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항공유 충격에 유럽 항공편 잇딴 감축…"5월 대혼란"
2026.04.17 14:57
일부 저비용항공사는 생존 위협…"5월 초부터 사태 심각" 전망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이란 전쟁의 여파로 항공유(제트유) 부족 사태가 임박했다는 우려가 고조되면서 유럽 주요 항공사들이 실제 항공편을 감축하기 시작했다. 호르무즈 해협 마비 사태가 이어지면 5월 초 유럽 등에서 항공 대란이 시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6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항공유 가격이 폭등하면서 항공사들은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감축하고 연료 효율이 낮은 노후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고 있다.
독일 루프트한자는 자회사 시티라인이 보유한 항공기 27대를 모두 퇴역시킨다고 발표했다. 시티라인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뮌헨을 유럽 각지와 연결하는 노선을 주로 운항하고 있다.
루프트한자는 지난 2024년 이미 단계적 퇴역 계획을 발표했는데, 틸 슈트라이허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의 위기로 인해 이 조치를 앞당겨 시행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인력 감원 조치 역시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루프트한자는 마지막으로 남은 에어버스 A340-600 4대와 보잉 747-400 2대를 오는 10월부로 장거리 기단에서 퇴역시킬 예정이며, 2026~2027년 동계 운항 스케줄에서 본사 소속 항공기 5대를 추가 퇴역시킨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총 감축 규모는 38대에 달한다.
슈트라이허트는 이번 조치가 "급격히 상승한 등유 비용과 지정학적 불안정을 고려할 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루프트한자는 필요 연료의 80%는 계약상 가격이 전쟁 이전의 낮은 수준으로 고정돼 있지만, 나머지 20%는 현재의 폭등한 시장 가격으로 구매해야 하는 만큼 비싼 연료 소요량을 약 10% 줄인다는 계획이다.
네덜란드 KLM도 5월 한 달간 암스테르담 스키폴 국제공항 왕복편을 80편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축 대상은 런던, 뒤셀도르프 등 일일 복수 운항 노선으로, 유럽 월 노선 전체의 1% 미만에 해당한다.
항공유 가격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대형 항공사만이 아니다.
저비용 항공사 이지젯은 3월 한 달만 연료비가 약 2900만 유로(약 505억 원) 증가했으며, 올해 3월까지 직전 6개월 세전 손실이 전년 대비 50% 가까이 확대된 6억 2000만~6억 4000만 유로(약 1조 800억~1조 11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쟁 이전부터 재정난을 겪던 라트비아 항공사 에어발틱은 연료 가격 상승으로 유동성 압박을 받으면서 정부의 재정 지원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라트비아 정부는 이날 에어발틱에 3000만 유로(약 522억 원) 규모의 대출을 승인했다.
국제공항협의회 유럽지부(ACI Europe)는 지난 9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호르무즈 해협 원유 운송 마비가 지속된다면 5월 초부터 항공유 부족 사태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도 유럽이 "아마도 5월 초"부터 항공유 부족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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