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뇌관] 한투저축, 부동산 편중이 키운 부실 경고음
2026.04.17 10:43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이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나란히 오르면서 부실 부담이 커졌고 대손충당금 적립이 늘며 수익성도 크게 뒷걸음질 쳤다.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높은 구조인 만큼 시장 침체가 길어질수록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한국투자저축은행 경영공시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연체대출비율은 8.59%로 집계됐다. 전년 말(8.13%) 대비 0.46%p오른 수치로 업계 상위권 저축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제 지난해 말 자산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 중 한투저축은행을 제외한 4개사의 연체율은 △웰컴저축은행 6.54% △오케이저축은행 5.84% △애큐온저축은행 4.52% △SBI저축은행 4.29% 순이다.
건전성 악화는 고정이하여신비율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 여신총액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여신의 비중을 뜻한다.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여신이 여기에 포함된다.
한투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3년 말 5.91%에서 2024년 말 9.13%, 2025년 말 11.61%로 상승했다. 2년 만에 두 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높아지며 부실 대출 비중이 빠르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회수의문·추정손실 여신이 늘면 손실 흡수 부담은 그만큼 커진다. 담보가액을 웃도는 손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자본 여력이 있어도 건전성 지표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부동산 익스포저 확대…건전성 악화 뇌관
건전성 악화의 배경으로는 부동산 관련 대출 편중이 꼽힌다. 한투저축은행의 총대출금 6조4976억원 가운데 부동산PF, 건설업, 부동산업 등 부동산 관련 업종에 대한 신용공여액은 2조6350억원으로 전체의 40.55%다.
이 같은 집중도는 경쟁사와 비교해도 훨씬 높은 편이다. 웰컴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업종 신용공여 비중은 15.99%, SBI저축은행은 9.29%, 오케이저축은행과 애큐온저축은행은 각각 22.34%, 16.72%로 집계됐다. 한투저축은행의 부동산 익스포저가상위사 대비 대체로 2배 안팎, SBI저축은행보다는 4배 이상 큰 셈이다.
수년간의 부동산 경기 둔화충격은대출 포트폴리오 전반에 번졌다. 특히 대출 잔액이 1조5724억원에 달하는 부동산업 부문의 연체율은 13.78%까지 치솟았다. 건설업 연체율은 6.98%, 부동산PF는 2.28%였다. 전체 부동산 관련 업종 평균 연체율은9.53%다.
지난4분기담보권 실행과 장기 연체로 부실이 커진 사례가 잇따르며 새롭게 보고된 거액 부실 여신 증가액(총 280억원) 중 약 90%에 해당하는 252억원도 '부동산업 및 임대업'에서 발생했다.
더욱이 부동산업 대출의 고정이하여신 총액은3446억원에 달해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추가 부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충당금 부담에 꺾인 수익성
부실채권이 늘면서 비용 부담도 커졌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2023년 1949억원에서 2024년 2224억원, 2025년 2683억원으로 해마다 늘었다. 자산건전성이 악화할수록 손실 흡수를 위한 충당금 적립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이 여파는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한투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024년 401억원에서 2025년 16억원으로 96% 급감했다.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업무이익 2696억원 가운데 거의 전부(99.5%)인 2683억원을 충당금 적립에 쏟아부은 결과다.
금융권에서는 자본여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정 업종 편중이 심하면 경기 하강 국면에서 부실이 한꺼번에 불어날 수 있어서다. 부동산 비중을 낮추지 못하면 건전성과 수익성 악화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자본력이 비교적 양호한 편이지만 대출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다는 점은 부담"이라며 "부동산업 대출의 높은 연체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부동산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일이 올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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