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우혁·강성욱·문유현·윤기찬…2026년 코트 들썩 4인방 "신인왕 받고파"
2026.01.09 08:05
“신인상 욕심나요?”라는 질문에 젠지(Gen Z·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세대 선수들의 반응은 ‘뻔’하지 않았다. “욕심난다”, “받고 싶다” 등의 바람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마음만 앞서지 않았다. “팀 승리를 위해 열심히 뛰다 보면 상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며 “반드시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을 스스로한테 약속하듯 다짐했다. 욕망을 표출하되, 의무를 다하려는 것. 이 똑부러지는 선수들이 요즘 남자프로농구판을 생동감 있게 만들고 있다.
2007년생 대구 한국가스공사 양우혁과 2004년생 동갑내기 수원 케이티(KT) 강성욱·안양 정관장 문유현·부산 케이씨씨(KCC) 윤기찬. 지난해 11월14일 신인드래프트로 프로가 된 지 두 달도 안 됐는데 코트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며 벌써 신인상 경쟁이 달아올랐다. 강성욱은 지난해 11월19일, 윤기찬과 양우혁은 12월4일, 문유현은 지난 1일 프로 첫 코트를 밟았다. 8일 경기 전 기준으로 평균 5~10점을 올리며 때론 팀 승리를 견인하기도 했다. 이들에게 전화와 대면으로 새해 각오를 물었다.
네 사람에게 프로 유니폼을 입은 2025~2026시즌은 “농구 인생의 새 막이 열리는 해”(윤 )다. 새내기 직장인이 된 또래처럼, ‘새내기 프로’가 된 이들 역시 또 다른 시작 앞에서 설렘과 걱정 이 공존했다. 하지만 팀 내 부상 등으로 빠르게 기회를 잡았고, 이 거침없는 신인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다들 슛감이 좋고 빠르고 영리하다 . 수치로 말할 수 없는, 팀에 미치는 에너지도 상당했 다 . 문유현은 “ 언제든 투입되면 몇분을 뛰든 꼭 보여줘야겠다 , 몸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기에 긴장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강성욱은 “첫 경기에서 감독님이 ‘성욱이 나와’라고 말한 순간을 잊지 못한다”며 2026년을 터닝포인트가 되는 시기로 만들겠다 . 나를 증명해보이고 싶 다 ”고 했다.
프로 코트를 밟은 첫 느낌은 “정신이 없었다”지만, 두 달 사이 “마음이 차분하게 정리”(윤)될 정도로 빠르게 적응도 했다. 10살 이상 차이 나는 ‘선배’들을 상대하는 것도, 덩치가 큰 외국인 선수와 마주하는 것도 “그냥 선수 중 한명”(양)으로 생각할 정도로 범상치 않다. 모두 강심장으로 승부욕도 대단했다. 강성욱은 경기가 안 풀릴 때 “유튜브 등에서 나에 대해 아쉬운 평가를 한 영상이나 과거에 내가 못했던 영상을 일부러 찾아본다”며 “자극을 받아서 승부욕이 불타더라”고 했다. 부상으로 다른 선수들보다 데뷔가 늦었던 문유현은 “마음처럼 잘 안되어서 조금 복잡했는데 오히려 동기부여가 됐고 자극도 됐다”고 한다.
상상만 하던 프로의 세계를 경험한 느낌은 어떨까? 선수답게 먼저 “체력 훈련 등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등 시스템이 잘 갖춰진 게 가장 큰 차이”라고 입을 모았다. 퇴근길 수많은 팬과 마주하는 것도 낯선 경험이다. 양우혁은 “고등학교 때는 남자 팬이 많았는데, 이렇게 많은 (여성) 팬이 모여 있는 것이 신기했다”고 했다. 윤기찬은 “케이씨씨를 좋아하는 팬들이 많으니, 이 팀에 누가 되지 않게 잘해야겠다는 자극을 받는다”고 했다. 강성욱은 “프로의 세계는 확실히 실전이라는 게 느껴진다”며 봐주는 게 없는 것 같다”며 웃었다.
“꾸준하고 성실한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은 모두가 같다. 문유현은 길게는 “임팩트가 확실한, 도파민 터지는 ‘보는 맛’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고, 양우혁은 “농구 붐을 일으키고 싶다”고 했다. 올 시즌 개인적으로 남기고 싶은 순간도 있을 것이다.
“4쿼터에서 버저비터 슛으로 역전승하고 싶다.” (윤)
“슛감이 좋아서 던지면 다 들어가는 인생 경기를 펼치고 싶다.” (문)
“점수 차가 벌어지는 순간에 제가 들어가서 흐름을 바꿔 승리하는 게임체인저가 되고 싶다.” (강)
“저의 위닝샷으로 경기에서 이기고 싶다.” (양)
서로가 서로에게 자극이자 힘이 된다. 문유현은 “신인들 모두 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성욱은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서로에게 배우는 것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코트를 벗어나면 영락없는 ‘청춘’들이다. 윤기찬은 올해 ‘개인적인’ 소망으로 “운전면허를 따고 싶다”고 했다. “제가 운전하는 차에 부모님을 태우고 할머니가 계시는 속초까지 가고 싶다.” 프로가 된 이날을 꿈꾸며 운동만 하느라 제대로 된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지 못한 이들은 ‘긴 여행’을 꿈꾸기도 한다. 강성욱과 양우혁은 똑같이 “비시즌에 일본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고 했다. “‘진격의 거인’ 등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는 양우혁은 “삶의 버킷리스트가 스무개 넘게 있는데, 여행도 그 중 하나”라고 했다.
“아직 부족하고 더 많이 배워야 한다”며 스스로 채찍질 하는 이들. 지금 같은 마음이 이어진다면, 이 모든 것을 다 이룰 날은 ‘곧’이지 않을까. “경기 전 자기 암시”(양) “농구영상 보기”(문) 등 나름의 마인드컨트롤 방법은 있으나, 여전히 ‘농구공’을 잡으면 가장 마음이 치유된다는 이들의 드리블은 막 시작됐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드디어 윤석열 단죄의 시간…‘최대 사형’ 내란 우두머리 구형량은?
금요일 오후 강추위 풀린다…밤부터 대설특보 수준 폭설
구형 앞둔 윤석열 “걱정하지 마세요”…김용현 “나는 두렵지 않아”
[단독] 노동부→김앤장·전관→쿠팡...‘근로감독 정보’ 실시간 샜다
최태원-노소영 ‘세기의 이혼’ 파기환송심 시작…분할 대상 재산은 얼마?
트럼프, 그린란드 ‘헐값 매입’ 노리나…주민에게 ‘현금 살포’ 가능성
차익만 40억 이혜훈 ‘로또 청약’…결혼한 장남도 올려 가점 챙겼나
“콘크리트 둔덕 없었으면, 제주항공 승객 전부 살 수 있었다”
녹용 다 빼먹고…꽃사슴 100마리를 총으로 탕, 탕, 탕
김병기 배우자, ‘대한항공 숙박권 보도’ 다음날 보좌진 대동 보라매병원행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겨울밤 밝히는 민주주의 불빛 ▶스토리 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