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폰 신화 아너, 美제재 딛고 中 로봇마라톤서 1~3위 석권
2026.04.20 10:07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4월 19일 중국 베이징 이좡(亦庄) 경제기술개발구에서 열린 '2026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 마라톤'에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것은 인간이 아닌 강철의 다리 '아너 로봇'이었다.
20일 중국 차이롄서 신문은 전날 열린 베이징 로봇 마라톤 대회에서 중국 선전을 대표하는 IT 기술 기업 아너(Honor, 耀, 룽야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플래시(Flash, , 산뎬)'가 50분 26초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인간의 하프 마라톤 세계 기록(57분 20초)을 무려 7분 가까이 앞당긴 수치다.
이날 대회에서 아너는 단순한 우승을 넘어 1위부터 3위까지 금·은·동메달을 모두 싹쓸이하는 위력을 선보였다. 플래시(산뎬, 번개)가 속한 우승팀 '치톈다셩(天大)'을 비롯해 '레이팅(Leiting)', '싱훠(Xinghuo)' 팀이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하며 아너의 체화 로봇(Embodied AI) 기술이 이미 실전 단계에 진입했음을 증명했다.
이번 대회는 평지뿐만 아니라 경사로, 급커브 등 복합적인 도심 환경을 자율주행으로 주행해야 하는 고난도 코스로 구성됐다. 아너 로봇들이 압도적인 성능을 낸 비결은 역설적이게도 이들이 10년 넘게 축적해온 스마트폰 제조 기술에 있었다.
왕아이(王) 아너 체화 로봇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현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아너 스마트폰에 적용된 최첨단 소재와 공정 기술이 로봇의 뼈대가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로봇 '플래시'의 관절에는 아너의 폴더블폰에 사용되는 '루반 쉴드강' 힌지 기술이 적용되어 내구성을 극대화했다. 또한, 21km를 전력 질주하며 발생하는 막대한 열은 아너가 스마트폰 냉각을 위해 개발한 초박형 액체 냉각 시스템을 수평 전개하여 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2026년 4월 19일 중국 베이징 이좡신도시에서 열린 하프마라톤 경주에 참가한 중국 IT 기술 기업 '아너'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사진=중국 경제관찰보). 2026.04.20 chk@newspim.com |
특히 3위를 차지한 '위안치짜이(元仔)' 모델은 해발 수천 미터의 산악 지형과 거친 노면 데이터를 사전에 학습한 AI 알고리즘을 탑재, 가장 안정적인 걸음걸이와 달리기 자세를 선보여 '최우수 보행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차이롄서 신문은 "아너의 이번 승리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며 "화웨이로부터 독립한 이후 선전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아너는, 이제 스마트폰 제조사를 넘어 종합 로봇 플랫폼 기술 기업을 향해 숨가쁜 변신을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아너는 지난 MWC 2026에서 4자유도(4DoF) 짐벌 시스템을 탑재한 '로봇 폰(Robot Phone)'을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사용자의 음성에 따라 고개를 끄덕이고, 영상 통화 시 피사체를 따라 카메라가 스스로 움직이는 이 제품은 아너가 지향하는 '인간 친화적 AI'의 첫 단계다.
왕아이 CSO는 향후 로드맵에 대해 "현재 사족 보행 로봇(로봇 개)과 고도로 정밀한 '기교의 손(Dexterous Hand)' 개발을 동시에 진행 중"이라며, "이번 마라톤에서 검증된 운동 제어 알고리즘과 내구성 기술은 조만간 출시될 가정용 반려 로봇에 그대로 이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너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기술을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중국 전역의 아너 오프라인 매장에 안내 로봇을 배치할 계획이다. 고객과 소통하며 제품을 추천하고, 결제까지 돕는 실전 응용 데이터를 쌓아 가정용 로봇 시장의 패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경쟁사인 저장성 유니트리(Unitree) 등의 맹추격 속에서도 아너가 '2026년 베이징 이좡 하프 마라톤'에서 과시한 이번 성과는 '하드웨어의 정밀함'과 'AI 소프트웨어의 유연함'이 결합했을 때 어떤 폭발력을 갖는지 유감없이 드러냈다.
아너는 미국의 기술 제재를 피해 2020년 말 화웨이에서 떨어져 나온 독립 법인으로서, 현재는 중국 광둥성 선전(심천)시가 실질적 대주주다. 화웨이로부터 독립한 뒤 미국의 제재에서 벗어나 다시 퀄컴 칩을 쓰고 구글 서비스를 탑재하며 글로벌 시장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아너(룽야오)는 미국의 기술 제재전까지만 해도 화웨이 그룹내 평범한 사양의 스마트폰 사업 부문이었으나 퀄컴 칩 및 구글 서비스 탑재 중단 등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격화하면서 화웨이 그룹에서 독립했고, 곧바로 선전시 자본이 유입되면서 첨단 로봇 기술 기업으로 빠르게 변신중이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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