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변경 숨긴채 사망보험금 청구... ‘계약해지 무효’ 뒤집은 대법
2026.04.19 12:55
보험 가입자가 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직업으로 변경한 사실을 숨긴 채 사망 보험금을 청구했다면, 유족이 보험금을 청구한 시점을 보험사가 ‘통지의무 위반 사실을 안 날’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A씨 유족이 B보험회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4년 5월 B사와 상해 사망 시 법정 상속인에게 1억5000만원을 지급하는 보험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A씨의 직업은 ‘아파트 경비원’이었다.
그런데 A씨는 이후 직업을 ‘선박기관장’으로 바꿨음에도 이를 보험사에 알리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22년 4월 7일 대만 해상에서 A씨가 탑승했던 선박이 조난당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그는 다음 날 사망한 채 발견됐다.
유족들은 같은 해 6월 3일 B사에 사망 보험금을 청구하면서 사망 원인을 ‘선박 조난으로 인한 익사’로 기재했다. 다만 A씨 직업이 바뀐 사실은 숨긴 채 ‘직무 외 1회성 선박 탑승’이었다고 주장했다.
보험 약관과 상법 652조 1항에 따르면, 보험 기간 중 피보험자가 사고 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되거나 증가한 사실을 알게 된 때에는 지체 없이 보험자에게 통지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보험사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선박 승무원 등 직무상 선박에 탑승 중 발생한 사고도 보험금 지급 면책 사유에 해당한다.
B사는 자체 조사를 통해 A씨가 선원으로 근무하다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후 보험금 청구일로부터 40일이 지난 7월 13일 ‘직업 변경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유족들에게 보험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B사가 통지의무 위반 사실을 안 날로부터 1개월이 지나 계약을 해지했으므로 해지권 행사는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유족들 손을 들어줬다. 원심은 “B사는 유족들이 구체적인 사망 사유를 기재해 이 사건 보험금을 청구한 2022년 6월 3일경 망인의 통지의무 위반 사실을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B사는 그로부터 제척 기간 1개월이 경과한 후인 2022년 7월 13일에 이르러서야 보험 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므로 B사의 해지권 행사는 제척 기간의 도과로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B사가 유족들에게 총 1억50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유족들은 ‘망인이 대만 해상에서 선박의 조난으로 익사했다’는 취지의 보험금 청구서를 제출하면서 망인의 ‘직무 외 1회성 선박 탑승’을 주장했으므로 B사로서는 망인의 직업이 보험계약 체결 당시의 ‘경비원’에서 ‘선박기관장’으로 변경된 사실조차 쉽사리 알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B사가 보험금 청구서를 접수받았다는 사정만으로 그 즉시 망인의 직업 변경 통지의무 위반이 있음을 알게 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파기환송심에서 B사의 보험계약 해지가 적법하다고 인정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족들의 보험금 지급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대만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