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업 앞둔 노조 겨냥해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2026.04.16 16:51
삼성전자 사측이 노조의 파업이 위법 소지가 있다고 보고, 이를 사전에 금지해 달라는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16일 수원지방법원에 신청했다. 노조가 예고한 대로 파업이 진행될 경우 경영상 중대한 손실이 발생하고 국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서 이를 막겠다는 취지다.
삼성전자 노조는 이달 23일 대규모 집회를 시작으로 다음 달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사측은 임금 협상에서 “국내 1위를 달성할 경우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재원으로 사용하고 메모리 사업부에는 경쟁사 이상의 성과급을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노조 측은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을 명문화하라고 요구하며 협상이 결렬됐다. 최근 노조는 성과급 재원 규모를 기존 영업이익 10%에서 15%로 바꾸며 요구 사항을 높였다. 노조 측 계산에 따르면 메모리 사업부 1인당 평균 6억2000만원의 성과급을 받게 된다.
그간 노조는 파업 계획을 공개하며 사측을 압박해왔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지난 3월 5일 유튜브 ‘공동투쟁본부 라이브 방송’에서 “18일의 (파업)기간 동안 모든 집행부는 평택 사무실을 점거, 집회를 진행할 것”이라며 “만약 회사를 위해 근무하는 자가 있다면 명단을 관리해 강제 전배나 해고의 경우 그분들을 우선적으로 안내하겠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같은 날 SNS에 “현재 기준 18일간 파업에 성공하면 백업, 복구에 총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손실로는 30조원 가까이 될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사측은 최 위원장의 발언이나 파업 계획에 따르면 다음달 예정된 총파업에 위법 요소가 있을 것으로 본다. 노조법에서 금지하는 생산라인 등 사업장 주요 시설 점거, 안전보호시설 정상 운영 방해, 협박을 통한 쟁의참여 강요, 장비손상 및 원료·제품 변질 방지작업 중단 등 4가지 사안을 노조가 어길 것으로 보고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한 번 정전 등으로 공정이 멈추면 수백억~수천억 원의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사측은 불법 요소가 예상되는 파업을 사전에 막아 피해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2007년 기흥캠퍼스는 4시간 정전으로 약 4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고, 2018년 평택캠퍼스는 30분 미만 정전으로 500억원의 피해가 났다. 18일간의 파업이 진행될 경우 삼성전자 피해 금액은 최소 5조원에서 최대 10조원이 될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노조 중 하나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사측은 정당한 집회를 앞두고 대화와 교섭 대신 법적 압박이라는 기만적 수단을 택했다”며 “(이는) 노동조합을 존중하지 않겠다는 명백한 선전포고”라고 밝혔다. 노조 측은 “사측의 기만적 협조 요청에 전면 무회신으로 대응하고, 설비 및 제조 인력의 협정근로자 편입을 결단코 거부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사내 보안 시스템을 악용해 임직원의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무단 수집하고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한 혐의로 직원 A씨를 수사기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 직원은 약 1시간 동안 사내 업무 사이트에 2만여 회 접속해 임직원 다수의 이름과 소속 부서, 휴대전화 번호 등을 수집하고 이를 사내 제3자에게 전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회사는 주장했다. A씨는 자동 반복 프로그램인 매크로를 사용해 의도적으로 개인정보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삼성전자는 ‘노조 미가입자 명단’이 유포된 사건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는데,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명단 유포 사건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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