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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없는 R&D’ 극복 위해 부처간 담 허문다는데, 이번엔 될까

2026.04.16 18:00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 영상회의실에서 '제7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 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세계 최상위권에 달하지만, 정작 연구 현장의 성과가 경제적 가치 창출로 이어지는 길은 부처 간 장벽에 막혀 ‘단절’되어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가 이 같은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기초연구부터 시장 진출까지 한 번에 이어지는 ‘R&D 성과확산 고속도로’를 구축하기로 했다.

정부는 16일 오후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주재로 제7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R&D 사업화 시스템 고도화 전략(안)’을 심의·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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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간 칸막이와 데스밸리

이번 전략의 핵심 배경은 ‘R&D 효율성 극대화’다. 2024년 기준 한국의 GDP 대비 R&D 투자 비중은 5.13%로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며, 올해 정부 R&D 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 5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공공연구기관의 기술이전 계약당 수입은 2020년 3710만원에서 2024년 2990만 원으로 줄어드는 등 경제적 성과는 오히려 후퇴하거나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그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원천기술, 중소벤처기업부는 창업, 산업통상부는 기업 확산을 각각 분절적으로 담당하면서 기술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마다 행정적 칸막이에 가로막히는 ‘데스밸리(Death Valley)’가 발생했다. 정부는 이런 부처 중심의 분절적 운영이 R&D 투자 효율을 저해하는 핵심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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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부처 R&D 성과확산 고속도로

정부가 내놓은 해결책은 ‘범부처 R&D 성과확산 고속도로’다. R&D 성과가 기술 스케일업(1단계) → 기업 스케일업(2단계) → 시장 진출(3단계)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부처 간 경계를 허물고 협업 트랙을 가동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과기정통부의 나노소재 원천기술이 확보되면, 이를 산업부의 소재부품기술개발 사업과 연계해 제품화하고, 최종적으로 중기부의 모태펀드나 금융위의 정책금융 지원을 통해 시장에 안착시키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부처별 협업형 사업 수요를 혁신본부에서 조정하고, 매년 12월 차년도 추진계획을 확정하기로 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 영상회의실에서 '제7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 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창업 가로막는 낡은 규제 대폭 정비

연구자들이 연구실을 떠나 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것을 주저하게 했던 낡은 규제들도 대폭 정비된다. 우선, 연구자가 본인의 연구성과로 창업 휴·겸직을 신청할 경우 원칙적으로 승인하도록 하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도입한다. 또 이해충돌방지법 저촉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과기출연기관법 등을 개정, 공공연구성과 기반 창업 때 지분 취득과 보유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특례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보상 방식도 다양화한다. 기술료를 현금뿐만 아니라 주식이나 지분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복직 때 과도한 주식 처분을 요구하던 관행도 뜯어고치기로 했다.

특히 정부는 공공 연구성과가 단순히 연구실 내에 머물지 않도록, 기술 발굴부터 투자 유치, 해외 진출까지 전 과정을 밀착 지원하는 '기술사업화 종합전문회사(K-TCC)'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그동안 파편화되어 있던 기술 거래와 컨설팅 기능을 통합해 민간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전문회사가 공공 기술을 직접 매입해 재판매하거나 라이선싱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성공 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해 시장의 전문 역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대학과 출연연의 TLO(기술이전 전담조직)와 협력을 강화해 '연구 성과 공급자'와 '민간 시장' 사이의 가교 역할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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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30개 이상 상장기업 배출

정부는 이번 전략을 통해 2024년 기준 누적 2000개 수준인 공공 기술 기반 딥테크 창업 기업을 2030년까지 5000개로 확대하고, 이 중 30개 이상의 IPO(상장) 기업을 배출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지역 혁신을 위해 KAIST를 비롯한 4대 과학기술원을 중심으로 창업 거점을 구축하고, 3조5000억원 규모의 지역성장펀드를 조성해 수도권과 지역 간의 R&D 혁신 자원 격차도 해소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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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언 그치지 않도록 실행계획, 이행보고 해야"

배경훈 부총리는 “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세계 최상위권이지만 성과 확산은 낮은 편”이라며 “R&D 성과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가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부처 간 칸막이를 혁파하고 기술 주도 성장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새로 만들어진 과학기술부총리 체제 아래 만들어진 전략안이니만큼 과거와는 다를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이번 전략안 의결이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결정된 사안을 이행할 구체적 계획을 세우고 또 이행에 대한 보고도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달부터 ‘R&D 성과확산 고속도로’ 추진 계획 수립에 착수하고, 올해 말까지 국가연구개발혁신법 등 관련 법령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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