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내조했더니 재산 내놔라"…임의후견 동원한 전처 자식들 어떻게 하나요? [양친소]
2026.04.18 10:43
|
저는 20대 초반에 결혼을 했다가 1년도 못살고 이혼을 했습니다. 그렇게 십여년을 혼자 지내다 15살 연상의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아내와 사별하고 두 자녀를 키우고 있었는데요. 저희는 서로 의지하며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사춘기 자녀들의 반대로 결혼식도 못하고 혼인신고도 못했지만 저는 열심히 남편을 내조했습니다. 그렇게 30년이 지났고, 제 나이 예순셋, 남편의 나이가 여든이 다되어 갑니다.
30년 동안 남편의 사업은 번창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나이가 들면서 병원 출입이 잦았고 지난해엔 암 수술까지 받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남편의 병간호를 극진히 했습니다. 저를 늘 딱하게 여기던 남편은 자신이 먼저 죽으면 제가 법률상 배우자가 아니어서 상속도 받지 못한다며 제게 집 한 채를 마련해 줬습니다.
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자녀들은 펄쩍 뛰면서 마치 제가 정신이 온전치 못한 아버지를 속여서 재산을 빼돌리기도 한 양 저에게 매일 전화해서 비난하고 재산을 돌려달라고 합니다. 심지어 제가 외출한 사이, 남편을 데리고 변호사사무실에 가서 임의후견 계약을 하고 공증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남편은 몸이 좀 약해졌을 뿐, 아직 정신이 온전하고 판단도 명확합니다. 그러면서 남편이 제게 준 아파트도 다시 되돌려달라며 저에게 엄포를 놓는데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성년후견인 제도는 무엇인가요?
△유은이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후견제도는 피후견인(후견 대상자)의 정신적 능력의 정도와 후견의 범위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뉩니다. 먼저, 피후견인의 판단능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일상적인 사무처리조차 어려운 경우에는 재산의 관리와 신상결정 등에 관한 성년후견이 개시되며, 피후견인 본인은 제한적으로만 자신의 신상결정을 하게 됩니다. 이에 비하여 피후견인에게 비교적 판단능력이 일부 남아 있어 특정 범위의 사무에 대해서는 스스로 처리할 수 있지만 나머지 영역에 관해서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한정후견이 이루어집니다. 마지막으로 특정한 사무에 대해서만 일시적 또는 부분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한정후견보다 더 좁은 범위로 특정후견에 관한 제도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사연에서 언급된 임의후견 제도는 무엇인까요?
△유은이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법원이 후견의 범위와 후견인 등을 결정하는 것과 다르게 사연에서 언급된 임의후견 제도는, 피후견인의 의사에 따라 후견을 준비하는 제도입니다. 즉, 임의후견이란 피후견인이 사무처리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 있거나 장래에 이러한 능력이 저하될 상황에 대비해 누구를 후견인으로 지정할지, 그리고 어떤 권한을 맡길지를 후견인이 될 사람과 자유로운 계약(임의후견계약)을 통해 미리 정해두는 것입니다. 반면, 성년후견·한정후견·특정후견은 이미 판단능력이 저하된 이후에 가정법원의 심판을 통해 개시되는 ‘법정후견’입니다.
정리하면, 법정후견은 법원이 후견이 필요한 자에 대해 사후적으로 개입해 후견을 시작하는 제도이고, 임의후견은 본인이 미리 선택하고 계약으로 준비하는 후견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 후견인은 어떤 사람으로 정하게 되나요?
△유은이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후견인은 원칙적으로 피후견인과 정서적으로 가깝고, 그의 의사와 생활을 가장 잘 이해하며 성실하게 보호할 수 있는 사람이 적합합니다. 그러나 법정후견인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후견인을 특정인으로 정하기 어려운 경우(가령 피후견인의 가족들 사이에 후견인 지정에 관한 다툼이 있는 경우)에 법원은 제3자인 전문 후견인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임의후견의 경우 피후견인이 본인의 판단능력이 충분한 상태에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후견인으로 직접 선택할 수 있으므로,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사람과 임의후견계약을 체결하여 재산의 관리·처분뿐만 아니라 병원 치료, 요양시설 입소 등 신상 보호에 관한 전반적인 사무를 맡길 수 있습니다.
- 사연자의 남편이 자식 때문에 임의후견을 억지로 했다면 취소도 가능한가요?
△유은이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임의후견은 사인 간의 계약이라는 특성상 후견 범위가 다소 자유롭고, 또 후견인이 피후견인의 의사와 달리 계약을 해석하거나 후견인이나 다른 자녀들의 이익을 위해 계약서를 작성해 악용할 우려도 있습니다. 따라서 민법은 제959조의14 제3항에서 가정법원에서 ‘임의후견 감독인’을 선임해야 후견 계약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규정하여 임의후견계약의 악용 가능성으로부터 피후견인을 보호하고 있고, 제959조의18 제2항에서 임의후견 감독인이 선임되기 전에는 당사자가 자유롭게 계약을 종료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사연에서 체결한 후견계약 역시 감독인이 선임되어 피후견인인 사연자의 남편과 후견인 사이의 계약에 대해 검토하여 후견인이 이후 처리하는 사무가 진정으로 남편의 이익을 위한 계약인지 다시 살펴보게 되어 있습니다. 이때 후견계약을 종료할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 계약을 종료할 수도 있습니다.
- 남편이 사연자에게 증여한 집을 자녀들이 소송으로 가져갈 수 있나요?
△유은이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남편이 집을 증여할 당시 온전하지 못한 정신 상태에서 증여하였다면 임의후견인 계약이 체결되고 가정법원에서 감독인을 선임한 이후에 후견인이 증여의 효력을 문제삼으며 증여 취소 내지는 무효 소송을 제기하면서 재산 반환을 청구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사연자의 남편이 제대로 된 의사결정이 가능한 상태라면 이러한 분쟁에 대비하여 증여계약서를 작성해 공증을 받는 방법이 있고, 또 남편의 의사결정능력에 대하여 정신의학 관련 진단서를 미리 발부받아 두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증여의 효력에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해 남편의 사망 이후에 남편의 자식들이 상속분 침해를 주장하며 유류분 반환 청구의 소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소송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