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노조법 시행 한달…노동위·노동부 결정 살펴보니
2026.04.16 12:01
2026년 3월 10일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을까?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후 한 달여간 372개 원청 사업장을 대상으로 1,011개 하청 노조가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다. 하청 노조의 교섭요구에 대해 교섭요구사실을 공고한 원청 사업장은 33개 사업장이다. 이미 원하청 교섭을 시행한 곳(한동대학교)도 있다. 하청 노조의 교섭요구를 받은 원청이 교섭요구 사실을 미공고한 것에 대해, 하청 노조가 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신청을 한 건수는 170건이다. 그중 6건에 대해 사용자성이 인정되었다.
교섭단위 분리결정 현황도 주목할 만하다. 2026. 4. 10. 현재 노동위원회에 교섭단위 분리신청이 접수된 건수는 117건인데, 그중 19건에 대한 결정이 있었다. 개정 노동조합법상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에 관한 판단을 지원하기 위해 고용노동부는 자문기구로서 ‘단체교섭 판단지원 위원회’를 설치하였는데, 단체교섭 판단지원 위원회에 접수된 건수는 94건이다.
몇 가지 특징이 눈에 띈다. 먼저 하청 노조의 신청 취하 또는 착오 신청이 비교적 높다는 점이다.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 시정신청 사건(총 170건) 중 110건(약 65%)이, 교섭단위 분리 신청(총 117건) 중 86건(약 74%)이 각각 신청 취하로 종결되었다. 단체교섭 판단지원 위원회 접수 건수(총 94건) 중 45건이 위원회 판단 대상 사건이 아니거나 취하 등으로 종결되었다(약 44%).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하청 노조의 준비 부족 또는 개정 법률에 대한 이해 부족, 시정신청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짧은 판단 기간(최종 20일) 등이 그 이유로 추정된다. 원청의 사용자성에 관한 노동위원회와 법원의 판단례 등이 축적될 경우, 신청 취하 또는 착오 신청 비율은 상당히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 시정신청에 대해 노동위원회가 단체교섭의무를 인정했던 6건의 판단 이유이다. 건설노조가 원청(건설사)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공고 시정신청 사건에서,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산업안전 의제에 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였다. 하지만 건설노조가 산업안전 의제에 관한 원청의 사용자성만을 인정받기 위해 단체교섭요구를 했다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영계와 학계 모두 하청 노조가 우선 산업안전 문제를 고리로 단체교섭권을 확보한 뒤 이를 발판 삼아 임금·복지 등 근로조건 전반으로 협상 범위를 확대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2025. 11. 24.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할 당시 ‘노동위원회 결정을 통해 교섭 전 사용자성 여부를 둘러싼 노사 분쟁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둘러싼 원청과 하청 노조의 불필요한 분쟁과 논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노동위원회가 시정신청 단계에서 각 교섭의제별로 사용자성 여부를 개별·구체적으로 판단하고 원청과 하청 노조 역시 노동위원회에서 판단받은 범위 내에서만 단체교섭을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와 같이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원청의 사용자성에 관한 다툼이 조기에 확정되지 못하면서, 향후에도 원청과 하청 노조 사이에 단체교섭을 둘러싼 대립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5월 이후가 더 걱정이라는 푸념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교섭단위 분리신청과 관련된 노동위원회 결정이다. 19건의 결정 중 하청 노조의 신청에 따라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되었던 건수는 13건이고, 신청이 기각된 건수는 6건이다. 원·하청 교섭 및 교섭단위 분리와 관련하여,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11 제4항은 ‘노동조합 간 이해관계의 공통성 또는 유사성, 다른 노동조합에 의한 이익 대표의 적절성, 노동조합 간 갈등 유발 가능성 및 노사관계 왜곡 가능성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규정한다. 하청 노조 간 상급단체가 다를 경우, 우선적으로 교섭단위 분리를 고려하겠다는 취지이다.
하지만 실제 노동위원회의 결정은 그렇지 않았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제기한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기각하였고,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이 3개 회사(원청)를 상대로 제기한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기각하였다. 하청 노조가 ‘상급단체가 다르다’는 점을 근거로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하였지만, 노동위원회는 ‘하청 근로자 간 근로조건 등에 차이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공공운수노조가 3개 금융기관(원청)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단위 분리신청(콜센터 부문)을 인정하였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공기업(원청)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단위 분리신청(배전사업 부문)을 인정하였다. 모두 ‘해당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 등이 다른 협력업체 근로자의 경우가 다르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고용노동부의 당초 예상과 달리, 노동위원회는 ‘상급단체가 다른지’(개정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11 제4항)보다 ‘하청 근로자 간 근로조건의 차이’ 등(같은 조 제3항)을 교섭단위 분리 여부에 관한 주요 판단 근거로 보는 것 같다.
원청의 사용자성과 관련하여 모두의 관심이 노동위원회에 쏠려 있다. 시행 초기여서 다소간의 시행착오는 불가피하지만, 무엇보다 노동위원회에 전문성·일관성(판단)·신속성, 그리고 판단을 둘러싼 예측가능성이 요구된다. 특히 원·하청 간 실제 교섭이 이루어지기 전 단계에서 교섭의제에 관한 양측의 다툼과 이견이 노동위원회의 시정신청 또는 교섭단위 분리신청 단계에서 모두 해소되기를 기대해 본다.
조찬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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