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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후 공매도]② 티웨이항공, 지정학 불안에 다시 '동전주'

2026.04.16 10:24

미국과 이란의 전쟁 발발 이후 하루 전체 주식 거래량 가운데 40% 이상이 공매도로 이뤄진 사례가 두 번째로 잦았던 종목은 트리니티항공(전 티웨이항공)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저비용항공사(LCC)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트리니티항공은 지난해 감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정비한 뒤 유상증자를 반복해 자본 확충에 나섰지만, 실적 개선을 동반되지 못한 가운데 주식 가치 재산정 부담이 부각되면서 공매도 수요가 유입될 여지도 커졌다.

15일 한국거래소 마켓데이터의 공매도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들어 현재까지 트리니티항공 주식에서 일일 거래대금 기준 공매도 비중이 40%를 넘어간 날은 △3월13일 △3월12일 △3월9일 등 총 세 차례였다. 같은 기간 이처럼 높은 공매도 비율을 두 번 넘게 기록했던 5개 종목 중에서 한진칼 다음으로 빈번했던 경우였다.


공매도 거래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이뤄진다. 트리니티항공 주가는 종가 기준 올 2월 말 1337원에서 3월 말 844원으로 36.9% 내렸다. 이달 15일 948원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 이름표를 떼지 못했다. 트리니티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도 장중 한때 주가가 1000원 아래로 내려간 적이 있었지만, 종가 기준으로는 동전주 진입 직전에서 버텼다. 종가 기준 동전주로 내려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주가 급락의 직접적인 배경은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이다. 전쟁 초기부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자 유가가 치솟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트리니티항공 공매도 거래가 많았던 3월9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중 118.73달러까지 상승했다. 전쟁 전 국제 유가가 배럴 당 60달러 선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상승 속도다.

국제 유가 급등은 대형 항공사보다 LCC에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LCC는 저비용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는 만큼, 연료비 부담이 커지면 수익성이 훼손될 우려가 커진다. 특히 트리니티항공은 최근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하고 유럽·미국 등 장거리 노선 비중을 확대하던 터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다.

누적된 재무 문제도 주가에 부담을 더했다. 트리니티항공은 지난해 대명소노그룹에 인수된 뒤 액면가 500원의 보통주를 100원으로 줄이는 방식의 무상감자를 진행해 자본금을 80% 축소했다. 티웨이항공 시절부터 코로나19 팬데믹, 항공 업계 경쟁 심화 영향으로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악화된 재무 구조를 정비하는 목적이다.

이후 최대주주인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소노그룹에서 1100억원을 지원받았다. 올해 들어서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다시 실시했다. 구주주 청약률은 83.93%에 그쳐 기대에 못 미쳤고, 남은 물량은 일반공모로 넘어갔다. 최종 청약률은 109.8%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감자 이후 유상증자가 이어졌지만 뚜렷한 실적 회복이 나타나지 않은 점을 주시했다. 물론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최대주주가 재무 안정성 보강을 지원한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지난해도 영업손실 2655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주식 수만 늘어나면서 주주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줄어들게 돼 주가 하락 가능성을 예상한 공매도 수요가 몰렸다는 평가다.

트리니티항공은 대외 변동성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트리니티항공은 이날부터 기존 티웨이항공 이름을 버리고 새 사명으로 사업을 이어간다. 트리니티항공 관계자는 "노선별 수익성을 정밀 점검하고 시장 수요와 유가 추이에 맞춰 노선 운영의 유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대외 변수에 맞춰 전 부문의 비용 최적화를 통해 내실 있는 경영 체계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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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은 기자 eu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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