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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이나 걸릴 일이었나…현직 대통령으로 처음 세월호 기억식 참석한 이 대통령 “304개의 꿈 결코 잊히지 않을 것”[신문 1면 사진들]

2026.04.18 07:00

※신문 1면이 그날 신문사의 얼굴이라면, 1면에 게재된 사진은 가장 먼저 바라보게 되는 눈동자가 아닐까요. 1면 사진은 경향신문 기자들과 국내외 통신사 기자들이 취재한 하루 치 사진 대략 3000~4000장 중에 선택된 ‘단 한 장’의 사진입니다. 지난 한 주(월~금)의 1면 사진을 모았습니다.

■ 일단 철수 (4월13일)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이란과의 종전협상 후 귀국하기 위해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최고위급 인사가 47년 만에 마주 앉아 종전을 위한 마라톤협상을 벌였습니다. 지난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전쟁 종식을 위한 회담에 돌입한 미국과 이란 협상 대표단은 다음날 오전 4시 넘어서까지 밤샘 협상을 이어갔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미국 측 협상단을 이끈 JD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핵 개발 의사를 포기하지 않았다”며 회담 결렬을 선언하고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고수한 이란은 “미국이 과도하고 불법적인 요구를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4월13일 월요일자 1면 사진은 이란과 종전 협상을 벌인 뒤 파키스탄을 떠나는 JD 밴스입니다. 정작 미국과 이란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은 사진은 외신을 통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협상 결렬의 의미를 드러내는 미 부통령의 귀국 사진을 썼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세계 경제는 초비상인데, ‘내 말’만 하고 끝나버린 협상이었습니다.

■ 벼랑 끝엔 누가 설까 (4월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취재진에 이란 전쟁 관련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 결렬 뒤 첫 메시지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봉쇄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이란과 대면 종전 협상에서 출구를 찾지 못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맞서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교통을 봉쇄하는 호르무즈 ‘역봉쇄’ 작전에 착수했습니다. 이란은 이런 미국을 향해 “한 번이라도 오판한다면 해협은 죽음의 소용돌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날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봉쇄 발효 시간을 발표한 뒤 “다른 나라들도 이란이 석유를 팔지 못하도록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란과의 휴전은 “잘 유지되고 있다”면서 “이란의 군대는 파괴됐다. 해군 전체가 수중에 가라앉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14일자 1면 사진은 트럼프가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이란 전쟁 관련 상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모습입니다. 자주 나오는 트럼프의 기자브리핑 장면이지만, 전쟁이 길어지고 트럼프의 오락가락 ‘혼란스러운 입’ 때문인지 현장의 사진기자의 앵글도 기괴한 트럼프를 표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완도 순직 소방관 영결식…‘고생하셨습니다’ 마지막 인사 (4월15일)

14일 전남 완도군 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고 박승원 소방경과 노태영 소방교의 영결식에서 동료 소방관들이 슬픔에 잠겨 있다. 순직 소방관들은 지난 12일 완도군 냉동창고 화재에 출동해 인명을 구조한 뒤 내부로 진입했다가 화염에 고립돼 숨졌다. 두 소방관은 대전 현충원 소방관묘역에 안장된다. 연합뉴스


전남 완도군 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고 박승원 소방경과 노태영 소방교의 영결식이 열렸습니다. “나는 아직 보내줄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관속에 있는 아빠도 나의 자랑스러운 아빠야.” 박 소방경의 아들이 이제는 전하지 못할 편지를 떨리는 목소리로 낭독하자, 영결식장은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됐습니다. 지난 12일 완도 냉동창고 화재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향해 아들은 “나의 영웅이자 정말 멋진 남자”라는 말로 마지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이어 “엄마와 두 동생은 내가 잘 챙기겠다”며 “아빠처럼 무슨 일이든 묵묵히 해내는 가장이 될 테니 지켜봐 달라”고 다짐하며 오열했습니다. 박 소방경과 노 소방교는 화재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한 뒤 내부로 재진입했다가 화염에 고립돼 숨졌습니다.

1면 사진은 순직 소방관 영결식에서 동료 소방관들이 슬픔에 잠겨 있는 모습입니다. 추도사가 이어지는 동안 동료들은 눈물을 참으려 입술을 질끈 깨물었습니다. 동고동락한 동료들을 잃은 슬픔을 감히 짐작할 수는 없지만, 공감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사진을 골랐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위험하고 슬픔이 많은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 잘 있나요…눌러쓴 그리움 (4월16일)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4.16생명안전교육원 내 단원고 기억교실을 찾은 한 학생이 방명록에 추모의 글을 남기고 있다. 문재원 기자


세월호 참사 후 열두 번째 봄이 찾아왔습니다. 참사 12주기를 하루 앞둔 경기 안산시 단원고 4.16 기억교실에는 아침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시민들과 학생들은 교실을 둘러보고 책상 위에 놓인 유품을 어루만지며 희생자들을 추모했습니다. 참사에 대한 기억이 없는 어린 학생들은 단원고 희생자들의 책상에 앉아 해설사로 활동하는 유가족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칠판에 설치된 스크린에서는 수학여행지 제주도에 도착했다면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단원고 학생들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 영상으로 펼쳐졌습니다. 어린 학생들은 ‘잊지 않겠다’라는 약속을 방명록에 남겼습니다.

세월호 참사 12주기 당일인 16일자 1면 사진은 단원고 기억교실을 찾은 한 학생이 추모의 글을 남기는 장면입니다. 참사 이후 12년 동안 별로 달라지지 않는 사진을 1면에 쓰고 있습니다. ‘아직도 세월호냐’라고 묻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또 씁니다.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다짐과 약속이 지켜지고 있나?’ 사진은 그런 질문을 품고 있습니다.

■ “304개의 꿈은 결코 잊히지 않을 것” (4월17일)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에 참석해 304명의 희생자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세월호 기억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에 참석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생명과 안전에 관해서는 단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겠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민을 반드시 지켜내는 나라, 국가를 온전히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그런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 놓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약속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세월호가 우리에게 남긴 숙제를 완성하는 길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1면 사진은 이 대통령이 세월호 기억식에서 유가족들과 304명의 희생자들에 대해 묵념을 하는 모습입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추도사를 통해 수많은 생명이 희생될 동안 책임을 다하지 못한 국가의 실패를 사과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재확인했습니다. 이날 이 대통령의 기억식 참석은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입니다. 현직 대통령의 기억식 참석이 12년씩이나 걸릴 일이었나 싶습니다.

지난 3년 간의 연재를 마무리합니다. 독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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