종가와 2026년 4월 16일 종가를 단순 비교하면, JB금융 주가는 5570원에서 3만1050원으로 457.5%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4만1700원에서 16만2300원으로 289.2%, 신한금융은 4만2000원에서 9만9900원으로 137.9%, 하나금융은 3만6400원에서 12만2500원으로 236.5% 상승했습니다. 4월 16일 기준 시가총액은 JB금융이 5조8453억원으로 BNK금융 5조9428억원을 턱밑까지 추격했고, iM금융 3조53억원을 크게 앞질렀습니다. 물론 KB금융 60조5136억원, 신한금융 47조4180억원, 하나금융 34조949억원과는 아직 체급 차이가 큽니다. 그러나 지방금융지주 가운데 꼴찌권이던 JB금융을 지방금융 최상위권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은 주가와 시총만 놓고 봐도 분명합니다.

김기홍 사례로 본 3연임 장기집권의 功過
주주환원에서도 김 회장은 눈에 띄는 성과를 냈습니다. JB금융의 주당배당금은 2018년 180원에서 2024년 995원, 2025년 1140원으로 늘었고, 2025년 총주주환원율은 45%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이 장면은 다른 숫자와 부딪힙니다. 2025년 보수 기준으로 김기홍 회장은 37억8200만원을 받았는데, 이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22억200만원, 양종희 KB금융 회장 18억9000만원,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12억9700만원,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11억9300만원을 모두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실적이 좋으니 보상도 크다는 논리는 가능하지만 지방금융지주 회장이 4대 금융 회장들보다 훨씬 많은 보수를 가져가는 모습은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상생과 포용'이라는 측면에서도 어긋납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3연임을 하고 내부 견제가 없다 보니 '제왕적 보상'을 챙긴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김기홍 체제의 더 큰 논란은 그의 보수가 아닙니다. JB금융이 김기홍 회장 보수의 출발점이 된 이익을 어떻게 벌었느냐입니다. JB금융의 NIM(순이자마진)은 그룹 기준으로 2025년 3.11%로 여전히 3%대를 유지했고, 회사 자료에 따르면 그룹 전체 대출자산에서 금리가 매우 높은 외국인대출·중금리대출·자동차금융 등 핵심사업 비중은 2019년 10% 초반대에서 2024년 30% 후반대로 커졌습니다. 전북은행의 외국인 대상 'JB 브라보 코리아 론' 금리는 2025년 4월 기준 연 10.15~17.90%입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고리대금업을 한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또 고금리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JB우리캐피탈은 2025년 순이익 2815억원을 기록해 전북은행 2287억원과 광주은행 2726억원을 처음으로 앞지르는 저력을 보였지만 이 역시 JB금융의 핵심사업이 고금리 영업임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외국인대출 자동차금융 등 모두 高利영업
김기홍 체제의 JB금융 고리 영업은 '지방 소멸'이 급격하게 진행되는 현실에서 날이 갈수록 영업환경이 악화되는 지방금융지주가 서울과 수도권을 장악한 대형 금융지주사들과 정면승부를 할 수 없기에 틈새를 파고드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증권·보험·글로벌 시장 공략 같은 '정공법'보다 캐피탈, 외국인대출, 중·고금리 시장을 앞세운 고마진 영업이 김기홍 회장이 이룬 성과의 핵심이었다면 그것은 '혁신이면서 동시에 고리 장사'라는 비판도 감수해야 합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줄곧 '피도 눈물도 없다'며 금융권 고금리 장사를 비판해 온 점에 비춰서도 부담이 큽니다.

이런 고리대 전략의 그늘은 건전성 지표에서 드러납니다. JB금융이 공시한 2025년 말 기준 NPL(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3%, 연체율은 1.38%, NPL 커버리지 비율(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04.6%였습니다. 불과 1년 전보다 부실여신 지표가 크게 악화됐고, 손실흡수 여력은 약해졌습니다. 특히 NPL 커버리지 비율은 2023년 말 143.4%, 2024년 말 139.7%에서 2025년 말 104.6%로 떨어졌는데 이는 부실채권에 대비해 적립한 대손충당금이 부실 규모를 간신히 넘는 수준임을 의미합니다.

JB금융은 지배구조 문제로 넘어가면 시장과 업계의 평가는 더 냉정해집니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은 2025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확정됐고, 임기는 2028년 3월까지입니다. 이 과정에서 정관 변경 및 지배구조 독립성 문제가 논란이 됐습니다. 기존 규정은 재임 중 연령을 만 70세로 제한해 김 회장이 3연임을 하더라도 임기 완주가 불가능했습니다. 그런데 JB금융 이사회는 이를 '선임 시' 연령 기준으로 변경해 김 회장에게 9년 장기 집권의 길을 열어줬습니다. 사외이사들은 '거수기'에 불과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당시 금융감독원의 태도였습니다. 평소 다른 금융지주 회장들의 3연임에는 그렇게 부정적이던 이복현 전 금감원장은 JB금융 김기홍 회장의 3연임에 대해서는 이상하게도 관대했습니다. 전임 윤석열 정부의 내란 사태를 극복하고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참호 구축'과 '부패한 이너서클'을 비판하는 것도 JB금융 사례를 보면 이해가 됩니다.

JB금융 지배구조에 시장이 냉정한 이유
JB금융의 참호 구축은 현재도 진행형입니다. JB금융 이사회에는 김용환 전 농협금융 회장, 이동철 전 KB금융 부회장 등이 사외이사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잘 알려진 대로 김용환 이사는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의 김기홍 회장과 1990년대 중반 금융감독위원회 시절 감독당국에서 함께 근무한 오랜 선후배 사이입니다. 그는 금융위 상임위원,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을 역임한 '모피아' 출신으로 차기 JB금융 이사회 의장 후보로 거론될 정도입니다.

김기홍 회장과 이동철 사외이사의 인연도 유별납니다. 김기홍 회장은 2007~2008년 KB금융지주 설립 기획단장을 맡았으며, 당시 이동철 이사는 실무진으로 함께 근무했습니다. 김기홍 회장은 2000년대 중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의 인연으로, 역시 이 전 부총리와 인연이 깊은 강정원 당시 국민은행장에 의해 발탁돼 국민은행과 KB금융에서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동철 사외이사는 당시 김기홍 회장이 가장 믿고 일을 맡겼던 사람이고, 김 회장은 침이 마르도록 이동철 사외이사를 칭찬하곤 했는데 두 사람이 다시 JB금융에서 인연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이동철 사외이사는 KB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현 양종희 회장과 경합했던 거물입니다. 따라서 김기홍 회장 후임으로 JB금융 회장을 맡아도 부족할 게 없지만 반대로 '독립이사제' 취지에 비춰보면 문제가 많습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비판하는 '자기 사람들로 이사회를 채우고 장기 집권을 굳히는 구조'로 보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JB금융 김기홍 체제의 가장 큰 문제는 3연임 그 자체보다 그의 장기 재임을 견제해야 할 이사회의 독립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김기홍 없어도 굴러가는 JB금융' 만들기
우여곡절 끝에 3연임에 성공했고, '오너급 회장'이라고 비판받으면서도 만년 꼴찌 JB금융을 1등 회사로 만들었지만 이제 김기홍 회장의 남은 임기는 채 2년이 되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4연임까지 생각할지 모르고, 하나금융 김정태 전 회장처럼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이재명 정부가 건재하는 한 더 이상의 임기 연장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후계 구도와 후계자 육성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시장에서는 JB우리캐피탈에서 큰 성과를 낸 박춘원 대표를 일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북은행장으로 올린 인사, 그리고 백종일 전 전북은행장을 지주 부회장으로 세웠던 시도를 두고 김기홍 체제의 후계 구도 탐색으로 읽습니다.

실제 박 행장은 비은행 부문의 실적을 끌어올린 인물이고, 백 전 부회장도 전북은행장과 해외 계열사 대표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입니다. 그러나 후계자는 임명장 한 장으로 되지 않습니다. 진짜 후계자로 키울 생각이라면 권한과 시간을 함께 몰아줘야 합니다. 박춘원 행장을 진정한 후계자로 본다면 전북은행을 독자적으로 혁신하고 책임질 권한을 줘야 하고, 시간을 갖고 기다려줘야 합니다. 백종일 부회장 카드 역시 회장 보좌역처럼 보이다가 9일 만에 사라지는 방식으로는 곤란합니다.

김기홍 회장의 공과는 분명합니다. 그는 JB금융을 수익성과 주주환원, 그리고 주가나 시가총액 등 시장 평가 면에서 가장 돋보이는 지방금융지주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 성과의 상당 부분이 고마진과 고금리의 틈새시장 공략에서 나왔고, 그 성공이 3연임의 장기 지배구조를 정당화하고, '참호와 이너서클'을 구축하는 명분으로 작동했다는 점에서 비판도 함께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그는 4대 금융지주 회장들보다 훨씬 더 많은 보수까지 챙겼습니다. 김기홍 회장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공시된 보수만 총 113억2600만원을 수령했습니다.

김기홍 회장은 KB금융에서 강정원 전 행장에 밀려 은행을 떠났지만 인생 후반부에 JB금융에서 꽃을 피웠습니다. 금융인으로서 아쉬울 게 없는 삶입니다. 이제 김기홍 회장이 남겨야 할 마지막 성과는 '김기홍이 있어야만 굴러가는 JB금융'이 아니라 '김기홍이 없어도 굴러가는 JB금융'을 만드는 일입니다. 그것이 공(功)을 남기고 과(過)를 줄이는 길입니다. 그리고 박춘원이든 백종일이든, 아니면 이동철이든 누구를 후계자로 정하더라도 나중에 '상왕' 노릇을 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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