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 출산 사실 숨긴 아내, 성폭력 피해로 낳은 아이면 말 안 해도 되나요?" [이런 法]
2026.04.21 04:20
[파이낸셜뉴스] 아내가 성폭력 피해로 아이를 낳은 사실을 숨기고 결혼했다면 혼인 취소가 가능할까.
2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아내의 결혼 전 과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40대 남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한 중견 제조업체의 회계팀 과장으로 근무 중이라는 A씨(43)는 마흔을 앞두고 직장 동료의 소개로 현재의 아내를 만났다고 한다.
시립도서관 사서인 A씨 아내는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1년 정도 연애하다가 결혼했고, 결혼 초반은 평온하게 흘러갔다고 한다.
결혼한 지 1년쯤 지나 이사를 앞두고 아내의 짐을 정리하던 A씨는 오래된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고 한다.
A씨는 "상자 안에는 갓난아기 사진과 서류 몇 장이 들어 있었다"며 "출생신고 관련 서류였는데 충격적이게도 어머니 란에 아내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날 밤, A씨는 아내에게 상자에 들어 있는 사진과 서류 등에 대해 물었고, 아내는 하얗게 질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왈칵 눈물을 터트렸다고 한다.
A씨는 "아내는 믿기 힘든 과거를 털어놨다. 스무 살 무렵, 성폭력 피해를 입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됐고, 여러 사정으로 아이를 입양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하더라. '그 일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기억이라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았다'며 울먹이더라"고 전했다.
이어 A씨는 "머리로는 아내가 겪었을 그 끔찍한 고통을 납득하지만 결혼이란 서로의 인생을 함께하는 일인데, 이렇게 중요한 사실을 제게 이야기하지 않고 결혼했다는 점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적어도 결혼 전에는 솔직히 털어놨어야 한다. 만약 그랬다면 저는 이 결혼을 한 번 더 신중하게 고민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내의 아픔은 너무나도 안타깝지만 이미 바닥까지 무너져버린 신뢰를 안고 평생을 함께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 과거를 알리지 않고 결혼한 게 사기에 해당하는지, 혼인 취소가 가능하다면 재산분할이나 위자료는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다"며 조언을 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김나희 변호사는 "상대방이 중요한 사실을 속여서 그 사실을 알았다면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혼인을 취소할 수 있다"면서도 "여기서 말하는 '사기'는 단순히 과거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혼인의 의사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적극적으로 속였는지, 그 사실을 미리 알려야 할 의무가 있었는지가 함께 판단된다"며 "성폭력 피해로 인한 출산은 고지 의무가 있다고 보지는 않기 때문에 숨겼다는 것만으로는 혼인 취소나 위자료 청구 사유는 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김 변호사는 혼인이 취소된다고 했을 경우 재산 분할에 대해 "민법은 혼인 취소의 경우에도 재산 분할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며 "일정 기간 부부로 생활하면서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이 있다면 이혼과 마찬가지로 재산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혼인 취소 사건에서는 보통 취소 청구와 함께 위자료 청구를 같이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다만 이 사연처럼 배우자가 과거의 출산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위자료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사실을 숨긴 경위나 사정, 그리고 상대방을 적극적으로 속였다고 볼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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