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아닌 이 시대의 신동엽 문학 고민"…국립한국문학관 4월의 문학인 '신동엽'
2026.04.15 16:53
임헌영 국립한국문학관 관장이 15일 열린 이달을 빛낸 문학인 심포지엄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립한국문학관 제공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중)” 1964년 발표돼 저항시의 상징으로 불리는 이 시는 불의와 허위에 맞서는 오늘날의 시민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시대를 뛰어넘은 신동엽의 문학적 세계를 읽어내는 심포지엄이 15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렸다. 국립한국문학관의 ‘이달을 빛낸 문학인’ 행사다.
이날 개회사를 맡은 임헌영 국립한국문학관 관장은 시인 신동엽을 4월의 문학인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과거의 신동엽이 그리워서가 아니라 이 시대에 그의 시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를 고민하기 위해서” 였다며 “신동엽의 시가 지금 한국 문학에 어떤 교훈을 주고 이를 재평가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에는 신동엽학회, 신동엽문학관 관계자를 비롯해 100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했다.
4.19 혁명은 신동엽의 시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껍데기는 가라’ 등의 시를 써냈다.
이어 김지윤 상명대 교수가 ‘4.19와 신동엽의 역사의식’으로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가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와 4.19’를 주제로 발제했다. 김지윤 교수는 “1894년 동학농민운동, 1919년 3.1운동, 1960년 4.19혁명으로 이어지는 민중혁명의 역사적 계보를 시 속에서 구성했다”며 “조선 말기와 식민지 초기의 상황을 1960년대의 현실과 의식적으로 중첩시키면서, 민중의 역량이 역사의 특정 국면마다 반복적으로 분출되어 왔음을 문학적으로 증명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김응교 교수는 신동엽의 시가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하다고 했다. 그는 “오늘날 신민족주의와 신자유주의가 재현되는 상황에서 신동엽의 문학은 민중적 사회적 상상력을 통해 ‘4월은 살아 있다’는 것을 환기시킨다”며 “신동엽의 수많은 시편들에 나타난 사회적 상상력은 4.19를 현재에도 살아 있는 ‘기나긴 혁명’의 일부로 재인식하게 하며, 민중이 주체가 되어 새로운 세상을 여는 가능성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이달을 빛낸 문학인은 매월 기념할 만한 문학인을 선정해 조명하는 사업으로 올해 3월부터 시작했다. 지난 달에는 김창숙과 곽종석을 선정하며 관련 자료인 ‘파리장서’ 원본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국문학관은 오는 12월까지 매달 문학인을 선정해 토론회와 심포지엄 등의 행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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