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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의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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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바람이 무섭다…17.1% '폭군의 셰프' 꺾고 역주행→백상 접수한 韓 드라마 ('은중과 상연')

2026.04.18 18:01

[TV리포트=허장원 기자]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한 한국 드라마가 뒤늦게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공개 당시에는 높은 화제성과 시청 순위로 주목받았던 작품이 시간이 흐른 뒤 시상식 후보 발표를 통해 작품성까지 인정받으며 존재감을 확대했다.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가 최고 17.1% 시청률로 화제를 모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이 백상예술대상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기록하며 중심에 섰다.

6개 부문 노미네이트…균형 잡힌 경쟁력 입증

제62회 백상예술대상 사무국은 지난 13일 방송 부문 후보를 공개했다. 심사 대상은 지난해 4월 1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OTT를 통해 공개된 콘텐츠였다. 이 가운데 '은중과 상연'은 작품상, 연출상, 극본상, 예술상, 여자 최우수 연기상, 조연상까지 총 6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JTBC '미지의 서울'과 함께 최다 노미네이트를 기록한 결과였다. 특정 영역에 치우치지 않고 연출, 대본, 촬영, 연기, 작품 전반까지 고르게 평가받았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혔다. 조영민 감독은 연출상 후보로, 송혜진 작가는 극본상 후보로 지명됐으며, 엄성탁 촬영감독 역시 예술상 후보에 포함됐다. 김고은과 박지현은 여자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고, 김건우도 조연상 후보에 포함되며 작품 전반의 완성도를 입증했다.

▲관계의 균열을 파고든 서사…감정 중심 드라마의 힘

'은중과 상연'은 강한 사건이나 자극적인 설정에 의존하지 않는 방식으로 서사를 전개한 작품이다. 대신 인물 간 관계의 변화와 감정의 축적에 초점을 맞췄다. 10대 시절 처음 만난 두 인물이 40대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서로를 향한 감정이 복합적으로 쌓였다. 애정과 동경, 질투와 갈등이 교차하며 관계는 점차 복잡해졌다.

은중은 가난한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사랑 속에서 자란 인물로 설정됐고, 상연은 유복한 배경과 달리 내면에 깊은 상처를 지닌 인물로 그려졌다. 두 사람은 가까워졌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하며 관계의 균열을 드러냈다. 이후 상연이 40대라는 나이에 조력 사망을 선택하면서 극의 방향은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 이 작품은 사건의 강도보다 감정의 깊이를 중심으로 서사를 구성하며 차별화를 이뤘다.

▲제작진과 배우의 시너지…섬세함으로 완성된 작품성

작품의 완성도는 제작진과 배우들의 호흡에서 비롯됐다.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사랑의 이해' 등을 통해 감정 묘사에 강점을 보였던 조영민 감독과 송혜진 작가가 다시 협업하며 드라마의 정서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김고은과 박지현의 연기가 더해지며 이야기의 중심축이 형성됐다. 두 배우는 친구이자 경쟁자, 동시에 상처를 공유하는 관계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김고은은 제작발표회에서 "처음에는 '너무 잔잔한가?'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 깊이와 서사가 쌓이는 과정이 마음을 참 많이 움직였다"고 밝혔다. 이어 조력 사망 장면에 대해 "이 부분이 제 '눈물 버튼'(매번 울게 만드는 대목) 같다"며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한 사람을 보내줘야 할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를 가장 많이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배우의 감정 이입 과정이 작품의 깊이를 더한 요소로 작용했다. '은중과 상연'은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화제성 넘어 작품성까지…시간이 증명한 가치

이번 후보 발표는 단순한 인기의 연장이 아닌 재평가의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은중과 상연'은 공개 당시 넷플릭스 1위를 기록하며 대중적 관심을 끌었고, 이후 시간이 흐른 뒤에도 다시 언급되며 평가가 이어졌다. 시청 당시에는 잔잔한 전개로 호불호가 갈렸던 부분이 오히려 장점으로 재조명되며 작품의 깊이가 부각됐다.

특히 OTT 콘텐츠 특성상 공개 이후 빠르게 소비되는 경향이 강한 상황에서, 시간이 지나 다시 평가받았다는 점은 이례적인 흐름으로 해석된다. 이는 단순한 시청 수치를 넘어 콘텐츠의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볼 수 있다.

결국 이번 결과는 대중성과 작품성이 반드시 상충되는 요소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다. 강한 자극이나 빠른 전개 없이도 깊이 있는 서사로 시청자의 기억에 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은중과 상연'은 공개 당시의 화제성에 그치지 않고 시간이 흐른 뒤에도 의미를 확장하며 또 한 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청률과 화제성 중심의 경쟁 구도 속에서, 오래 남는 이야기의 힘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 사례로 남게 됐다.

허장원 기자 / 사진= Netflix, 채널 'Netflix Korea 넷플릭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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