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3만명 해고했더니 주가 폭등?”…직원들 피눈물 날 때 주주들은 환호했다, 무슨 일?
2026.04.19 07:41
AI 비용 부담에 美 구조조정 확산
팬데믹 과잉채용 정상화 본격화
대졸 고용 안정 프리미엄 ‘흔들’
최근 WSJ 보도에 따르면 스냅은 전체 직원의 16%를, 블록은 무려 40%를 해고했다. 오라클 역시 수천 명을 내보냈으며 아마존은 최근 수개월 동안 약 3만 명을 감원했다. 과거 같으면 심각한 경영 위기 신호로 해석됐을 이러한 대규모 인력 감축이 최근에는 오히려 투자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주가가 23%나 하락했던 스냅은 1000명 규모의 감원 계획을 발표한 직후 주가가 8% 급등했다. 올해 초 주가가 16% 빠졌던 블록 역시 2월 말 전체 직원의 절반에 가까운 4000명 감원을 단행하자 낙폭을 모두 만회하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심지어 아므리타 아후자 블록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인터뷰를 통해 다른 기업 경영진들로부터 대규모 감원을 어떻게 따라 할 수 있는지 벤치마킹 문의가 쇄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WSJ는 이러한 흐름이 미국 기업들이 화이트칼라 인력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 변화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한때 우수한 지식 노동자를 유치하기 위해 파격적인 연봉과 복지를 제공하던 기업들이 이제는 비대한 조직 규모가 오히려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린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벤처캐피털 샤인캐피털의 모 코이프먼 창업자는 “대부분 기업은 언제든 인력의 30~50%를 줄여도 실적 차이가 거의 없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작금의 감원 사태가 단순히 인공지능(AI)이 사람의 일자리를 즉각적으로 대체했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기업들은 AI 기술 자체보다 이를 구축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을 더 큰 압박 요인으로 꼽는다. 특히 IT 기업들의 경우, 팬데믹 기간 동안 단행했던 과잉 채용을 이제야 정상화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WSJ는 설명했다. 베스 스타인버그 전 인사담당 임원은 일부 기업이 대규모 감원으로 시장의 찬사를 받게 되면 다른 기업들 역시 “우리도 대규모 해고를 해야 한다”고 따라 나서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경영 트렌드 변화는 곧바로 대졸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으로 직결되고 있다. 경제학자 개드 레바논이 미 노동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12개월간 34세 이하 4년제 대졸자의 실업률은 2년제 전문학위 소지자의 실업률(4.1%)을 따라잡았으며 오히려 이를 웃도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그는 “학사 학위가 주던 고용 안정 프리미엄이 적어도 지금은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기술 업계 현장에도 불안감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IBM 수석 엔지니어 출신으로 최근 AI 에이전트 관리 스타트업을 창업한 마이클 막시밀리언은 대기업 직원들로부터 채용 문의를 매일같이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앤스로픽의 클로드나 오픈AI의 코덱스 같은 AI 코딩 도구들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올해 말까지 상당수의 기술 기업이 인력의 20~50%를 감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소나의 타리크 쇼캇 최고경영자(CEO)는 AI가 최근 벌어지는 40% 안팎의 대규모 감원 사태를 온전히 설명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AI가 업무 시간을 단축해 주는 것은 사실이나, 오류를 바로잡고 복잡한 데이터를 해석하는 데는 여전히 사람의 개입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WSJ는 기술 업계에서 시작된 이 매서운 해고 칼바람이 물류 및 창고업 등 팬데믹 시기 인력을 대거 확충했던 다른 산업군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러한 대규모 감원 사태가 지속될 경우 향후 미국 선거를 앞두고 핵심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내다봤다.
“기업들이 당신을 속이고 있다” 올트먼이 밝힌 ‘AI 핑계’ 해고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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