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1달러도 전달되는 일은 없다" 미스 이란 출신 모델, 韓정부 이란 지원 비판
2026.04.16 08:17
한국에서 활동 중인 이란 출신 모델 호다 니쿠가 한국 정부의 이란 인도적 지원 결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번 발언은 단순한 개인 의견을 넘어, 이란 정권과 국제사회의 갈등 구조 속에서 인도적 지원의 실효성과 정치적 파장을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한국에서 활동 중인 이란 출신 모델 호다 니쿠가 한국 정부의 이란 인도적 지원 결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호다 니쿠 SNS
15일 호다 니쿠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시기에 이란에 돈을 보내면 그 돈은 국민이 아니라 독재 정권으로 들어가 테러나 무기 구매에 사용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 돈이 단 1달러라도 일반 시민들에게 전달되는 일은 없다"며 "이는 사실상 테러를 응원하는 행동과 다름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호다 니쿠는 이란 내부 상황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접근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란 국민들은 47년 동안 현 정권이 사라지기를 기다려왔고, 스스로 이를 바꿀 수 없는 구조 속에서 살아왔다"며 "외부의 압박과 내부의 희생 속에서도 변화를 견디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금전적 지원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름으로 정권에 어떠한 도움도 들어가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국민은 정권 붕괴 원해… 어떤 지원도 반대" 강조
호카 니쿠의 발언은 이란 내 반정부 정서와 맞닿아 있다. 실제로 이란에서는 지난 수십 년간 정치적 억압과 인권 침해 문제를 둘러싼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2022년 '히잡 의문사'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는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에도 표현의 자유 제한과 강경 진압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란 정부가 시위대를 과도하게 진압하고 있으며, 사형 집행과 정치범 탄압 문제 역시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해왔다.
호카 니쿠의 발언은 이란 내 반정부 정서와 맞닿아 있다. 실제로 이란에서는 지난 수십 년간 정치적 억압과 인권 침해 문제를 둘러싼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호다 니쿠 인스타그램
특히 이란 정권은 또한 핵 개발 문제와 중동 지역 내 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둘러싸고 미국과 서방 국가들로부터 강한 제재를 받아왔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이 지역 내 무장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군사적 긴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양측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사실상 준전시 상황에 가까운 긴장 국면이 형성되고 있다.
이 같은 국제 정세 속에서 호다 니쿠는 한국 정부의 이번 지원 결정이 정치적으로도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권이 교체되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지금 정권과 거리를 두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며 "향후 새로운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한다면 지금의 지원은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의 어떤 지원이라도 결국 정권의 유지나 군사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2023년 지진 지원 이후 3년만… 전쟁 이후 첫 지원 결정
한국 정부는 이번 지원이 정치적 목적과는 무관한 순수 인도적 조치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부는 최근 이란에 약 50만 달러(한화 약 7억3600만 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결정했으며, 이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통해 전달될 예정이다. 지원 물품은 위생용품과 의약품 등 기본적인 생존과 건강 유지에 필요한 구호물자로 구성된다.
이번 지원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이후 처음 이뤄지는 인도적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한국 정부가 이란을 대상으로 지원에 나선 것은 2023년 이란 북서부 지진 당시 약 30만 달러를 지원한 이후 약 3년 만이다. 당시에도 국제기구를 통한 간접 지원 방식이 활용된 바 있다.
외교부는 "이번 지원이 피해 지역 내 인도적 상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정치적 상황과 별개로 민간인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도모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책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국제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분쟁 지역에서도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지원은 지속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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