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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SD 환자엔 ‘최악의 위로’다…당신도 뱉었을 이 3가지 말

2026.04.16 04:01



5회. PTSD를 이겨내는 법-사랑하는 사람들

저는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입니다.

사회부 기자로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이듬해 11월부터 주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다니며 상담을 하고, 매일 약도 먹습니다.

2년이 넘은 지금에서야 병을 밝힌 건 극복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 글은 ‘투병기’이지 ‘극복기’는 아닙니다. 솔직히 저도 언제 극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대신 PTSD와 함께 살아온 시간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지금도 정책사회부 기자로 일하면서, 운동도 하고 여행도 다니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연재의 이름을 ‘동거’라고 붙였습니다.

누군가 병원 문 앞에서 망설이고 있다면 이 글이 도움되길 바랍니다. 마음의 고통과 상처를 억지로 감출 필요가 없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이런 분들께 권합니다.

✅ PTSD를 비롯한 정신질환을 앓고 계신 분
✅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가족, 친구, 지인을 둔 분
✅ 정신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원하시는 분
" 오늘 병원에서 무슨 얘기 했어? "
정신건강의학과에 다녀온 날이면 애인은 늘 이렇게 물었다. 내가 두서없이 이야기를 늘어놔도 끝까지 집중해서 들어준다.

중간중간 “그 얘기를 해서 다행이야” “선생님이 그래서 뭐라셨어?” 같은 공감을 건넨다. 기력이 없어 말을 더 하고 싶지 않은 날에는 “다음에 얘기해도 괜찮아”라고 말한다.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는 건, 내 오래된 믿음이었다. 경제적인 문제만 해결된다면 가족도, 친구도, 애인도 없이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PTSD라는 병에 발이 묶이기 전까지는 그랬다.

PTSD가 찾아온 뒤, 진료실 안에서 나를 붙잡아 준 건 주치의였다. 그리고 진료실 밖에서 나를 버티게 한 건 병을 알고 있는 극소수의 사람들, 애인과 친구들이었다. 나는 혼자 버틴 게 아니었다. 돌봄과 사랑 덕분에, 병과 함께하는 일상을 이어갈 수 있었다.

정신질환을 겪는 사람에게 주변인들의 태도는 전문가의 치료만큼 중요하다. 누군가는 곁에 서서 버티게 하고, 누군가는 오히려 휘청이게 만든다.

사랑과 관심의 잔소리꾼들
“약 먹었어?”
휴대전화 알람이 따로 필요 없다. 애인이 자기 전마다 꼭 묻기 때문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 내가 병증을 알리지 않은 가족을 대신해 애인이 꾸준히 ‘잔소리’를 해왔다.

PTSD 발병의 원인이 된 이태원 참사부터 정신과 초진, 그리고 지금까지…. 그는 나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이다. 가장 먼저, 가장 강하게 병원에 가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이기도 하다. 죄책감·불안·우울의 늪에 빠진 나를 보며, 그 누구보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설득한 사람이다.

가끔 병원에 가기 싫어 ‘오늘은 안 가면 안 될까’라고 말하면, 그는 온갖 구슬림으로 결국 나에게 신발을 신긴다. “다녀오면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 “게임을 하자” 등등. 치과 가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맛있는 돈가스를 사주겠다는 부모와 다름없다. 이런 헌신적 지지가 없었다면 2년여간의 치료는 순탄치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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