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보다 기업금융…신한銀, 토지보상예금 안 판다
2026.04.2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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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토지 보상금을 겨냥해 운영해온 전용 예금 상품 판매를 다음 달부터 중단한다. 최근 예금액이 줄어든 측면이 있지만 부동산 자금 유입을 겨냥한 상징적인 상품을 정리했다는 점에서 경영전략의 무게를 부동산에서 생산적 금융으로 옮기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음 달 20일부터 프리미어 토지 보상 전용 저축예금·수퍼저축예금 상품 판매를 중지하기로 했다.
해당 상품은 토지 보상금 유입을 겨냥한 전용 예금이다. 2010년 전후 공공택지 개발 확대로 발생하는 보상금을 유치하기 위해 은행권이 경쟁적으로 출시한 수신 상품으로 신한은행 역시 2009년 처음 상품을 출시했다. 2013년까지 운영하다 개편을 거쳐 2020년 이후 다시 판매를 이어왔다.
토지 보상 예금은 대규모 수신 자금 유치와 고액 자산가 고객 유입 통로로 활용돼왔다. 신규 금액 기준으로 2021년 529억 원에서 2022년 604억 원, 2023년 2897억 원까지 늘어난 뒤 지난해에도 2000억 원대 흐름을 이어갔다. 일정 금액 이상 예치 고객을 대상으로 세무 상담과 부동산 자문, 보상채권 매도 지원 등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보상금을 계기로 고객을 확보한 뒤 투자 상품으로 연결하는 구조였다.
신한은행이 토지 보상 예금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것은 시장 환경 변화로 서비스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의 토지 보상 규모는 2023년 5조 8844억 원에서 지난해 8월 말 기준 1조 1093억 원으로 급감했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성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돼 상품·서비스 효율화를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까지도 큰 폭의 부진이 없었음에도 상품 판매를 중단한 것은 단순 상품 정리를 넘어 금융 전략 변화가 반영된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부동산 관련 자금 유입을 겨냥한 수신 상품을 축소하는 대신 자금 운용의 초점을 기업 투자와 자본시장으로 옮기려는 전략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다. 이재명 정부 들어 부동산보다 자산시장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는 지난달 ‘집값이 안정되면 달라질 것들’ 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의 불평등 구조가 소득이 아닌 자산, 특히 부동산에 집중돼 있다고 진단했다. 가계 자산의 약 70%가 부동산에 묶여 있는 구조 속에서 주택 가격 상승은 계층 간 격차를 확대시키고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는 것이다. 토지 보상금이 다시 부동산으로 순환되는 흐름은 이 구조를 고착화하는 요인 중 하나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역시 지난달 주주 서신에서 이 같은 시각을 명확히 했다. 진 회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생산적 금융의 취지 중 하나는 부동산에 편중된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라며 “현재 5대5 수준인 은행권의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비중이 점차 기업 중심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는 금융사의 자금 운용 방향이 부동산 관련 금융에서 점차 벗어나 기업 투자와 산업 지원 중심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인식으로 풀이된다. 금융계 관계자는 “토지 보상 예금은 규모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부동산 자금과 연결된 상징적인 상품이었다”며 “최근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부동산 관련 금융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기업금융과 투자 중심으로 자금을 운용하려는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신중섭 기자 jseo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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