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로 낳은 아이면 말 안 해도 되는 건가요?" 아내가 숨겨온 '입양 보낸 아이'
2026.04.20 06:48
□ 방송일시 : 2026년 4월 20일 (월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김나희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도움말 : 법무법인 신세계로□ 방송일시 : 2026년 4월 20일 (월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김나희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도움말 : 법무법인 신세계로
◇ 조인섭 :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김나희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 김나희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김나희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 오늘의 고민 사연 볼까요?
□ 사연자 : 저는 올해 마흔셋, 중견 제조업체의 회계팀 과장으로 일하는 남자입니다. 마흔을 앞두고 직장 동료의 소개로 지금의 아내를 만났죠. 시립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아내는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이었습니다. 1년 정도 연애하다가 결혼했고, 결혼 초반은 평온하게 흘러갔습니다. 저는 월말 결산 시즌이면 야근을 자주 했고, 아내 역시 도서관 행사 등으로 바쁜 날이 많았지만 큰 다툼 없이 지냈죠. 그러다가 결혼한 지 1년쯤 됐을 때였습니다. 이사를 앞두고 아내의 짐을 정리하다가 오래된 상자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상자 안에는 갓난아기 사진과 서류 몇 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출생신고 관련 서류였습니다. 그런데 충격적이게도, 어머니 란에 아내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날 밤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하얗게 질린 아내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왈칵 눈물을 터트렸습니다. 그리고 믿기 힘든 과거를 털어놓았어요. 스무 살 무렵, 성폭력 피해를 입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됐고, 여러 사정으로 아이를 입양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 일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기억이라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았다"라면서 울먹이더라고요. 머리로는... 네, 아내가 겪었을 그 끔찍한 고통을 납득합니다. 하지만 결혼이란 서로의 인생을 함께하는 일인데, 이렇게 중요한 사실을 저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결혼했다는 점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적어도 결혼 전에는 솔직히 털어놨어야죠. 만약 그랬다면, 저는 이 결혼을 한 번 더 신중하게 고민했을 겁니다. 아내의 아픔은 너무나도 안타깝지만, 이미 바닥까지 무너져버린 신뢰를 안고 평생을 함께할 수 있을지 막막합니다. 과거를 알리지 않고 결혼한 게, 사기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혼인 취소가 가능하다면 재산분할이나 위자료는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의 사연을 만나봤습니다. 안타까운 사연이네요. 남편분의 충격과 배신감도 충분히 이해가 가고, 아내분의 상처도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김나희 변호사, 오늘 사연 어떻게 들으셨나요?
◆ 김나희 : 네, 저도 들으면서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남편 분 입장에서는 어떻게 이렇게 큰 비밀을 숨길 수 있나 싶으셨을 것 같고 아내 분 입장에서는 또 범죄 피해 사실을 또 내 입으로 어떻게 꺼내나 하셨을 테고. 참 누구 한 사람을 탓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조인섭 : 네, 그렇습니다. 감정적으로는 두 분 모두의 입장이 이해가 갑니다만 그래도 객관적으로 상황을 들여다봐야겠죠? 우선 사연자분은 사기로 결혼취소가 가능할지 물어보셨어요. 사기로 인한 혼인취소란 무엇인가요?
◆ 김나희 : 우리 민법 제816조 제3호는 사기 또는 강박으로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 혼인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상대방이 중요한 사실을 속여서, 그 사실을 알았다면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혼인을 취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사기'는 단순히 과거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혼인의 의사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적극적으로 속였는지, 그리고 그 사실을 미리 알려야 할 의무가 있었는지가 함께 판단됩니다.
◇ 조인섭 : 그 사실을 미리 알려야 할 의무가 있었는지가 중요하겠네요. 그런데 과거에 출산했다는 사실을 숨기고 결혼했다면, 혼인취소가 가능한가요?
◆ 김나희 : 이와 관련해 실제로 대법원에서 판단한 사건이 있습니다. 대법원이 2016년 2월 18일에 선고한 판결인데요. 이 사건에서도 아내가 결혼 전에 성범죄로 임신하여 출산한 사실을 남편에게 알리지 않은 채 결혼한 상황이었습니다. 남편은 "이 사실을 알았다면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기로 인한 혼인취소를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남편의 주장과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점을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첫째, 성폭력 피해로 인한 임신과 출산은 개인의 매우 내밀한 사생활 영역에 해당한다는 점입니다. 둘째, 이러한 사정을 상대방에게 반드시 알려야 할 법적·사회적 고지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출산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사기에 의한 혼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지만, 전혼 사실이 있었고, 그 관계에서 출산했던 사실이 있다던가, 사실혼 관계에 있었던 자와의 출산사실은 위 범죄 피해로 인한 출산 사실과는 다를 것입니다.
◇ 조인섭 : 그러니까 범죄 피해로 인한 출산 같은 경우는 꼭 알리지 않았어도 된다. 하지만 단순한 혼인으로 인해서 출산을 한 사실은 알렸어야 된다 이런 취지네요. 지금 사연자분은 1년 정도 혼인 생활을 하신 것 같거든요. 그러면 만약에 이 혼인이 취소된다고 했을 때는 재산 분할은 어떻게 되나요?
◆ 김나희 : 네, 많은 분들이 혼인 취소라고 하면 '처음부터 결혼이 없었던 것 아닌가요?' 라고 생각하시는데. 그래서 '재산 분할도 못하는 게 아닌가요?'라고 질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 민법은 혼인 취소의 경우에도 재산 분할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실제로 일정 기간 부부로 생활하면서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이 있다면 이혼과 마찬가지로 재산 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 혼인 취소의 경우에도 재산 분할 청구할 수 있다는 거네요.
◆ 김나희 : 네. 다만 실무에서는 혼인 취소 사건의 경우에는 혼인 기간이 비교적 짧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동 재산이 많지가 않다면 재산 분할이 크게 인정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 조인섭 : 그렇긴 하겠습니다.
◆ 김나희 : 결국 재산 분할 여부와 범위는 혼인의 기간, 재산 형성 경위, 각자의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하게 됩니다.
◇ 조인섭 : 그러면 만약에 혼인취소될 경우, 위자료도 받을 수 있나요?
◆ 김나희 : 가능합니다. 만약 배우자가 중요한 사실을 숨기거나 거짓말을 해서 결혼에 이르게 된 경우라면, 이는 상대방에게 정신적 손해를 입힌 불법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혼인취소 사건에서는 보통 취소 청구와 함께 위자료 청구를 같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 사연처럼 배우자가 과거의 출산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위자료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요. 그 사실을 숨긴 경위나 사정, 그리고 상대방을 적극적으로 속였다고 볼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게 됩니다.
◇ 조인섭 :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면 사기로 인한 혼인취소는 혼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실을 속인 경우에만 인정됩니다. 성폭력 피해로 인한 출산은 고지 의무가 있다고 보지는 않기 때문에, 이를 단순하게 숨겼다는 것만으로는 혼인 취소나 위자료 청구 사유는 되지 않는다고 알려드렸습니다. 하지만 이런 혼인이 취소된다라고 했을 때 이제 재산 분할이나 위자료 만약에 위자료 사유가 있으면 모두 다 청구는 가능합니다. 지금까지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김나희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김나희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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