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때도 버텼는데”…전쟁 장기화에 건설업 폐업 신고 속출
2026.04.17 10:15
3월 폐업신고 345건, 전월 대비 5.5%↑
전문공사업 폐업 비율
전월보다 4.2%p 상승
“유동성 지원 방안 마련 시급“
전문공사업 폐업 비율
전월보다 4.2%p 상승
“유동성 지원 방안 마련 시급“
올해 들어 감소하던 건설사 폐업 신고가 지난달 반등했다. 특히 사업 포기, 도산 등 경영 악화로 인한 폐업 사유가 점차 확대되는 모습니다.
국내 중소형 건설사들이 러·우 전쟁에 미·이 전쟁 발발로 인한 글로벌 경제 위기의 직접 영향권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업 폐업 신고는 총 345건으로, 이는 전월 327건 대비 5.5% 증가한 수치다. 이달 들어서도 1~15일까지 폐업 신고 건수는 150건으로 파악됐다.
일반적으로 건설업은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공사 현장이 줄어드는 겨울에 폐업 신고가 가장 많고 기온이 오르는 봄부터 가을까지는 줄어드는 패턴을 보인다. 실제 2024년 1월 417건이던 폐업 신고는 2월 298건, 3월 283건으로 감소했고 작년에도 1월 332건에서 3월엔 291건으로 줄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1월 416건, 2월 327건으로 감소하다 3월에 되레 폐업 신고가 늘었다.
폐업 신고가 늘어난 원인으로는 중동 전쟁이 지목된다. 업계는 건설업 불황에 전쟁까지 겹치면서 건자재 수급이 불안해지자 영세 건설업체 중심으로 폐업이 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폐업 사유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사업 포기’로 88.1%를 차지했다. 회사 도산·실적 저조로 폐업을 선택했다는 비율은 2%에 그쳤다. 당장 상황이 안 좋아 문을 닫는 게 아니라 더 이상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린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 폐업이 이례적으로 3월에 증가세를 보이면서 국내 건설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문을 닫는 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특정 공정을 책임지는 전문공사업체들인 만큼, 전쟁이 더 길어지면 자제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수급까지 어려워지면 도미노 폐업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폐업 신고된 345건 중 295건(KISCON 자료)인 85.5%가 전문건설기업이었다. 전문공사업은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공종별 전문공사를 직접 도급 또는 하도급 받아 시공을 하는 기업이다. 실내 건축 공사, 철근·콘크리트, 도장·방수·석공 등 14개 특정 업종을 맡는다. 전체적인 계획·관리를 하면서 시공하는 업체인 종합공사업보다 상대적으로 기업 규모가 작다. 이들 기업의 폐업 비중은 전월보다 4.2%포인트 상승했다.
한 전문공사업체 관계자는 “국내 원유 공급이 제한돼 자재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공사비용 상승 부담을 감당 못하는 업체가 적지 않다”면서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페인트와 단열재, 혼화제(콘크리트 품질 개선 등에 사용) 등 건설 자재는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폐업한 전문공사 건설사 가운데 페인트·단열재 사용 빈도가 높은 실내건축공사 업종은 42곳(14.2%)으로 파악됐다.
대형 건설사들이 잇달아 공사 현장 차질을 우려하고 있는 점도 소규모 전문건설업체에 영향을 주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레미콘 혼화제, 철골, 후판 등 주요 원자재 공급 지연 발생을 이유로 자재 수급난·공사비 상승·지연 등에 대해 발주처에 공지를 보낸 바 있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쟁 여파로 최소 3개월 이상 공사비가 늘어날 수 있어 건설업체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중소 업체는 협상력이 낮아 비용 상승에 취약한 만큼 낮은 금리로 자금을 융통하거나 공사 대금을 1~2개월 미리 받아 유동성 지원을 해주는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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