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전
“이러니 1년만에 85% 오를 만하네”…‘금속 비타민’ 인듐[어쩌다 금속 이야기]
2026.04.17 14:58
디스플레이·반도체·광통신까지
‘첨단산업 필수재’ 인듐 수요 급증
중국 수출 통제…미국, 핵심광물 지정
고려아연, 글로벌 공급 11% 담당
‘첨단산업 필수재’ 인듐 수요 급증
중국 수출 통제…미국, 핵심광물 지정
고려아연, 글로벌 공급 11% 담당
인듐은 전기적, 광학적 특성이 뛰어나고 다른 금속에 첨가돼 그 성질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금속 비타민(metal vitamin)’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인듐주석산화물(ITO; Indium-Tin-Oxide)은 터치스크린, 평판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며, 그 외에도 태양광 패널, 반도체 기판, 전기 도금 등 다양한 첨단산업 분야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한국은 글로벌 인듐 공급망을 책임지는 주요 국가입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한국은 2020년 당시 글로벌 정제인듐 생산의 22%를 책임지는 국가로, 세계 2위의 정제인듐 생산국입니다. 우리나라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듐을 생산하는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듐을 생산하는 제련소가 있습니다. 바로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입니다.
손톱으로도 쉽게 긁혀…아연·연 정광에 극소량 함유
인듐은 지각에서 찾기 힘든 희귀한 금속으로, 존재 비율(자연 존재비)이 61번째로 낮으나 산업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1939~1945년)에는 고성능 항공기 엔진 제작에 쓰였습니다. 인듐은 아연·연·동(구리) 정광에서 나오는 미량의 부산물, 특히 아연 정광(불순물 제거 과정)을 제련해 나오는 잔재물에서 주로 회수됩니다.
역사 속 인듐, 아연 광석에서 발견한 ‘쪽빛 선’
1863년 독일 프라이베르크 광산학교에서 화학자 페르디난트 라이히와 히에로니무스 테오도르 리히터가 아연 광석 시료를 조사하던 중 인듐을 발견했습니다. 처음에는 시료에 노란 침전물이 있어 이를 탈륨 황화물이라고 생각했지만, 원자 분광기로 관찰한 결과 스펙트럼선이 탈륨과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쪽빛(인디고, Indigo) 스펙트럼선을 관찰하면서 새로운 광물이라는 점을 포착했고, 라틴어 ‘indicum(밝은 남색)’에서 착안해 인듐(Indium)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라이히와 리히터는 인듐 발견을 함께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리히터가 자신이 인듐 발견자라고 주장했다는 사실을 라이히가 알게 되면서 두 사람의 사이가 틀어지게 됐다고 합니다.첨단산업에 널리 쓰이는 인듐
질화인듐, 인화인듐, 안티모니화인듐은 트랜지스터, 마이크로칩에 내장되는 반도체에 활용됩니다. 인화인듐 기반의 기판은 5G 광통신 네트워크에서 데이터 전송 지연을 줄이고 신호 손실을 최소화하며 속도를 향상하는 데 기여합니다. 인공지능(AI) 확산은 인화인듐 기반의 특수 칩의 수요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의 고유 특성이 중첩과 얽힘을 활용해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복잡한 연산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양자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양자처리장치(QPU) 칩셋의 커넥터를 만드는 데도 인듐이 필요합니다.
인듐은 녹는점이 낮기 때문에 상점과 창고 등의 화재 스프링클러 시스템, 방화문 연결장치, 가용 플러그에도 쓰입니다. 유리에 잘 달라붙는 특성이 있어 고층건물 창문에 거울 같은 마감 효과를 주는 데 사용하며, 용접공 보안경의 보호막에도 이용됩니다.
건축용 유리에 인듐주석산화물을 코팅하면 태양의 유해한 적외선이 실내로 통과하는 것을 막아줍니다. 항공기나 자동차의 앞유리에 코팅하면 유리에 서리가 끼지 않고 김서림도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 있습니다. 마찰계수가 낮기 때문에 포뮬러1 경주용 자동차의 볼 베어링 코팅에도 사용됩니다.
중국 수출통제 이후 인듐 전략적 중요성 거져
USGS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3년 미국의 인듐 수입처와 수입 비중을 한국(29%), 일본(18%), 캐나다(14%), 벨기에(9%)로 집계했습니다. 미국이 자국 내 인듐 수요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공급망 기여도가 가장 컸다는 의미입니다.USGS는 2024년 세계 정제인듐 총생산량은 1080톤이며, 중국 생산량이 760톤으로 ‘최대 생산국’이라고 적시했습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국이 글로벌 정제인듐 생산의 약 70%를 차지하며, 인듐은 아연 제련의 부산물이어서 공급 탄력성이 낮습니다.
지난해 2월 중국 정부는 인듐, 텅스텐, 텔루륨, 비스무트, 몰리브덴 등 5개 핵심 금속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수출허가제)를 발표했습니다. 중국의 수출허가제 도입은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에 따른 대응 조치로 2023년부터 시행한 갈륨, 게르마늄, 안티모니 등 희소금속 수출 제한 조치의 연장선이자, 자원 패권을 활용한 전략적 조치로 풀이됩니다.
미국 정부(내무부)는 60종의 핵심광물을 지정했는데, 이 가운데 인듐이 포함돼 있습니다. 미국 국방물자청(DLA)은 올해 1월 고순도 인듐 잉곳(Ingot)을 최대 1억2500만달러 규모로 조달하는 공고를 내는 등 인듐 물자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올 2월 로테르담 시장에서 거래되는 인듐 가격은 kg당 500~600달러로 2015년 이후 최고 수준이며, 2025년 9월 이후 55% 넘게 상승했습니다. 원자재 시장조사 전문기관 패스트마켓 MB 통계에 따르면 올 3월 인듐 시장 평균가격은 kg당 725달러로 1년 전 평균 392달러 대비 약 85% 올랐습니다.
인듐 공급망 책임지는 ‘키 플레이어’ 한국에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전쟁부·상무부)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통합제련소를 건설하는 ‘크루서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클락스빌 통합제련소는 2029년 상업운전 개시 이후 인듐을 연간 91톤 생산할 계획입니다. 미국의 인듐 시장 규모가 250톤인 점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 시 미국 수요의 약 43%를 클락스빌 통합제련소가 충족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참고 자료>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영국 왕립화학회, 미국 지질조사국, 삼성디스플레이, 고려아연 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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