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집 사줄게” 홀어머니 챙기던 효자 아들…7명에 생명 나누고 하늘로
2026.04.16 11:30
다섯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와 동생들을 살뜰히 챙기며 살아온 청년이 뇌사 장기 기증으로 생명을 나눠주고 하늘로 떠났다.
1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2월 6일 조선대병원에서 오선재(30)씨가 심장과 폐, 간, 양쪽 신장 및 안구를 기증해 총 7명의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고 밝혔다.
오씨는 지난 1월 18일 한 식당에서 불의의 사고로 의식을 잃은 뒤 뇌출혈 진단으로 수술을 받았다. 오씨는 수술 후 잠시 의식을 회복해 어머니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지만, 다시 상태가 악화돼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오씨는 평소 친구들에게 장기 기증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고 한다.
오씨의 어머니 최라윤씨는 ‘그냥 세상을 떠나면 의미가 없으니, 삶의 마지막 순간에 다른 생명을 살리겠다’던 아들과의 생전 약속을 떠올려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아들의 일부라도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 숨 쉬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었다.
특히 어머니 최씨는 아들의 장기 기증에 동의하던 날, 본인도 장기 기증 희망 등록에 동참했다.
유족에 따르면, 전남 광양에서 2남 1녀 중 맏이로 태어난 오씨는 다섯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일에 지쳐 귀가한 어머니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동생들을 살뜰히 챙기던 듬직한 아들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스로 용돈을 벌었고 배달, 화물차 운전, 보험 설계사 등 다양한 일에 도전하며 성실히 살아왔다. 재작년 한 회사의 정직원으로 입사한 뒤에는 어머니에게 “이제 돈 버는 일만 남았으니 걱정 마라. 나중에 꼭 집도 사주겠다”고 말하던 효자였다.
또 오씨는 성격이 활달해 친구가 많았다고 한다. 초등학생 때부터 친구로 지내온 위성준씨는 “항상 모임 분위기를 이끌던 친구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며 “평소 장기 기증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했던 친구인 만큼 하늘나라에서도 장기 기증한 것에 뿌듯해하고 자랑스러워할 것 같다”고 했다.
어머니 최씨는 “너무 보고 싶다. 미안하다”고 아들 오씨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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