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억원 버는 40대 맞벌이 가계부 '적자'인 까닭 [재테크 Lab]
2026.04.18 20:31
재테크 사기 당했던 남편
아파트 대출 만기도 10년
연소득은 1억원에 육박해도
매달 138만원 적자 내여기 재테크를 금기시하는 부부가 있다. 7년 전 겪은 투자 사기의 아픈 기억 탓이었는데, 문제가 많았다. 늘어나는 자녀 교육비와 무거운 대출 원리금을 상여금으로 아슬아슬하게 메우고 있지만, 월급만으론 감당하는 게 역부족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부부의 사연을 들어봤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기원씨가 재테크 사기를 당해 큰돈을 날린 것이 화근이었다. "몇개월만 돈을 넣어두면 2배 수익률을 보장해주겠다"는 말에 솔깃해 3000만원을 사기꾼의 계좌에 넣었다. 처음엔 한달에 20만~30만원씩 기원씨 계좌로 돈이 들어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건 실제 수익이 아니었다. 기원씨로부터 돈을 더 뜯어내기 위한 미끼였다.
욕심이 난 기원씨는 점점 투자 규모를 늘렸지만 사기꾼은 정확히 반년 만에 종적을 감췄다. 그렇게 기원씨는 총 5000만원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그 사건 이후 기원씨와 은혜씨 사이에서 '투자'란 단어는 금기어가 됐다.
문제는 또 있었다. 빚지는 것을 극도로 꺼렸던 부부는 아파트를 구매할 때 대출 만기를 10년으로 짧게 설정했다. 그만큼 매월 갚아야 할 원리금이 적지 않은데, 그 와중에 사기를 당해 거액을 잃으니 재정 상황이 급속도로 나빠졌다. 여기에 15세, 14세 두 자녀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학원비까지 치솟았고, 가계부의 마이너스 곡선도 점점 깊어져만 갔다.
현재 부부는 1년에 몇번 나오는 상여금을 통장에 넣어두고, 매월 야금야금 빼서 쓰는 식으로 적자 생활을 버티고 있다. 하지만 지출이 계속 늘어나기만 해 한계가 올 것이 분명했다. 이대론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 부부는 필자에게 찾아와 재무 상담을 요청했다.
정기지출로는 공과금 22만원, 식비ㆍ생활비 130만원, 통신비 36만원, 유류비ㆍ교통비 50만원, 보험료 96만원, 부부 용돈 100만원, 자녀 용돈 15만원, 양가 부모님 용돈 40만원, 자녀 교육비 190만원, 주택담보대출 상환 144만원, 모임회비 15만원, 세탁비 10만원, 기타 비용 10만원 등 858만원이다.
1년에 걸쳐 쓰는 비정기지출은 경조사비(150만원), 명절비(100만원), 자동차 관련 비용(150만원), 미용비(150만원), 의류비(100만원), 휴가비(200만원) 등 850만원이다. 월평균 70만원씩 쓰는 셈이다. 금융성 상품은 없다.
이렇게 부부는 한달에 928만원을 쓰고 138만원씩 적자를 보고 있다. 소득을 넘어선 지출은 1년에 걸쳐 받는 상여금으로 그때그때 해결해 왔다. 부부는 자가 아파트(시세 4억원)에 살고 있고, 갚아야 할 주택담보대출금이 1억원가량 남은 상태다.
부부의 가계부는 언뜻 봐도 문제가 심각했다. 월 소득이 790만원으로 적지 않은데도 100만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하는 건 이상한 일이었다. 정기적인 소득 범위 안에서 생활하지 못하고 부족분을 상여금으로 메우는 돌려막기식 소비가 고착화한 것도 문제였다.
재무적 유연성도 거의 없었다. 소득의 40% 이상이 주택담보대출 상환(144만원)과 자녀 교육비(190만원)라는 거대한 고정 지출에 묶여 있었다. 과거 투자 사기의 트라우마로 재테크를 하지 않아온 점도 고민거리였다.
시간이 별로 없는 관계로 상담 1회차엔 2개 지출만 가볍게 줄였다. 먼저 36만원씩 발생하는 통신비를 점검했다. 부부는 8만원가량 발생하는 이동통신사 요금제를 쓰고 있다. 결합 할인을 받기 위해 고가 요금제를 쓰고 있는데, 확인해보니 계산에 착오가 있었는지 결합 할인은 해지된 지 오래였다.
부부 용돈(100만원)도 줄였다. 식비와 외식 비중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는데, 부부는 외식 횟수를 줄이고 구내식당 이용 비중을 늘리는 등 계획적인 지출을 통해 용돈을 100만원에서 60만원으로 40만원까지 절감하기로 약속했다.
이렇게 부부는 총 56만원을 절약했고, 적자 규모도 138만원에서 82만원으로 줄였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부부는 어디서 허리띠를 더 졸라맬 수 있을까. 2편에서 자세히 이야기하겠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상여금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