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결에도 YTN은 계속 '유진 체제'..."공적소유 구조 회복이 답"
2026.04.16 13:56
| ▲ 전준형 언론노조 YTN 지부장 (자료사진) |
| ⓒ 이정민 |
"유진기업이 YTN 대주주가 된 뒤 한 일이 YTN을 내란 세력을 옹호하는 방송으로 만든 겁니다. 유진 기업은 방송 독립성에 대한 이해도 개념도 없습니다. 그저 YTN 언론인들을 찍어누르고 말 듣지 않으면 징계하면 된다는 태도로 대했습니다."
YTN은 지난 2024년 유진기업이 대주주가 된 이후 끊임없는 내홍을 겪고 있다. YTN 최대 노조인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가 사측의 행위에 반발해 쟁의 행위를 벌인 지도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YTN은 사장추천위원회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해 수개 월째 사장 없는 '사장 대행' 체제로 파행 운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진기업 측이 YTN 이사회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는데, 노조 측이 "대주주가 보도에 직접 개입하려는 것"이라며 반발하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YTN 우리사주조합이 '방송통신위원회의 YTN 최대주주 변경 승인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했지만, 유진 측이 항소하면서 여전히 '유진 체제'는 계속되고 있다.
현 체제를 '유진 강점기'라고 규정한 전준형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장은 유진 체제를 끝내는 것이야말로 "내란 청산"이라고 강조했다. 전 지부장은 "과거 공적 소유 구조에선 대주주가 방송 독립성을 철저히 지켜줬으나, 유진기업으로 대주주가 바뀐 이후 철저한 개입과 통제가 시작됐다, 보도를 통제하고, 내란 세력을 옹호하는 방송으로 만들었다"라면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유진의 대주주 자격을 조속히 취소하고 YTN을 공적 소유 구조로 회복시켜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위원장은 사장추천위원회를 비롯해 YTN 이사회가 여러 조직을 신설하는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유진기업이 사장 대신 이사회를 통해 경영과 보도를 모두 장악하겠다는 시도"라고 규정하면서 "유진 기업은 대주주가 된 이후 단 한 번도 YTN 구성원들을 대화 당사자로 대한 적이 없다, 그저 찍어 누르고 강압적으로 강요해서 말 듣지 않으면 징계해버리면 된다는 태도였다"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14일 YTN사옥에서 전준형 언론노조 YTN 지부장과 나눈 일문일답
"사장 대신 이사회 통해 경영과 보도 모두 장악하겠다는 시도"
- 지난해 시작된 YTN 파업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현 상황을 설명해달라.
"지난해 5월 쟁의에 들어가 3월 14일 기준 328일째 쟁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7차 파업을 했다. 과천 방미통위 청사 앞에 가서 유진그룹 최대 주주 자격을 빨리 취소해 달라고 했고, 방미통위 청사 앞에서 출근길 1인 집회도 이어가고 있다. 방미통위 첫 전체 회의가 열렸는데, 이날 안건에서 YTN 문제는 빠졌다. 신임 방미통위 위원들이 숙지하고 이해하는 시간이 좀 필요하다는 설명을 들었다."
- 노조는 YTN 최대 주주 변경 허가 자체를 직권으로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만큼 사내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인가.
"2년 전 유진기업이 최대 주주가 되면서 모든 문제가 시작됐다. 유진이 최대 주주가 되자마자 했던 일이 사장추천위원회를 폐지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김백 사장을 꽂은 거다. 그런데 지난해 8월 방송법이 개정되면서 보도전문채널(YTN)의 사장추천위원회 구성이 의무화되니까, 유진 마음대로 사장을 임명할 수 없게 됐고, YTN은 지금도 사장 대행 체제로 파행 운영되고 있다. 유진이 사장추천위원회를 자기들 마음대로 좌우하려고 고집을 피우면서 노조와 협의가 계속 안되는 상황이다. 유진은 무조건 대주주(유진)가 사장추천위원을 더 많이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다가 방미통위가 시정 명령 내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오니까, 유진 측이 노사 동수 추천은 수락하겠다고는 했다. 그래서 지난 3월 노조 제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는데, 이와 관련해선 아직 유진 측 답변을 못 받은 상태다."
- 사장 추천이 지지부진하면서 최근에는 YTN 이사회에 분란이 일어났다.
"<한겨레> 출신인 양상우씨가 새로 이사회 이사로 오면서, 갑자기 거버넌스위원회를 만들어서 사장추천위원회 협상을 주도하겠다고 하고 있다. 거버넌스위원회에는 최대 주주 대표이사가 있고 사외이사도 있다. 최대 주주가 사장추천위원회 협상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본다. 이사회 사외이사는 경영진을 관리·감독하는 역할이 있는데, 관리·감독 범위를 넘어 경영진과 함께 노사 협상에 참여하는 것도 문제다. 방송법의 사장추천위원회 조항은 대주주 마음대로 사장을 뽑지 말고 독립적 구조로 사장을 선출하라는 제도다. 그런데 대주주가 직접 협상에 참여하는 것은 이 법의 취지를 무시하는 처사다. 여기에 대해 방미통위 측에 직권 조사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 이사회가 저널리즘책무위원회도 새로 만들었던데.
"지금 노사가 참여해 보도 등의 문제를 심의하는 공정방송위원회가 있다. 그런데 이사회에서 보도 내용을 보겠다면서 저널리즘책무위원회를 만든 거다. 노조 등 회사 구성원과는 일절 상의 없이 만든 조직이다. 보도 내용에 문제가 있으면 공정방송위원회를 통해 심의하고 결정을 내리면 된다. 그런데 이 역할을 저널리즘책무위원회에서 하겠다는 거다. 회사 공지문을 보면 보도 윤리와 콘텐츠 품질 정책을 거시적으로 관장한다고 돼 있는데, YTN 보도에 간섭하고 개입하려는 선언과 마찬가지라고 본다. 게다가 저널리즘책무위원회도 유진 측이 임명한 YTN 이사들로 구성돼 있고, YTN 노사는 전혀 참여하지 못한다."
- 이사회가 이렇게 사측 역할을 맡겠다고 나서는 데에는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나?
"유진기업이 YTN 보도 등 전반에 걸쳐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김백 사장이 자진 퇴임한 이후 사장이 수개 월째 공백 상태다. 보도책임자(보도국장)도 마찬가지로 공석이다. 그러다 보니 유진기업이 YTN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졌다고 보고 위기감을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이사회를 대폭 물갈이하고 이사회 직속으로 대규모 경영 관련 부서를 신설한 거다. 이사회 정책기획실이 신설됐는데, 그 소속으로 저널리즘연구소 등이 포함돼 있다. 원래 YTN 기획조정실에 있던 기능과 역할이 통째로 이사회 산하로 넘어간 것이다.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 유진기업이 사장 대신 YTN 이사회를 통해 경영과 보도를 모두 장악하겠다는 시도로 볼 수밖에 없다. 최대 주주 개입을 배제하고 방송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송법을 무시하는 것으로 이는 심각한 법 위반 행위라고 판단한다. 법률 자문을 받았는데 방송법을 회피하고 우회하려는 명백한 행위라는 의견을 받았다."
- 어찌 보면 지금 그 역할을 새로 임명된 이사들이 하고 있는데.
"양상우 이사를 비롯해 새로 임명된 이사들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구성원들과 대화한 적이 없다. 이 사람들은 지난 2년간 YTN 사태에 대해 목소리를 낸 적도 없던 인물들이다. 그런데 갑자기 이사가 되더니 자기들이 이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식으로 나온다. 새로 임명된 이사들이 'YTN 구성원들이 고인 물 같다, 노력하지 않는다'라는 식의 말을 하던데 그런 식으로 구성원들을 계속 고립시키려고 한다. 2년 전 김백 사장이 와서 했던 말과 일맥상통하는 내용들이다. 김백 같은 인물들이 지금 YTN 이사회에 있는 것이다."
"유진, YTN 언론인들 통제해야 하는 대상으로 취급"
| ▲ YTN 마포사옥 |
| ⓒ 이정민 |
- 지금까지 설명을 들어보면, 유진 측은 노조와 협의를 하기보다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모든 걸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유진은 지난 2년간 YTN 구성원들을 대화 당사자로 단 한 번도 인정한 적이 없다. 그저 찍어 누르고 강압적으로 강요해서 말 듣지 않으면 징계해버리면 된다는 태도였다. YTN 언론인들을 협박과 강압으로 통제해야 하는 대상으로 취급했다. 그러면서 한 일이 뭐였나. 사내 공정방송 제도와 보도국장 임면동의제 등을 무시하면서 보도를 통제하고, 내란 세력을 옹호하는 방송으로 만들었다. 방송 독립성에 대한 의지는 물론 개념 자체도 없다. '까라면 까라'는 식으로 YTN을 대하고 있다."
- YTN은 오랫동안 공기업 중심의 공적 소유 구조였다. 대주주가 유진으로 바뀌면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나.
"사실 기존에는 대주주가 누구인지 잘 모르는 구성원들도 많았다. 공기업들이 경영과 방송 독립성을 철저히 지켜줬던 거다. 소유는 하되 개입하지 않는다는 그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준 게 공적 소유자의 대주주들이었다. 그런데 유진으로 사유화 되고 나서부터, 유진 측은 철저하게 YTN에 개입하고 통제하려고 한다. 유진 체제를 겪고 나서 보니 공기업들의 그간 역할이 컸구나를 실감한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말이 있다. 윤석열 정권이 방송 장악을 목적으로 YTN 대주주를 유진으로 바꿔줬고, 그것이 불법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은 법원 판결(법원은 방송통신위원회 2인 체제에서 이뤄진 YTN 대주주 변경 승인 절차를 취소하라고 판결했다)로 드러났다. 내란 청산 취지에서 보면, 윤석열 내란 세력들이 자신들의 홍보 도구로 전락시키려 한 YTN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내란 청산이라고 본다. 이제 방미통위가 정상화됐으니, 하루라도 빨리 결단을 내려 유진의 YTN 대주주 자격을 취소하고, 공적 소유 구조로 회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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