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선박 발포·나포” 트럼프 초강수…휴전 종료 앞 협상-확전 갈림길[1일1트]
2026.04.20 07:31
‘이란 인프라 파괴’ 재차 거론…이슬라마바드 협상 성사 여부 주목
휴전 연장 가능성도…美유엔대사 “트럼프가 결정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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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을 듣고 있다.[연합외신]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 종료를 이틀 앞둔 19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 화물선에 발포하고 나포하는 강수를 두며 압박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렸다. 협상 모멘텀 유지와 확전이라는 중대 기로에 놓인 이란과의 막판 담판을 앞두고 군사적 카드까지 꺼내든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만만 일대에서 해상봉쇄를 뚫으려던 이란 화물선을 저지하고 미국이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관실에 구멍을 냈다”고 언급하며 실제 발포와 나포가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이란 해상봉쇄를 개시한 이후 무력을 동원해 이란 선박을 저지한 사례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경고 방송 등으로 여러 선박을 돌려보냈지만, 무력 사용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발포를 휴전 위반이라고 비판하며 강경 대응을 경고하고 있다. 그는 협상단을 파키스탄에 파견하면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란 인프라를 타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트럼프 트루스소셜 갈무리] |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압박도 동시에 강화했다. 그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제안을 했으며 받아들이길 바란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교량을 순식간에, 손쉽게 무너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협상이 결렬될 경우 “더 이상 착한 사람 행세를 하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이 같은 인프라 공격 발언에 대해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ABC 방송 인터뷰에서 “교량과 발전소는 민간과 군사 목적이 결합된 이중용도 시설”이라며 “이러한 인프라에 대한 공격은 전쟁범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17일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휴전 발효,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 발표 등을 통해 종전 협상의 실마리를 찾는 듯했지만, 이후 상황은 다시 꼬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상봉쇄를 유지하자 이란은 이를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고 호르무즈 봉쇄를 재개했다.
이 과정에서 해협을 통과하려던 인도 선박들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해군의 공격을 받고 회항하는 일도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발포한 것은 휴전 합의에 대한 완전한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돌렸다.
양측이 서로를 향해 ‘휴전 위반’이라고 비난하는 가운데, 협상 환경은 더욱 불안정해지고 있다. 미국이 이란 인프라 공격을 실제로 감행할 경우, 8주 차에 접어든 전쟁이 전면 확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란 역시 맞대응 카드가 있다. 걸프 산유국의 핵심 석유 인프라를 겨냥한 보복 공격과 함께,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를 활용해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호르무즈에 이어 또 다른 글로벌 해상 수송로까지 막힐 경우 에너지 시장 충격은 불가피하다.
현재 국제사회의 시선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2차 협상에 쏠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협상단이 20일 저녁 현지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란은 대표단 파견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이란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명분으로 압박을 이어가다 기습적으로 군사 행동을 재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이란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가 협상이 아닌 전쟁 재개에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쟁점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농축우라늄 처리 문제다. 미국은 해상봉쇄의 효과를 확인한 만큼 이를 지렛대로 핵 포기까지 끌어내려 하고 있고, 이란은 봉쇄 해제와 협상 재개를 맞바꾸려 하며 맞서고 있다.
이처럼 난제가 얽혀 있는 상황에서 단기간 내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휴전이 끝나고 새로운 전쟁이 벌어지는 것을 원하는 이는 없다”며 휴전 연장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 역시 휴전 연장 여부와 관련해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면서도 “궁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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