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루 1조 손실’ 협박하며 파업 시동거는 삼성전자 노조
2026.04.18 00:11
삼성전자가 노조의 불법 행위를 막아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자 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달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파업으로 하루 1조원 이상, 총 20조~30조원 규모의 생산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적 기록을 경신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시점에 노사가 법적 분쟁과 전면 파업이란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노조의 강경 투쟁 배경엔 경쟁사와의 보상 격차 및 인재 유출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서 올해 1인당 7억원 안팎의 성과급 지급이 예상되자 삼성 내부에서는 불만이 커졌다. 최근 4개월간 200여 명이 경쟁사로 이직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그러나 요구 수준의 적정성과 파업 방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 15%’는 올해 예상 실적으로 추산하면 40조원에 달한다. 작년 삼성전자가 400만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이 11조원이었고, 연간 연구개발 투자비는 38조원이었다. 일시적 호황으로 번 돈을 미래 투자 아닌 당장의 성과급 배분에 쏟아붓는 것이 바람직한가.
반도체 라인은 한 번 멈추면 복구에만 한 달 이상이 걸릴 수 있는 국가 핵심 산업 시설이다. 사측이 메모리 사업부 기준 1인당 평균 5억여 원의 성과급을 제안했는데도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국가 경제를 볼모로 한 과도한 잇속 차리기란 지적이다.
파업에 따른 손실 규모는 보통 사용주 측에서 부풀리며 자중을 당부하는 법인데, 삼성전자는 노조 쪽에서 ‘하루 1조 손실’을 협박 카드로 내걸었다. 엄청난 손실을 피하고 싶으면 요구에 응하라는 것이다. 나라 경제를 떠받드는 반도체 산업에 대해 지원과 응원을 아끼지 않아온 국민들은 배신감마저 느끼게 된다.
지금 삼성전자가 마주한 대외 환경은 엄중하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대만의 TSMC는 압도적 점유율을 바탕으로 4년 연속 영업이익률 40%대를 유지하며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정부의 막대한 지원으로 삼성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미국과 일본마저 자국 반도체 산업 부활을 위해 보조금 전쟁을 벌이는데 우리만 내부 갈등으로 동력을 잃는 것은 치명적이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협박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