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SD 환자엔 ‘최악의 위로’다…당신도 뱉었을 이 3가지 말
2026.04.16 04:01
5회. PTSD를 이겨내는 법-사랑하는 사람들
" 오늘 병원에서 무슨 얘기 했어? "
정신건강의학과에 다녀온 날이면 애인은 늘 이렇게 물었다. 내가 두서없이 이야기를 늘어놔도 끝까지 집중해서 들어준다. 중간중간 “그 얘기를 해서 다행이야” “선생님이 그래서 뭐라셨어?” 같은 공감을 건넨다. 기력이 없어 말을 더 하고 싶지 않은 날에는 “다음에 얘기해도 괜찮아”라고 말한다.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는 건, 내 오래된 믿음이었다. 경제적인 문제만 해결된다면 가족도, 친구도, 애인도 없이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PTSD라는 병에 발이 묶이기 전까지는 그랬다.
PTSD가 찾아온 뒤, 진료실 안에서 나를 붙잡아 준 건 주치의였다. 그리고 진료실 밖에서 나를 버티게 한 건 병을 알고 있는 극소수의 사람들, 애인과 친구들이었다. 나는 혼자 버틴 게 아니었다. 돌봄과 사랑 덕분에, 병과 함께하는 일상을 이어갈 수 있었다.
정신질환을 겪는 사람에게 주변인들의 태도는 전문가의 치료만큼 중요하다. 누군가는 곁에 서서 버티게 하고, 누군가는 오히려 휘청이게 만든다.
사랑과 관심의 잔소리꾼들
휴대전화 알람이 따로 필요 없다. 애인이 자기 전마다 꼭 묻기 때문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 내가 병증을 알리지 않은 가족을 대신해 애인이 꾸준히 ‘잔소리’를 해왔다.
PTSD 발병의 원인이 된 이태원 참사부터 정신과 초진, 그리고 지금까지…. 그는 나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이다. 가장 먼저, 가장 강하게 병원에 가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이기도 하다. 죄책감·불안·우울의 늪에 빠진 나를 보며, 그 누구보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설득한 사람이다.
가끔 병원에 가기 싫어 ‘오늘은 안 가면 안 될까’라고 말하면, 그는 온갖 구슬림으로 결국 나에게 신발을 신긴다. “다녀오면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 “게임을 하자” 등등. 치과 가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맛있는 돈가스를 사주겠다는 부모와 다름없다. 이런 헌신적 지지가 없었다면 2년여간의 치료는 순탄치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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