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 70% 추진…전세사기 막고 '주거 사다리' 흔드나
2026.04.21 05:00
국토부 "필요성 공감"…속도·대상 따라 전세난 변수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정부가 전세보증 전세가율 상한을 현행 90%에서 최대 70%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전세시장 구조 변화의 분수령에 서게 됐다. 깡통전세와 무자본 갭투기(전세 낀 매매)를 차단하려는 취지지만, 빌라 전세난과 서민 주거 사다리 약화 등 부작용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21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2026년도 주요 업무보고에서 전세금반환보증 요건, 즉 전세가율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현재는 수도권 7억 원 이하, 지방 5억 원 이하 주택에 한해 반환보증 가입이 가능하다. 이 가운데 전세보증금과 선순위채권을 합한 금액이 집값의 90% 이내여야 한다. 정부와 국회 일각에서는 이 상한을 80%를 거쳐 중장기적으로 70%까지 낮추는 방안이 거론된다.
전세가율을 낮추면 집값 대비 전세 비율이 과도하게 높은 고위험 물건이 보증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만큼 갭투기 여지는 줄고, 집값 하락 시 보증기관이 떠안을 손실 가능성도 낮아진다. 깡통전세 사고가 반복되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대위변제액과 재정 부담이 확대된 점을 고려하면 규제 강화 필요성 자체에는 큰 이견이 없다는 평가다.다만 보증요건 강화는 시장의 '안전판'을 줄이는 조치이기도 하다. 고전세가율 구간의 보증 상당 부분이 아파트가 아닌 빌라·다세대·지방 주택에 집중돼 있어, 상한이 70%까지 낮아질 경우 이들 물건이 대거 보증 사각지대로 밀려날 수 있다.
임대인은 후속 전세로 기존 보증금을 모두 충당하지 못하면 부족분을 현금으로 메워야 한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집주인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급매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전세 매물은 줄고 월세 비중은 확대돼 전세난과 주거비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HUG 연구에서도 2023년 전세보증 가입 요건 강화 이후 연립·다세대의 월세 비중은 17.8%p, 단독·다가구는 13.0%포인트(p) 증가한 반면, 아파트는 1.5%p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신혼부부·저소득층이 빌라 전세를 통해 '내 집 마련'으로 이동하던 경로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점도 정책 설계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전세금반환보증 전세가율을 단계적으로 낮추더라도, 위험 지역·유형과 취약계층을 구분한 차등 적용, 보증료 지원, 공공임대 확충 등의 보완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전세사기 방지' 정책이 '주거 사다리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이러한 효과와 부작용을 모두 고려해 전세가율 조정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세금반환보증 전세가율을 80%나 70%로 낮출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시장 충격과 부작용을 어떻게 최소화할지가 핵심 과제"라며 "구체적인 시기와 수준이 정해지면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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