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창 띄웠다 ‘취소’…5월 뉴욕 왕복 유류비 112만원에 “올해 휴가 포기”
2026.04.18 10:00
온라인 커뮤니티서 “해외여행 무리” 하소연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중동발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오는 5월 발권하는 항공권 유류할증료가 현행 체계 도입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선과 국제선 할증료가 동시에 급등하면서 가정의 달 황금연휴를 앞둔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비행기표 무서워 여행 못 가겠다”는 비명이 쏟아지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인상안을 확정 공지했다.
지난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현행 거리비례제 체계상 사상 초유의 최고 단계인 ‘33단계’로 책정했다. 5월 적용 단계는 이달 18단계에서 한 달 만에 무려 15단계가 수직 상승한 수치다. 2016년 거리비례제 도입 이래 월간 최대 상승폭이자, 최고 단계인 33단계가 적용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최고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인 2022년 7~8월의 22단계였다.
대한항공은 이달 편도 기준 최소 4만2000원에서 최대 30만3000원을 부과했지만, 내달에는 최소 7만5000원에서 56만4000원으로 올린다. 노선별로 보면 방콕·싱가포르 등 중거리 노선은 12만3000원에서 25만3500원으로 106%, 뉴욕·토론토 등 장거리 노선은 30만3000원에서 56만4000원으로 86% 이상 뛰었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 미주 노선을 왕복으로 예매할 경우 순수 운임을 제외한 유류할증료만 1인당 112만8800원의 금액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불과 두 달 전인 지난 3월 왕복 비용인 약 19만8000원과 비교하면 5.7배에 달하는 폭등세다. 아시아나항공도 33단계를 적용해 편도 기준 8만5400원에서 47만6200원을 부과한다. 전월 대비 최소 105.8%에서 최대 151.6% 인상된 수치다.
수요가 집중되는 일본·동남아 노선도 예외가 없다. 이달 기준으로 일본·중국 등 단거리는 편도 4~6만원대, 동남아는 10~15만원대였는데, 5월 33단계 적용으로 해당 금액이 두 배 안팎으로 급증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주요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전월 대비 최대 85% 이상 인상했다.
진에어의 경우 인천~방콕·나트랑 등 인기 노선(1800~2399마일)의 할증료를 이달 63달러에서 5월 117달러(약 17만3000원)로 85.7% 올렸다. 왕복 시 유류비만 34만원이 넘는다. 제주항공 역시 방콕·괌 노선 할증료를 107달러로 책정하며 ‘유류비 100달러 시대’를 열었다.
다만 항공사별 노선 분류 체계에 따라 실제 부과액은 미세한 차이를 보였다. 진에어는 마일리지 구간을 촘촘히 나눠 인천~후쿠오카 등 초단거리 노선에 42달러를 부과하는 반면, 제주항공은 해당 노선에 52달러를 책정했다. 반면 장거리인 푸껫 노선은 진에어가 140달러(약 20만7000원)를 부과해 제주항공의 최장거리 노선(126달러)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항공사들이 유류할증료 인상 배경에는 이란발 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이 있다.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인 싱가포르 항공유(MOPS) 평균 가격이 갤런당 511.21센트(배럴당 214.71달러)를 기록하며 최고 단계 기준선(470센트 이상)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국제선과 더불어 국내선 상황도 동일하다. 이미 발표된 5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편도 기준 3만4100원으로 책정됐다. 전월(7700원) 대비 4.4배 급등한 수치로, 사실상 5월에 발권하는 모든 노선의 항공권이 ‘유류비 폭탄’을 맞게 된 셈이다.
이에 내달 황금연휴를 앞두고 여행을 계획하던 소비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 등에는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오른다”, “올해 여행은 반 포기 상태”라는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SNS에서도 “미리 결제해놓은 것 외에는 엄두가 안 난다”, “해외여행은 이제 심사숙고해야 할 영역”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유가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란이 거의 모든 것에 동의했다.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전쟁 종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그는 “협상이 타결되면 유가와 물가가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것”이라면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전투가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미·이란 간 실질적인 협상 진전이 보이지 못하는 한 6월 할증료 역시 현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에 고환율이 겹치면서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이 한계치에 다다랐다”며 “비수기인 3~4월 수익을 만회해야 할 5월에 유류할증료가 급등하면서 항공기를 띄울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비행기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