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빌런은 원장”…이수지 ‘유치원 패러디’에 교사들 뜻밖 폭로
2026.04.20 05:00
개그맨 이수지가 출연한 16분 분량의 유치원 교사 패러디 영상의 한 장면이다. 지난 2월 고열에도 병가 없이 근무하다 숨진 경기 부천 유치원 교사 사건과 맞물려, 유튜브에 오른 지 1주일 만에 500만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이다.
전·현직 유치원 교사들의 댓글도 이어졌다. “눈물이 나서 끝까지 못 보고 껐다”는 공감부터 “아이를 훈육했다는 이유로 민원을 넣은 학부모와 사과를 강요하는 원장 때문에 그만뒀다”는 폭로까지 다양했다. “진짜 빌런은 원장인데 진상 학부모 이야기만 담겼으니 2탄을 만들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휴가도, 퇴근도 없다…교사 절반 “초과근무 경험”
기자가 만난 교사들은 긴 업무시간, 열악한 처우 등을 호소하고 있다. A 교사는 “행사 준비와 아이들 케어에 치여 정시 퇴근은 꿈도 못 꾼다”고 말했고, B 교사는 “휴게시간은 전무하며 연·월차는 서류상에만 존재하는 제도”라고 토로했다.
육아정책연구소(2023년)의 조사에 따르면 유치원 교사의 일평균 근무시간은 9.7시간에 이른다. 조사 대상(290명)의 50.7%가 초과근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연·월차를 자유롭게 사용한다고 답한 비율은 38.3%에 그쳤다. 60.4%는 방학 기간에 연·월차를 일괄 사용한다고 답했다. 교사 41.4%는 최저임금 수준의 낮은 급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유치원 86% 개인 운영…대체교사 체계 부재
유치원 교사를 힘들게 하는 또 다른 원인은 대체교사 체계의 부재다. 어린이집은 지자체 육아종합지원센터를 통해 대체교사와 관련 비용 대부분을 지원받을 수 있다. 반면 유치원은 교사가 자리를 비우면 원장이 직접 대체인력을 구해야 한다. 비용 지원 여부도 지자체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때문에 대체교사를 구하기가 어렵고, 자리를 비운 교사의 업무를 동료 교사들이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다. 사립유치원 교사 C씨는 “병가로 빠지면 동료 선생님들이 대신 내 일을 하게 되는데 누가 좋아하겠냐”며 “병가를 내면 평판에 문제가 생기고 재취업도 어려우니 아파도 참고 출근해야 한다”고 했다.
열악한 근로조건에 인건비를 핑계로 한 1년 단위 채용 관행까지 만연해 근속기간도 짧은 편이다. 유치원알리미에 따르면 교사 4만430명 중 근속연수 1년 미만은 29%(1만1684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부모들 “키즈노트 없는 유치원 보낸다”
최근 이처럼 열악한 유치원 교사의 근무환경 등이 알려지자 학부모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교육 질 저하나 아이들의 안전 문제 등에 영향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온라인 맘카페에서는 최근 “키즈노트가 없는 유치원을 선호한다”거나 “(이수지 영상 보고) 유치원에 대체교사가 있는지 물어봤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교원단체들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관계자는 “개인 운영 유치원의 법인화 등을 통해 공공성을 강화하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손혜숙 경인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더는 유치원을 교사의 사명감과 희생만으로 운영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 차원에서 실효성 있는 대체인력 풀(pool) 시스템 구축과 고용 안정성을 보장할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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