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 텔레그램 계정 새로 개설…'공천헌금' 증거가 지워진다
2026.01.08 20:55
김경 서울시의원. 김 시의원 페이스북
‘김병기 의원에 공천 대가 수천만원’ 탄원서 낸 전 구의원 조사
강선우 무소속 의원(전 더불어민주당)에게 공천 헌금 명목으로 1억원을 전달한 의혹을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사진)이 미국 체류 중 기존 텔레그램 계정을 탈퇴하고 새로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늑장 수사를 하면서 핵심 피의자들의 증거가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찰은 8일 김 시의원에 대한 통신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김 시의원은 지난 7일 텔레그램 계정을 교체했다. 새 텔레그램 계정에는 “새로 가입했다”는 문구가 표시됐고, 기존 계정에는 “탈퇴한 계정”이란 문구가 남았다. 8일에는 김 시의원이 사용하는 카카오톡 계정이 기존 연결자들의 ‘새 친구 목록’에 나타났다. 김 시의원이 자신의 카카오톡 계정도 삭제하고 재가입한 것으로 보인다. 텔레그램과 카카오톡은 탈퇴 후 재가입할 경우 기존 대화 기록이 삭제된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김 시의원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통신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영장은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통화내역, 문자 메시지, 가입자 정보, 통신사실 확인자료 등을 확보하는 절차다.
김 시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시의원 후보로 공천되는 대가로 강 의원 측에 1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2022년 4월21일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이던 강 의원이 공천관리위 간사였던 김병기 민주당 의원(서울 동작갑, 전 원내대표)을 찾아가 대책을 논의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이 최근 공개됐다.
김 시의원은 경찰이 공천 헌금 관련 고발장을 접수하고 이틀 만인 지난달 31일 출국했다. 경찰은 같은날 사건을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김 시의원의 출국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지난 6일에야 김 시의원에 대해 입국 시 통보 조치했다.
김 시의원이 “도피 목적으로 출국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증거인멸 우려는 커지고 있다. 김 시의원이 텔레그램·카카오톡뿐 아니라 휴대전화를 초기화했을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시의원 지위에 있는 사람이 출국이나 자료 삭제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모를 리 없다”며 “당이 연루된 사안인 만큼, 주변 조언을 받아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삭제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 시의원에 대한 조사가 늦어지며 공천 헌금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강 의원 수사 역시 지연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 6일 김 시의원 측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 보관한 것으로 알려진 강 의원의 전직 보좌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강 의원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는 아직 실시하지 못했다.
한편 구의회 공천을 받는 대가로 김병기 의원에게 수천만원을 건넸다가 돌려받았다는 탄원서를 작성한 전 서울 동작구의원 전모씨가 이날 경찰에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김 의원은 2020년 총선 직후 구의원 공천을 대가로 전씨 등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았다가 3~5개월 만에 돌려준 의혹을 받는다.
전씨는 ‘김 의원에게 1000만원 전달한 것 인정하냐’는 등 취재진 물음에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답했다.
경찰은 김 의원 등 주요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비롯해 자택과 국회의원 사무실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욱·백민정·우혜림 기자 wo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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