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의 시선]대기업 총수 노린 스토킹 범죄 엄벌해야
2026.04.17 05:01
해당 스토킹 범죄 사건은 2009년 해직된 전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 노동자 4명이 2024년 초부터 K그룹 회장(피해자) 자택 앞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15년 전 해고가 부당하니 한 명당 10억~15억원의 보상금을 달라는 억지를 부렸다. K그룹 측은 이들의 해고 시점이 쌍용차를 인수하기 전이라 들어줄 명분도 없고 회사 경영과 상관없는 금전을 제공하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법원은 이미 2016년 대법원 판결을 통해 해당 정리해고가 적법했다고 확정했으므로 쌍용차를 인수한 K그룹 측에 피고인이 배상을 요구할 아무런 법적 권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2년여간 피해자의 주거지와 교회에 반복적으로 찾아가 차량을 막아서거나 초인종을 누르는 것도 모자라 가족들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달 초 1심 선고가 이뤄진 평택지방법원(평택지원) 판결문에 따르면 가해자는 자신의 행위가 정당한 집회 및 시위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아무런 법적 권리가 없는 상태에서 사적 영역(주거지 등)을 찾아가 괴롭힌 것은 정당한 이유가 없으며 스토킹 행위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가해자에게 징역 8개월 및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적법하게 절차가 마무리된 과거 쌍용차의 해고 문제에 대해 인수인인 K그룹 측에 집요하게 책임을 묻고 보상을 요구하는 행위가 법적 정당성이 전혀 없음을 공식적으로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재력이나 지위에 상관없이 초인종을 누르고 차량을 막아서는 행위는 누구에게나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함으로써 대기업 총수도 스토킹 범죄의 철저한 보호 대상임을 확인받았다는 데 의의가 크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대기업 총수를 겨냥한 무차별적이고 악질적인 스토킹 범죄는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의 자택과 회사 앞은 단골 시위 장소가 된 지 오래다. 스토킹 범죄에 대한 단호한 대응 없이는 대기업 총수는 스토킹 범죄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더구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메신저, 딥페이크(AI를 활용한 가짜영상) 등 비대면 스토킹 수단이 넘치면서 경찰의 접근·연락 금지 조치(100m 이내 접근금지·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는 말 그대로 ‘조치’일 뿐 현실적으론 무용지물에 가깝다는 지적이 많다.
K그룹 회장을 겨냥한 가해자들 역시 100m 이내 접근금지 잠정조치를 받았지만 이를 상습적으로 어겼다. 특히 해당 총수와 상관없는 인근 주민들의 피해 역시 컸다. 고성방가, 도로차단 등 가해자들의 악질적인 스토킹에 인근 주민들까지 정신적·물리적 피해를 본 것이다.
스토킹 범죄는 몇 개 법을 고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평택지원 선고는 대기업 총수뿐 아니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스토킹 범죄 대응 강화 사례로 검경이 참고할 만하다. 결국 악랄한 스토킹 범죄 대응을 위해선 형사사법체계 보완뿐 아니라 행정적 실행력 강화, 피해자 지원 개선 등이 함께 맞물려 이뤄져야만 한다. 그래야만 스토킹 피해자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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