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동일인 결론’ D-10… 쿠팡 ‘총수’ 김범석 되나
2026.04.21 02:07
법인 뒤에 숨은 총수
김범석 쿠팡 창업자
김범석(사진) 쿠팡 Inc 의장의 동일인(총수) 지정 여부가 다음 주 발표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쿠팡의 동일인 변경 시한을 열흘 앞두고 막바지 검토 중이다. 그동안 법인을 쿠팡의 동일인으로 두며 규제를 비켜 갔던 구조가 5년 만에 바뀔 것인지 갈림길에 섰다. 공정위는 법정 시한인 5월 1일까지 지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사회적 물의를 빚고 통상 갈등까지 일으킨 쿠팡이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 여부에 따라 다른 행보를 보일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 의장은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나 7살에 미국으로 이민 가 시민권을 얻은 한국계 미국인 사업가다. 1996년 하버드대 정치학과에 진학해 잡지를 창간하는 등 활발히 활동했는데, 가까운 동문 가운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고위 인사, 애틀랜틱 미디어그룹 오너 부부를 비롯해 뉴욕타임즈·CNN 최고경영자, 벤츠 미국 지사장 등 제러드 쿠슈너 등 유력 인맥이 포함돼 있다. 최근 미국 정계에선 한국 정부·국회를 향해 “쿠팡을 겨냥한 차별적 규제를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는데, 학창 시절의 네트워크가 이러한 지지 기반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0년 쿠팡을 창립한 그는 손정의 비전펀드로부터 수조원대 투자를 유치하며 소셜커머스 기반의 스타트업을 유니콘 기업으로 키웠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커머스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증권시장이 활황을 맞은 2021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해 3월 미 증시에 상장하면서 쿠팡은 시가총액 70조~80조원에 이르는 대기업이 됐다. 업계에선 김 의장을 “겉으로는 은둔형이지만,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뛰어들어 투자자를 끌어들일 정도로 매력적인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모든 과정을 주도한 김 의장은 그러나 미 증시 상장 직전인 2020년 12월 한국 쿠팡 대표에서 물러났다. 대신 그는 한국 쿠팡의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 쿠팡 Inc의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다. 책임져야 하는 자리에서는 물러서면서 그룹 전체에 대한 전략과 투자 의사를 결정하는 정점에 서는 방식을 택했다. 실질적으로는 쿠팡이라는 대기업집단의 총수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표면적으로는 국내 재벌가 2·3세처럼 한국에 집이나 가족 회사를 두지는 않고 있다.
공정위가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것인지 검토하는 것도 그의 ‘실질적인 지배력’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지금까지 합법적인 선에서 동일인 지정을 피해왔다. 공정위가 2021년 쿠팡을 처음 공시집단으로 지정할 때부터 쿠팡은 ‘법인 동일인’으로 적용됐다. 2024년 시행령 개정으로 예외 요건이 구체화됐음에도 김 의장은 또다시 동일인 지정을 피했다. 신설된 예외 요건을 쿠팡이 모두 충족했기 때문이다(지정 요건 표 참조).
핵심은 ‘출자·경영·자금 관계 단절’이었다. 김 의장은 미국 법인 쿠팡 Inc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면서도 국내 계열사에는 직접 출자하지 않았고, 친족 역시 국내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구조를 유지해 예외 요건을 맞췄다.
다만 지금은 공정위가 예외 요건을 ‘재검증’하는 국면이다. 김 의장의 동생 김유석 배송캠프 관리부문 총괄(부사장)의 경영 참여 여부를 입증하는 게 관건이다. 김 부사장은 2021년부터 4년간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 등 수억원의 보수와 인센티브를 수령한 것으로 알려진다. 쿠팡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이 최근 상승한 점도 검토된 것으로 전해진다.
쿠팡 측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분위기다. 친족이 국내 계열사 임원이 아니며,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동일인 변경 사유가 없다는 논리다. 공정위는 자료 제출에 문제가 없는지까지 들여다보고 있어 해석 싸움을 넘어 제재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 여부는 쿠팡이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 이후 무책임한 대응을 펼치면서 쿠팡 압박의 핵심 요건으로 떠올랐다. 동일인 지정 제도는 기업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주체를 정부가 지정하는 일종의 규제 장치다. 총수의 사익 추구나 불공정 거래를 막기 위한 제도로, 공정위는 매년 5월 대기업집단 동일인을 지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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