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첫 ‘과반 노조’ 출범…“이재용 회장 대화 나서야”
2026.04.17 15:38
“4개월 동안 SK하이닉스로 이직한 조합원이 200명이 넘습니다. 삼성전자가 내년에 세계 1위가 되는 것이 확실한데, 직원 보상은 1등이 아니라면 누가 회사에 남아있겠습니까.”
다음달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가 17일 과반 노조 지위를 공식 선언했다. 삼성전자 내 반도체 사업(DS) 부문이 주축인 초기업노조는 SK하이닉스 등 경쟁사 수준의 보상체계 제도화를 요구해왔다. 사측이 총파업에 법적 제동을 걸고 나선 가운데 노조는 파업 시 회사가 최소 20조원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반 노조를 달성해 근로자 대표 지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출범한 초기업노조의 조합원은 이날까지 7만5000여명으로 과반 기준선인 6만4000명을 넘어섰다. 삼성전자 창사 이래 과반 노조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초기업노조는 오는 23일 대규모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다음달 21일부터 6월7일까지 총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 위원장은 “결의대회에는 3만~4만명의 조합원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8일간 파업할 경우 최소 20조~30조원 규모의 손실이 회사 측에 있을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약 300조원을 기준으로 하루 약 1조원씩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추산이다.
초기업노조는 사측이 우려하는 생산라인 점거 등 위법적인 쟁의행위는 하지 않겠다고도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취재진과 만나 “라인 점거는 불법이다. 그래서 라인을 점거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파업 시 불법행위 가능성을 이유로 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노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노조와의 대화에 나설 것도 요구했다. 최 위원장은 “과거 이 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기를 약속하며 대국민 사과를 했으나 이후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파행적 노사관계의 책임은 이 회장에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노사관계를 위해 이 회장이 직접 나와 우리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를 강력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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