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시위 2주째…하메네이 "강경 진압"vs 트럼프 "미국 개입할 수도"
2026.01.10 14:07
| [잔잔=AP/뉴시스] 9일(현지시간) 이란 국영방송이 공개한 영상에 이란 잔잔에서 한 남성이 대규모 야간 시위 중 불에 타는 자동차를 촬영하고 있다. |
이란 상인들의 '경제난 분노'에서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약 2주간 이어지며 점차 격화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이어질 거란 우려가 제기된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8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상인 중심으로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이날까지 13일째 이어졌다. 이란 화폐 리얄화 가치 폭락, 물가 폭등 등 경제난에 분노한 상인들은 상점 문을 닫고 거리로 나오는 반정부 시위에 나섰다.
시위는 대학가와 이란 전역으로 확산하며 심화했다. 당초 경제난 해결에 맞춰졌던 시위의 초점은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정권 교체로 이동했고, 시위대와 이란 당국 간 충돌도 격화했다. 외신은 이번 시위가 2022년 '히잡 반대 시위' 이후 최대 규모이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직면한 최대 위기라고 평가했다.
시위 초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던 이란 당국은 전국에 인터넷을 차단하고 경찰력을 대거 투입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서고 있다. 이란 정보통신기술부는 인터넷 차단에 대해 "국가의 현 상황에 따른 안보 당국에 의해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인권 단체 HRANA에 따르면 시위대와 당국의 유혈 충돌도 시위 시작부터 이날까지 이란 보안당국 인력 14명과 시위대 48명 등 최소 62명이 사망했다. 인권활동가 뉴스통신(Human Rights Activists News Agency)은 8일 기준 시위대 2277명이 이란 당국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AFPBBNews=뉴스1 |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날 오전 이란 국영 TV 연설을 통해 반정부 시위를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이에 맞서는 단결을 촉구했다. 그는 반정부 시위가 해외 적대 세력 특히 미국의 음모로 발생한 것이라며 "시위대를 강경하게 진압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시위대가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행동하고 있다며 "폭도(시위대)들이 공공기물을 공격하고 있다. 트럼프의 손인 이란인들의 '피'로 물들어 있다"며 이란에서 '외국인을 위한 용병'처럼 행동하는 자들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역사를 보면 오만한 통치자들이 교만이 극에 달했을 때 전복됐다며 "트럼프 정부도 전복될 것"이라고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에 시위대 강경 진압을 멈출 것을 촉구하며 미국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이란은 큰 공격에 처해 있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아무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도시들을 사람들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상황을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란 정부)은 일을 잘못해 왔고, 국민을 매우 가혹하게 대했다. 이제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라며 "과거처럼 (이란 당국이)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한다면 우리가 개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개입에 대해 "지상군 투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들에게 가장 아픈 곳을 매우 강력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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