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400조 시대… ‘액티브 ETF’도 100조 돌파
2026.04.17 00:36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순자산 총액이 지난 15일 400조원을 사상 처음 돌파했다. ETF는 주식이나 채권 등 여러 자산을 지수화해, 묶음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어 투자가 간편한 데다 최근 한국 증시의 강세 랠리에 힘입어 퇴직연금 등이 대거 몰리면서 개인 투자자의 핵심 투자 창구로 떠올랐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 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 404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날 액티브 ETF 순자산 총액도 100조원을 넘어서며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액티브 ETF는 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패시브 상품과 달리 운용사가 종목과 투자 비율을 직접 결정해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ETF 시장에 막대한 자금이 몰리면서 시장 내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코스닥 액티브 ETF가 처음 상장되는 등 상품 라인업이 다양해진 점이 액티브 ETF로 자금 유입을 이끈 주된 요인이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KoAct 코스닥 액티브 ETF’에는 올해 들어 약 1조원이 유입되며 자금 유입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새로운 액티브 ETF 상품도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해 신규 상장된 ETF 41개 가운데 18개가 액티브 ETF로 집계됐다.
ETF 시장 확대 과정에서 나타난 또 다른 특징은 특정 지수나 주식의 수익률을 2~3배로 반영하는 레버리지 ETF로의 자금 쏠림이다. 레버리지 ETF 순자산 총액은 ETF 시장이 300조원이던 시점의 10조원에서, 지난 15일 기준 18조6845억원으로 늘었다. 최근 증시가 큰 폭의 변동성을 동반한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단기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상품에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는 상승장이 이어지면서 수요가 제한됐다. 인버스 ETF 순자산은 연초 대비 약 300억원 증가에 그치며 정체된 분위기다. 특히 ‘곱버스’로 불리는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의 경우 상황이 더 부진하다. 연초 약 1조9000억원이던 곱버스 상품 순자산 총액은 최근 1조4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ETF로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면서 ETF가 개별 종목 주가에 영향을 주는 ‘왝더독(wag the dog·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도 커졌다는 점은 우려를 키운다. 중소형주가 몰려 있는 코스닥 시장에서 기업의 실적이나 업황과 무관하게 ETF 편입 여부만으로 주가가 10~20% 급등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ETF 시장에서 액티브 ETF를 제외한 대부분 상품이 지수 구성 종목을 그대로 복제해 등락률을 좇는 패시브 ETF다. 패시브 ETF에 편입된 종목에는 기계적으로 매수세가 유입돼 가격 왜곡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이 적은 종목의 경우 ETF를 통한 자금 유입과 환매가 펀더멘털과 무관한 수급 충격으로 작용하며 주가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최근 변동성 장세와 레버리지 상품의 인기 등으로 ETF 시장 가격과 순자산 가치의 차이를 나타내는 괴리율도 커졌다는 지적이 많다. 괴리율은 ETF 한 주당 시장 가격과 순자산 가치의 차이를 순자산 가치로 나눈 값으로, 국내 자산 ETF는 괴리율이 1%, 해외는 2% 초과 시 공시된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괴리율 초과 공시는 688건에 달했다. 지난해 12월(195건)과 비교하면 3.5배 수준이다. 실제 자산 가치와 시장 가격 사이의 왜곡이 빈번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괴리율이 높아지면 투자자는 실제 자산 가치보다 비싼 가격에 자산을 사들이는 꼴”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선 예상치 못한 수익률 하락과 비용 증가를 부담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자산운용사 간 과열 경쟁으로 유사 상품이 우후죽순 쏟아지는 최근 시장 분위기에 대한 경고도 나온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ETF를 만들어내는 것은 쉽지만 부실 상품 관리는 미흡하다”며 “인기 하락 시 거래에 어려움이 커 투자자 피해가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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