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된 나무-신비로운 사택… 근대사를 품은 마을 양림동
2026.04.21 04:32
이 호랑가시나무의 높이는 6m이고 뿌리 부분의 둘레는 1.2m다. 수령은 약 400년 정도로 이 수종에서는 보기 드문 거목이다. 호랑가시나무 주변은 1899년 미국 남장로교의 선교사인 배유지와 오웬이 전남 목포에서 광주로 이주하면서 전도를 시작한 곳이다.
이 호랑가시나무는 야생으로 자란 것을 관상용으로 보호했다. 호랑가시나무 주변으로 옛 선교사 사택 등 다양한 근대 문화유산이 있다.
광주의 예루살렘 양림동
호랑가시나무 인근에는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주택인 우일선 선교사(1880∼1963) 사택이 있다. 우일선 선교사는 광주기독병원(옛 제중원) 2대 원장을 지냈다. 양림동은 미국인 선교사 오웬이 정착해 교회와 학교를 세운 이후 선교사들이 의료, 교육 활동에 매진했다. 근대화 유적이 많고 기독 문화의 발상지여서 ‘광주의 몽마르트르 언덕’ ‘선교마을’로도 불린다.
양림동에는 수피아여학교를 설립한 배유지 선교사(1868∼1925)를 추모하기 위해 1921년 건립된 배유지기념예배당(국가등록문화재 제159호)과 피터슨 선교사, 허철선 선교사 사택도 있다.
옛 수피아여학교 수피아홀은 1911년 미국 스턴스 여사가 세상을 떠난 친정 동생을 추모하기 위해 기증한 당시 5000달러로 지은 건물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붉은 벽돌이 아니라 회색 벽돌로 지은 것이 눈에 띈다. 옛 수피아여학교 원스브로우홀은 1927년 건립된 곳이다. 원스브로우 여사가 받은 생일 헌금으로 지었고 건축을 전공한 남장로회 서로독 선교사가 건축 작업을 했다. 이 밖에 오웬기념각, 옛 수피아여학교 커티스 메모리얼 홀과 소강당 등도 있다. 광주시는 국가유산청이 주관하는 2026년도 유네스코 세계유산 사전자문 지원사업 공모에서 ‘한국기독선교기지(양림동)’ ‘별서정원과 원림’ 2개소가 선정됐다고 15일 밝혔다.
황인채 광주시 문화체육실장은 “양림동 한국기독선교기지는 19세기 말 조성된 교육·의료·종교 복합 공간으로 당시 봉건적 계급 타파와 남녀평등 교육을 실천하며 사회 변화를 이끌어낸 거점”이라며 “한국기독선교기지는 문맹률을 낮추고 여성 교육을 통해 민중의식을 깨워 일제 제국주의 압제에 항거한 평화적 독립운동의 중요한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문화재 옆 예쁜 카페와 식당
양림동 한 주민이 2013년 각종 쓰레기를 모아 전시한 것이 시초다. 중장년층이 어릴 때 쓰던 풍금, 고무신, 작동을 멈춘 태엽시계 등이 예술 작품으로 변신했다. 마을 이름을 펭귄이라고 붙은 것은 뒤뚱뒤뚱 걷는 어르신들이 많아서다. 주민 허모 씨(65)는 “펭권마을 골목길에는 세계적인 팝아티스트로 성장한 방탄소년단(BTS) 제이홉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며 “세계 BTS 팬들이 제이홉 고향 광주를 방문하면 해당 벽화를 보기 위해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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