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사마 야요이 ‘호박’ 팔아 45억 차익…법원 “과세 정당” 판단
2026.04.20 14:48
경매회사를 통한 미술품 위탁 판매로 반복적으로 수익을 올렸다면 거래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사업소득’으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영민)는 A씨가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경정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경정 청구는 잘못 낸 세금을 돌려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A씨는 2018년 1월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작품을 매입한 뒤 2022년 1월 경매회사에 위탁해 판매하면서 45억2100만원의 양도 차익을 얻었다. 이후 A씨는 해당 소득을 사업소득으로 신고했다가, 2023년 8월 “사업소득이 아니다”라며 세금을 돌려달라는 경정청구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는 “사업자가 아닌 개인소장가의 지위에서 이 사건 미술품을 양도했으므로 소득세 과세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미술품 판매를 위한 인적, 물적 시설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사업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A씨가 2009년 미술품 소매업으로 사업자등록을 한 이후 개·폐업을 반복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미술품 거래를 계속해왔으며 2014년부터 2022년까지 ‘호박’을 포함한 작품 16점을 약 84억원에 판매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A씨가 미술품 소매업을 영위한 기간, 판매해 얻은 수익의 규모 등에 비춰 볼 때 그 영리 목적성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거래된 미술품의 개수가 많지 않더라도 A씨가 판매한 각 미술품이 상당히 고가로서 단기간 내에 쉽게 거래되기 어려운 특성 등을 고려하면 각 미술품을 거래한 행위는 사업 활동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계속성과 반복성을 갖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또 고가 미술품 거래 특성상 소수 거래처를 통한 위탁 판매가 일반적이라는 점을 들어 경매회사 이용 역시 편의와 효율성을 고려한 선택에 불과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가 사업자등록을 하고 미술품 소매업을 영위했으므로 소득세법에 따라 해당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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