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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K-콘텐츠의 힘…1분기 넷플릭스 실적 이끌었다

2026.04.19 16:37

BTS 라이브·드라마 흥행 아태지역 성장 견인
콘텐츠·플랫폼 시너지…K-콘텐츠 영향력 확대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달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를 기념해 무료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을 열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와 K-콘텐츠가 상호 시너지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유통망을 가진 플랫폼과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이 맞물리면서 단순한 흥행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파급력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19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매출 122억4976만달러(약 17조9802억원), 주당순이익(EPS) 1.23달러(약 1805원)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넷플릭스는 주주서한에서 지난달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 컴백 라이브를 언급하며 K-콘텐츠와 라이브 이벤트가 실적 성장의 한 축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BTS 컴백 쇼케이스는 1840만명의 글로벌 시청자를 끌어모았으며 80개국 이상에서 주간 톱10, 24개국에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외신들도 이 같은 흐름에 주목했다. 글로벌 투자 분석 매체 인베스팅닷컴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번 분기 관전 포인트로 BTS 콘서트 라이브 중계와 한국 드라마 흥행을 거론했다. 일본 닛케이 아시아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1분기 수익 증가를 주도했다”며 “이는 BTS와 야구 콘텐츠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K-콘텐츠의 영향력은 실제 이용자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미국 테크·미디어 전문 뉴스레터 로패스(Lowpass)의 창간 3주년 기념 리포트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전 세계 넷플릭스 구독자들이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시청한 시간은 510억시간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오징어 게임’ 등 일부 작품의 흥행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장르와 작품으로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리포트는 한국 콘텐츠 소비가 확산된 배경에 넷플릭스의 플랫폼 구조가 영향을 미쳤다고 짚었다. 드라마피버, 비키, K드라마 등 기존 K-드라마 전문 플랫폼이 특정 팬층을 중심으로 이용자를 확보했던 것과 달리, 넷플릭스는 이미 확보된 전 세계 구독자를 기반으로 한국 콘텐츠 확산에 유리한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여기에 다국어 더빙·자막 시스템으로 언어 장벽을 낮추고,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한국 콘텐츠를 접하지 않았던 시청자들에게까지 작품을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며 글로벌 시청층을 빠르게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넷플릭스의 지속적인 투자가 더해지며 제작과 유통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넷플릭스는 2021년 한국 콘텐츠에 약 5억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2023년 추가로 25억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관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를 기념해 무료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을 연 지난달 21일 서울 명동거리의 미디어폴에 BTS와 팬클럽 아미 환영 메시지가 송출되고 있다. 연합뉴스


K-콘텐츠 시청 경험은 관광, 소비, 투자 등 연관 산업으로 이어지며 경제 전반에 파급 효과를 낳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외래 관광객이 한국 방문에 흥미를 갖게 된 계기 1위는 ‘한류 콘텐츠 시청’(39%)으로 나타났다. 콘텐츠가 단순한 관심을 넘어 실제 방문을 이끄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일례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배경이 된 서울은 콘텐츠 공개 직후 7월 한 달간 외국인 관광객 수가 136만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K팝 댄스 클래스와 한복 체험 등 관광 상품 예약도 단기간에 30~40% 이상 증가하는 등 체험형 소비로 확장됐다.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공개 이후인 지난해 7월 작품의 촬영지인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76%까지 증가했고, 콘텐츠 인기를 바탕으로 제주-가오슝 직항 노선도 재개됐다.

K-콘텐츠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 이후 한국 문화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평가가 높아지며, 콘텐츠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벤처캐피털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벤처 투자 플랫폼 ‘더브이씨(The VC)’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콘텐츠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전월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190억원을 기록했으며, VC 포트폴리오 내 콘텐츠 분야 비중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K-콘텐츠의 영향력은 소비재 수출과 생산, 고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게임·영화·음악 등 K-콘텐츠 수출이 늘어날 때 화장품·가공식품 등 소비재 수출이 평균 1.8배 동반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K-콘텐츠 수출 1억달러당 생산유발효과는 5억1000만달러, 취업 유발 효과는 2892명으로 추정된다.

김용희 선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넷플릭스라는 거대한 글로벌 인프라를 만난 K-콘텐츠는 이제 전 세계인의 일상과 소비를 한국으로 끌어당기는 매개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K-컬처가 국가 브랜드 제고와 내수 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만큼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국내 산업군도 국내에서 벗어나 글로벌 효과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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