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구, 먹이 보고도 경계부터…“또다시 구경거리로 만들지 말라”
2026.04.20 17:14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했다가 열흘 만에 돌아온 2살 늑대 ‘늑구’의 근황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오월드는 20일 “늑구의 컨디션 회복을 위해 집중하고 있으며 식사량도 점차 좋아지고 있는 모습이다”라며 인스타그램에 동영상을 올렸다. 이날 오후 2시 늑구는 1.16㎏의 소고기 및 생닭 분쇄육을 점심으로 제공받았다.
영상을 보면, 늑구는 철창 안에 있는 먹이를 발견하고도 바로 달려들지 않고 주위를 살피며 한 발 한 발 천천히 다가갔다. 이후 조심스럽게 생고기를 야금야금 먹다가도, 한 번씩 잔뜩 경계하며 주위를 살피는 모습을 몇 차례 보였다. 주변 냄새를 맡는가 하면, 귀를 쫑긋 세우고 먼 곳을 보기도 했다.
오월드는 “조금씩 회복해 나가고 있는 늑구가 (사람들을)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도록 따뜻한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누리꾼들은 “이렇게나 겁쟁이가 자기도 모르게 밖에 나가게 돼서 얼마나 무섭고 고생했을까. 앞으로 시설 정비 잘해서 사람도 동물도 안전하게 해달라”, “진짜 겁이 많네”, “얼른 씩씩한 늑구로 돌아오자”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이번 사태로 영업을 중단한 오월드는 시설 정비 뒤 재개장할 예정인데, 환경단체 등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대전녹색당과 대전충남녹색연합 등 대전 지역 5개 단체는 이날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늑구를 또다시 구경거리로 만들지 말라”고 촉구했다.
단체들은 “동물들의 야생성을 훼손하고 스트레스를 심화하며 고통을 주는 시설물 개발 중심의 오월드 재창조 사업을 전면 중단하라”며 “늑대는 야행성으로 낮에는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해야 하지만, 오월드에는 공중 데크가 늑대 사파리를 관통하며 설치돼 관람객들이 영업시간 내내 늑대를 구경하도록 돼 있다”고 지적했다.
대전시는 오월드에 2031년까지 3300억원을 투자해 신규 시설을 추가하고 사파리를 확장하는 등 ‘오월드 재창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오월드의 운영 주체는 대전도시공사다.
앞서 늑구는 지난 8일 대전 오월드 사육장 철조망 아래 흙을 파고 빠져나갔다가, 지난 17일 자정께 대전 중구 안영동 안영 나들목(IC) 인근에서 마취총에 맞고 포획됐다. 이후 검사에서 길이 2.6㎝ 낚싯바늘과 생선 가시 등이 위장에서 발견돼 제거한 바 있다. 늑구는 야생에서 생활하며 3㎏가량 체중이 줄었으나 혈액검사 등에서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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