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개 구매 가능" 종량제 봉투 대란 한달째 지속
2026.04.19 19:09
매일 판매량 점검해 배분 등 대응
중동전쟁 영향으로 지난달부터 시작된 '종량제 봉투 대란'이 정부·지자체의 만류에도 사그라들지 못하고 있다. 봉투 원료인 나프타 수급 안정과 함께 생산·유통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일부 동네 마트·편의점에서 당장 봉투를 구하는 것이 여전히 어렵기 때문이다.
지자체 만류에도 봉투 사재기 여전
개인이 사재기 등으로 종량제 봉투를 비축할 필요가 없다는 만류에도 불안감이 가라앉지 않으며 '체감 물량'은 계속해서 부족 사태를 맞고 있다.
1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현 시점 종량제 봉투 여유분은 각 자치구별로 3∼4개월 분량에 달한다. 지난달 '대란' 우려가 나오며 1주일 만에 일부 자치구에서 판매량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사재기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통상적인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중동발 고유가·고물가 이중고에 대응해 지난달부터 '비상경제대책회의' 수준으로 단계를 격상하고 지원에 나서고 있다. 생산·유통 전반을 점검하고 수급 안정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각 자치구에서도 사재기의 불필요성과 수급 안정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조례상 봉투값 인상 계획도 없고 물량 역시 충분하다는 것이 공통된 설명이다. 관악구는 시·구 공동협력 사업으로 종량제 봉투 제작 지원 사업의 추진 재원을 마련했다.
은평구는 생산·유통 업체 및 관계자에게 기존 계약 물량의 조기 납품을 요청하는 등 공급 상황을 지속 점검하고 있다. 금천구는 직원들이 전화·방문을 통해 판매소 재고와 판매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재고가 부족하거나 품절된 판매소에는 판매대행업체와 협력해 물량을 탄력적으로 배분하고 있다.
마포구는 제작업체에 수요량이 많은 10ℓ와 20ℓ 규격 위주로 제작을 요청하고 판매량과 재고 현황을 일 단위로 점검 중이다. 동작구는 상반기 물량 770만 매를 확보해 최소 4개월 이상 물량을 갖춘 상태다.
다만 '사재기 우려'가 커지는 만큼 인당 판매 수량을 최대 5매로 권고하는 등 제한도 두고 있다. 이전 팬데믹 시기 '마스크 대란'과 같이 체감 물량은 불가피하게 적게 느껴진다는 분위기다.
현장에선 "체감 물량 부족" 호소
은평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씨(63)는 "주변 편의점 대부분이 현재 종량제 봉투 재고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입고 요청 이후 다음주 정도면 판매가 가능할 것 같지만 확실한 공지나 안내는 우리도 알 수 없어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초구에서 요식업을 운영하는 박씨(37)는 "마트에서 종량제 봉투를 사서 쓰레기를 버리고 있는데 여전히 5매 이상 구매가 어렵다"며 "소형 점포의 경우 어느 날 봉투를 못 사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배출자 부담 원칙'에 따라 일반쓰레기를 반드시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도록 제도를 도입했다. 중동 사태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수급 불안과 함께 올해부터 시행된 직매립 금지로 '봉투값 인상'에 대한 불안이 더 커지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종량제 제도 자체를 개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쓰레기는 '생산자 책임' 기반으로 회수·처리를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배출자가 봉투값을 부담하는 방식으로는 쓰레기를 줄이기도 어렵고 오히려 봉투로 인한 폐비닐 쓰레기를 늘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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