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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나가!” 동료들 살리고 순직한 박승원 소방경···완도 저온창고 화재의 마지막 3초

2026.04.17 06:00

16일 오후 전남 완도 저온창고 화재 현장 입구에 두 소방관을 추모하는 국화꽃이 놓여 있다.


지난 12일 오전 9시2분쯤 전남 완도군 한 수산물 저온창고 내부. 내부 수색 중이던 고 박승원 소방경(44)의 눈에 시커먼 농연이 무겁게 가라앉는 모습이 들어왔다. 천장을 타고 불길이 뻗어나가는 이른바 ‘롤오버’의 전조였다. 폭발을 직감한 박 소방경은 팀원들을 향해 “다 나가!” 하고 외쳤다.

밖으로 뛰쳐나간 동료들이 뒤를 돌아봤을 때 그의 모습은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불과 3~5초 뒤 거대 폭발이 일어났다. 박 소방경과 고 노태영 소방교 등 두 대원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16일 완도 저온창고 화재 진화 현장에 있었던 동료 대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창고 내부에서 폭발이 일어나기 직전 박 소방경은 위험함을 알리며 다른 동료들을 대피시켰다.

폭발 직전 창고 내부에 있던 대원들은 박 소방경, 노 소방교 등 총 7명이었다. 이들은 1차 내부 수색을 마친 직후인 오전 8시47분쯤 재차 연기가 포착되자 2차 수색에 나선 참이었다. 한 대원은 “당시 무전기를 소지한 대원이 많지 않아 박 소방경이 육성으로 다급히 여러차례 탈출을 지시했고, 5명의 대원들이 이를 듣고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원들은 박 소방경이 노 소방교를 찾으려다 제때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고있다. 박 소방경을 오래 지켜봤다는 한 대원은 “평소 책임감이 워낙 강했던만큼 마지막 순간에도 동료를 그냥 두고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원은 “가장 먼저 ‘나가라’고 외친 사람이 정작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건, 동료를 챙기려 했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박 소방경과 노 소방교는 화마가 휩쓸고 간 창고 내부에서 오전 10시2분과 11시23분쯤 각각 발견됐다. 출입구에서 5m, 3m 떨어진 지점이었다.

경향신문이 확보한 수산물 저온창고 CCTV 영상 갈무리. 폭발 직전 모습.


특전사 출신인 박 소방경은 2007년 임용된 19년차 베테랑 구조대원이자 세 자녀를 둔 다둥이 아빠였다. 2022년 임용된 3년 차 노 소방교는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었다.

두 소방관이 순직한 화재 현장은 여전히 참혹했다. 대낮이었지만 화마가 휩쓸고 간 창고 내부는 까마득한 어둠이 내려앉아있었다. 불길에 녹아내려 뼈대만 남은 샌드위치 패널이 위태롭게 바람에 흔들렸다. 사고 현장 입구에는 동료들이 두고 간 하얀 국화꽃 수십 송이가 남아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대원은 “대형 화재 때마다 동료를 잃는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며 “두 사람의 안타까운 죽음이 절대 헛되지 않게 해달라”고 말했다.

소방노조는 이번 참사를 ‘예견된 참사’로 규정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현장 진입 판단부터 지휘 체계까지 대응 과정 전반을 면밀히 검토해 명확히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전남소방본부는 “화재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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